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연프’(연애프로그램)의 시대다. TV를 켜면 연애 프로그램이 나온다. OTT를 틀어도 사랑을 찾는 남녀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매력적인 출연자들이 한 공간에 모여 서로를 탐색하고 감정을 확인하는 기본 구조는 비슷하다. 그런데 설정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나는 솔로’는 30기를 넘기며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환승연애’는 이별한 연인의 서사를 전면에 내세워 화제를 모았다. ‘솔로지옥’은 글로벌 시청자까지 사로잡으며 ‘핫한’ 연프의 대표주자가 됐다. 부모가 등장하는 SBS ‘합숙맞선’까지 나오며 콘셉트는 계속 확장 중이다.
하지만 화제성 중심 기획이 반복되면서 피로감도 함께 쌓이고 있다. 연예인 지망생이나 인플루언서형 출연자들이 늘어나며 “리얼리티의 몰입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랑을 찾는 과정이 아닌 ‘다음 커리어’를 준비하는 무대처럼 보인다는 비판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또 하나의 연애 프로젝트가 등장했다. 다만 방향은 조금 다르다. SBS가 오는 3월 첫 방송하는 스페셜 프로그램 ‘내 마음이 몽글몽글-몽글상담소’(이하 ‘몽글상담소’)는 국내 최초 발달장애 청춘들의 리얼 연애 프로젝트다. 연애를 원하는 성인 발달장애 청년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찾아가는 8주간의 여정을 3부작으로 기록한다.
연출은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로 백상예술대상 작품상을 수상한 고혜린 PD가 맡았다. 상담소장으로는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인 이효리와 이상순이 나선다.
이효리는 출연 계기에 대해 “고혜린 PD의 전작들을 좋아했고, 진심으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믿음이 있었다”며 “발달장애와 발달장애 청년들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알아가고 싶다는 마음도 컸다”고 밝혔다.
이상순 역시 “취지가 좋았다”며 “민감할 수 있는 주제를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게 다룬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발달장애 청년들의 연애를 연애 프로그램 보듯 흥미롭게 들여다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함께하게 됐다”고 전했다.
프로그램에는 오지현, 유지훈, 정지원 등 세 명의 ‘몽글 씨’가 출연해 각기 다른 상대와 소개팅과 애프터 데이트를 진행한다. 두 사람은 8주간 이들의 여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때로는 가족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곁을 지켰다.
이효리는 “지현 씨의 데이트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이름이나 직업보다 눈앞의 상대를 있는 그대로 느끼고 좋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전했고, 이상순은 “눈 내리던 날 한강공원 데이트 장면이 아직도 떠오른다. 맑고 순수한 표정이 아름다웠다”고 회상했다.
최근 연애 예능이 경쟁적으로 쏟아지는 가운데 ‘몽글상담소’는 발달장애 청춘들의 첫 로맨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화려한 스펙이나 자극적인 설정이 아닌 서툴지만 진솔한 감정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시도한다.
연애 예능의 홍수 속 ‘스펙 경쟁’이 아닌 ‘마음의 결’을 들여다보는 프로젝트인 ‘몽글상담소’는 3월 첫 방송된다.
박찬형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