기록적인 폭염으로 KBO리그가 중단됐다. 기상 사유로는 첫 사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6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10개 구단 단장, 장동철 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이 참석한 폭염 대책 긴급 실행위원회를 열고 7일부터 9일까지 전국 5개 구장에서 펼쳐질 예정이던 15경기를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5~6일 전 경기를 취소했던 KBO리그는 이로써 5일부터 9일까지 닷새간 25경기를 치르지 않게됐다. 올 시즌 폭염으로 취소된 경기는 30경기로 늘었으며, 리그는 11일 재개된다. 경기 개시 시간도 다음 달 6일까지 조정한다. 평일 오후 6시 30분, 주말 오후 6시였던 경기 시작 시각은 평일과 주말 모두 오후 7시로 고정한다.
향후 기상 상황에 따라 기존 시간대 복귀 여부는 유동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단 예외적으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경기는 평일 오후 7시, 토요일 오후 6시, 일요일은 방송 중계 상황에 따라 오후 2시에 시작할 수 있도록 했다.
살인적인 무더위가 원인이다. 최근 한반도에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로 인해 7월 3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는 손성빈이 두통과 구토, 미열 증세로 교체됐다. 황성빈(이상 롯데 자이언츠) 또한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여기에 1일에는 부산 낮 최고기온이 39도로 예보되고 창원에 폭염중대경보가 유지되면서 부산과 창원 경기가 취소됐다. 창원 경기는 2일에도 열리지 못했다.
이에 KBO는 4일 폭염경보 이상이 발효되면 경기 시작을 최대 1시간 늦추고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지면 당일 오후 1시까지 취소할 수 있도록 폭염 단계별 운영 세칙을 발표했다.
하지만 같은 날 인천 LG 트윈스-SSG랜더스전에서 관중 25명이 온열질환 의심 증상을 호소하고 이 가운데 2명이 병원으로 이송되자 KBO는 5∼6일 전 경기를 취소했다. 이후 이날에는 주말까지 ‘여름 방학’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올림픽, 아시안게임과 같은 국제대회가 아닌 상황으로 리그가 중단된 첫 사례는 2021년 7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였다.
당시 NC 다이노스에서 3명, 두산 베어스에서 2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확진자와 자가격리 대상자는 선수와 코치진을 합쳐 두산 선수단의 68%, NC 선수단의 64%에 달했다.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렵다고 본 KBO는 그해 7월 13∼18일 예정된 30경기를 순연한 뒤 도쿄 올림픽 휴식기를 거쳐 8월 10일 리그를 재개했다.
기상 현상을 이유로 리그 진행을 완전히 멈춘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미세먼지나 폭염 등에 따른 경기 취소가 있었지만, 모두 해당 지역의 개별 경기였다.
더 큰 고민거리는 폭염이 더 이상 일시적인 변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973∼2025년 여름 평균기온은 10년당 0.28도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1973∼1982년과 2016∼2025년을 비교하면 폭염일수는 8.3일에서 18.3일로 약 2.2배, 열대야 일수는 4.1일에서 12.2일로 약 3배 늘었다.
올해 7월 전국 평균기온도 26.8도로 평년보다 2.2도 올라 1973년 이후 세 번째로 높았다.
앞으로 매년 여름마다 더 더워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경기 시간과 일정의 탄력적 조정, 냉방시설 개선, 돔구장 확충 등 장기 대책 마련이 절실해졌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