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엽의 이야기는 숫자보다 한 문장에서 시작됐다. “아빠는 나의 꿈이었는데, 지금은 망가진 영웅이에요.”
오는 14일 방송되는 TV조선 예능 ‘아빠하고 나하고 시즌3’에는 농구 레전드 현주엽과 그의 첫째 아들 준희의 이야기가 공개된다. 화려했던 선수 시절과 예능 활동 이후, 논란 속에서 급격히 무너진 시간의 결과가 처음으로 가족의 시선에서 드러난다.
현주엽은 근무 태만·갑질 의혹 논란 이후 약 40kg이 빠질 정도로 극심한 마음고생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억울하고 화도 났지만, 그건 혼자 견디면 되는 문제였다”며 “아이들과 아내까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게 가장 괴로웠다”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를 겪은 건 첫째 아들 준희였다.
준희는 방송에서 아버지를 “나의 꿈이자 가장 멋진 사람이었다”고 회상하면서도, 현재의 아버지를 두고는 “망가진 영웅”이라는 표현을 꺼냈다. 그 한마디에 현주엽은 말을 잇지 못했다. MC 전현무는 “아빠를 꿈이라고 말하는 아들이 흔치 않은데, 그만큼 상처도 깊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실제 준희는 아버지를 따라 농구선수를 꿈꾸며 운동에 매진했지만, 현주엽을 둘러싼 논란 이후 주변의 시선과 반응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농구를 그만두게 됐다. 고등학교 1학년 무렵, 그의 시간은 멈춰버렸다. 준희는 “그냥 농구를 하고 싶었을 뿐인데, 왜 이렇게까지 해야 했는지 억울했다”며 당시를 돌아봤다.
아들의 고백은 현주엽에게도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그는 “준희 마음을 이제야 들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깊이 상처를 준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단순히 체중이 줄어든 게 아니라, 가족과의 거리까지 함께 멀어졌다는 자각이었다.
논란 이후 세상과 단절된 듯 지내온 준희, 그리고 그 아들을 바라보며 스스로를 탓해온 현주엽. 방송은 ‘사과’나 ‘해명’보다, 무너진 관계를 다시 마주하려는 아버지의 선택에 초점을 맞춘다. 현주엽은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조금씩이라도 좋아지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40kg이라는 숫자는 결과일 뿐이었다. 현주엽을 가장 아프게 만든 건, 아들이 건넨 단 한 문장이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