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인 김영임이 결혼 생활 속에서 겪었던 극심한 정신적 고통과 공황장애 투병 과정을 털어놓았다. 억눌린 삶 끝에 체중이 8kg이나 급감했고, 결국 헛것까지 보게 됐다는 고백은 깊은 울림을 남겼다.
10일 방송된 MBN 예능 ‘속풀이쇼 동치미’에서는 ‘욱하다 골로 간다’를 주제로 각자의 인생 굴곡이 공개됐다.
이날 김영임은 남편인 코미디언 이상해와의 결혼 생활을 돌아보며, 장남의 아내로서 감당해야 했던 무게를 담담히 전했다.
김영임은 “(이상해가) 장남이다 보니 집안의 대소사를 다 챙겨야 했다. 아이들 옷까지 명품으로 사 입혀야 했고, 친정에 가서 하소연하면 ‘내가 결혼하지 말라고 했잖아’라는 말을 들었다”며 “부부 싸움을 해도 친정에 갈 수 없었다. 뭐든지 참아야 했다. 그게 속에 계속 쌓였다”고 말했다.
그 억눌림은 결국 50대에 들어서며 몸과 마음을 동시에 무너뜨렸다. 김영임은 “지방 공연을 다니는데 잠이 오지 않았고, 음식을 거부하게 됐다. 원래 48kg이었는데 몇 달 만에 40kg까지 빠졌다”며 “노래가 안 나와 무대에 설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상태는 점점 악화됐다. 그는 “깜빡 잠들었는데 헛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얀 소복을 입은 저승사자 같았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후 병원을 찾은 김영임은 공황장애와 우울증 진단을 받고 약을 처방받았다고 밝혔다.
남편의 권유로 미국에 머물며 요양을 시작했지만, 그곳에서도 갈등은 이어졌다. 시어머니와의 갈등 끝에 남편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손을 드는 순간, 아들이 이를 막아섰다는 이야기까지 공개됐다. 김영임은 “아들이 ‘엄마는 잘못한 게 없다. 엄마는 지금 아파요’라며 남편의 손을 잡았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결국 김영임은 생애 처음으로 짐을 싸 집을 나왔다. 그는 “갈 곳이 없어 아들이 호텔로 데려갔다. 그때 아들이 고등학생이었다”며 “이틀 뒤 아들이 아빠와 만날 자리를 만들어주며 ‘그냥 미안하다고 하시면 안 되냐’고 하더라”고 전했다.
김영임은 “결국 남편에게 사과를 듣지는 못했다. 그래도 며느리 입장이니 내가 다시 들어가 ‘어머니, 제가 잘못했습니다’라고 말했다”며 울컥했다.
현재 그는 아들의 가정을 대하는 태도만큼은 다르다고 했다. 김영임은 “며느리에게는 ‘너도 여자고 나도 여자’라고 말한다. 똑같은 아픔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며 “꾸중 한마디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참아온 삶의 무게, 그리고 그 끝에서 무너졌던 한 사람의 고백은 단순한 부부 이야기를 넘어, ‘참는 미덕’이라는 이름으로 감내해온 많은 이들의 현실을 다시 돌아보게 하고 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