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의 화려한 귀환을 예고했던 홍콩의 밤은 환호성 대신 무거운 침묵으로 시작됐다.
100여 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한 최악의 화재 참사 속에 막을 올린 ‘2025 마마 어워즈’는 축제의 화려함을 걷어내고, 음악이 가진 치유의 힘으로 슬픔에 잠긴 도시를 위로했다.
28일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25 MAMA AWARDS(이하 마마)’ 챕터1은 시작부터 남달랐다.
생중계 화면에는 화재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 자막이 흘렀고, 호스트로 무대에 오른 박보검은 화려한 턱시도 대신 차분한 검은색 슈트 차림으로 등장해 웃음기를 지운 채 마이크를 잡았다.
박보검은 “오랜 시간 기다려온 만남이지만, 매우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며 입을 뗐다. 그는 “소중한 가족과 친구를 잃은 모든 분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 더 이상의 피해가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관객들과 함께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화려한 조명이 꺼진 스타디움에는 잠시 동안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정적이 감돌았다.
묵념을 마친 박보검은 이번 시상식의 의미를 ‘치유’와 ‘연대’로 재정의했다. 그는 “무겁지만 책임감 있는 마음으로 이 자리를 준비했다. 음악이 주는 위로의 힘을 통해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힘을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포트 홍콩(Support Hong Kong)’ 캠페인을 알리며 피해자 지원을 위한 기부 동참 의사를 밝혀 전 세계 K팝 팬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26일 홍콩 타이포 구역 주거 단지에서 발생한 화재는 사망자가 100명에 육박하는 대참사로 기록됐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