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공급 과잉 시대다. 세상이 풍요롭기 때문에 수요자는 언제든지 원하는 공급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인구 밀집도가 높은데다, 상품이나 점포 접근성도 좋은 한국은 소비자 천국이라 할 정도로 편리한 세상이 됐다. 배달 인프라까지 거의 완벽할 정도로 자리 잡아 가고 있어 배달 문화가 전 소비산업에 급속도로 전파되고 있다. 소비자는 더 없이 좋지만 공급자는 과당경쟁에 치열한 가격경쟁, 서비스경쟁을 해야 한다. 이런 와중에 극심한 내수불황까지 겹치니 대부분의 점포가 매출부진에 허우적거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창업전략은 무조건 남과 차별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종을 차별화 하거나 혹은 상품이나 마케팅 전략을 차별화 하거나, 일단 차별화 하지 않으면 과당경쟁 시장에서는 이익을 남기기 어렵다. 그렇다고 타인의 진입을 막을 수 있는 기술적 차별화는 쉽지 않다.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자금도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창업환경에서는 틈새시장을 개척하는 ‘퍼플오션(레드오션 속의 블루오션)’ 전략이 좋다. 대중적인 것에서 차별화 포인트를 찾아내는 전략이다. 남들이 다 하는 업종에서는 완전한 블루오션을 찾아내기는 어렵다. 이에 반해 퍼플오션은 상품력과 마케팅, 점포운영 시스템에 작은 차별화 포인트만 있어도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사실 완전히 새로운 블루오션 업종은 시장 적응기간이 꽤 오래 걸릴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대중적이면서도 몇몇 포인트만 차별화 되는 것이 더 생산적이라는 것이 그 동안의 창업시장 경험이다.
이러한 퍼플오션 전략으로 올해 성장한 브랜드는 닭발포차 ‘본초불닭발’이다. 12년 역사의 대한민국 No.1 달발전문점 프랜차이즈로 작년에 100호점을 돌파하고 올해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메뉴만 취급하는 점포는 3000군데가 넘을 정도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사실 닭발은 치킨 커피 피자 등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 관심을 크게 두지 않는 업종 중 하나이다. 하지만 마니아층이 두텁고, 눈에 보인다면 한두 번 먹어보고 싶은 전통적인 한국 음식에 속한다. 본초불닭발은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닭발 메뉴를 고컬리티 상품화 하고,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시스템화 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소비자가 믿고 먹을 수 있는 브랜드 닭발을 만든 것이다.
우선 초보 창업자들이 쉽게 요리할 수 있는 초간단주방시스템을 구축했다. 모든 메뉴는 본사에서 100% 손질하고, 수제 직화로 구운 후 완제품 형태로 진공 포장하여 각 가맹점에 공급해줘 점포에서는 진공 포장을 뜯은 후 데우기만 하면 된다. 창업 초보자도 이삼일 교육이면 점포를 운영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닭발의 위생 또한 철저하게 검증한다. 식재료 물류 공급 시스템을 완벽히 구축하여 점포에서 요리를 손쉽게 할 수 있게 되자, 창업자들이 하나둘 증가하면서 10년이 지나자 100호점이 넘는 브랜드가 된 것이다.
고객의 지속적인 사랑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신 메뉴 출시 등 메뉴 연구개발을 강화해야 한다. 본초불닭발은 수시로 신 메뉴를 출시한 것도 성장 요인이다. 닭발의 맛을 결정하는 소스 맛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 업그레이드해 왔다. 대표 메뉴인 통뼈닭발과 매콤오돌뼈는 스테디셀러 메뉴로 자리 잡았는데, 단골 마니아층도 두터워 가맹점포뿐 아니라 전국 3000여 군데 취급점에서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작년에 출시한 신 메뉴인 국물떡볶이와 튤립닭발이는 특히 젊은 층과 여성 고객들로부터 빅 히트를 쳤다. 올해 신 메뉴인 ‘닭발편육’과 ‘닭봉오븐구이’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점포 매출이 불황에도 흔들림이 없자 올해 매출이 부진한 외식점포 중에서 업종전환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 대부분은 본초불닭발로 업종전환 후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는 후분이다. 인기 업종으로 부상하자 최근에는 신규 점포 창업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본초불닭발 본사 측 관계자는 “업종전환이든 신규창업이든 창업자의 형편에 맞게 창업을 지원하는 일대일 맞춤 상품이 준비돼 있다”며, “올해 성장을 바탕으로 내년에도 더 많은 창업자들이 생계형 창업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