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것을 탐하지 말라”…거장 이창동이 그린 결핍과 욕망 ‘가능한 사랑’(종합)[MK★현장]

해고 노동자 부부와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 서로 다른 두 부부의 삶과 숨은 욕망을 정면으로 포착한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 베일을 벗었다.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감독 이창동)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이창동 감독과 배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이 참석했다. 이날 전도연은 뉴욕에서 연극 ‘벚꽃동산’ 상연 일정 소화로 인해 화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와 그의 아내 그리고 다큐멘터리 감독과 그녀의 남편,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은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로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시’ ‘버닝’을 연출한 이창동 감독의 8년 만의 신작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사진=김영구 기자
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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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사랑’은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과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 제64회 뉴욕영화제 메인 슬레이트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이창동 감독은 12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팔라초 델 치네마에서 열린 제83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가능한 사랑’으로 심사위원대상(은사자상)을 수상했다. 이는 한국 영화가 베네치아 경쟁 부문에서 트로피를 거머쥔 것은 고(故)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황금사자상) 이후 14년 만이다. 이창동 감독 개인으로는 2002년 ‘오아시스’로 감독상을 받은 이후 24년 만의 수상이다.

이창동 감독은 “공식적인 이런 자리에서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제가 베니스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했지만 상은 어떤 결과물이고 상보다는 이 영화가 처음으로 세상에 나와서 관객들과 처음 만나는 자리가 그 자리였기 때문에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 들여줄까가 훨씬 더 중요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다행히 이 영화가 그렇게 쉽고 자극적인 아님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이 영화에서 던져지는 질문이라고 할까, 이 영화가 이야기 하고자하는 바를 잘 느껴주시고 거기에 대해 반응해주시는 게 관객들의 표정이나 저를 대하는 태도에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정말로 다행이었고 기뻤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무엇보다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 부부 호석, 미옥과 그런 해고 노동자를 두고 다큐멘터리를 찍은 부부 상우, 예지 두 부부를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구조로 두고 다양한 시선을 그려내는데 집중했다. 두 부부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계급사회, 부부 관계에서의 결핍, 꿈을 위한 욕망, 충만한 삶을 위한 욕망, 사회로 받은 상처와 거부감, 수치심 등 다양한 자아의 형태를 보여준다.

이창동 감독은 “‘가능한 사랑’으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굳이 이야기를 하자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한국사회 뿐만 아니라 오늘의 우리 세계를 단순하고 쉽게 이야기하기 보다는 여러 층위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단순하지는 않다. 복잡한 모습들을 감추고 있는데 그걸 같이 관객들과 이야기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해고 노동자 이야기 같고, 어떻게 보면 계급간의 갈등 이야기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영화 만드는 사람의 윤리 이야기 같기도 하고어떻게 보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이야기 같기도 같지만 여러 층위를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서 관객들이 느끼고 생각하게 하고 질문을 남기고 싶어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특히 해고 노동자의 삶은 생각보다 자세하게 조명된다. 이창동 감독은 “이 영화는 해고 노동자 부부와 그들의 삶을 찍으려고 하는 다큐 부부가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다큐를 찍는 사람의 시선만 보여주는 게 아니고 그 다큐를 찍으려고 하는 내용, 인터뷰하고 취재하는 내용 그 자체도 영화의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사진=김영구 기자

그는 “형식적으로 둘이 결합되어 있는 게 아니고 다큐멘터리를 찍으려고 하는 사람의 시선도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터뷰하는 내용이 그대로 담겨져 있고 또 해고 노동자들이 이야기하는 심리치료 장면, 그런 걸 상황적으로 보여줄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마치 실제 다큐멘터리처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게 이 이야기의 중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들의 이야기를 영화 속에 넣어야만 했다. 이 영화는 두 부부의 야이기이면서도 해고 노동자 또는 노동의 문제에 있어서 자기 삶이 파괴되고 자기 정체성을 상실한 것 같고 이 마음 속에 텅빈 자아를 느끼는, 그런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관객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가능한 사랑’은 ‘남의 것을 탐하지 말라’는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기도 한다. 다채로운 자아를 밀도 높은 연기로 보여주는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은 각 캐릭터의 ‘욕망’에 대해 이야기했다. 조여정은 “삶에서 제가 채우지 못하는 어떤 그 무엇을 남의 인생을 제 영화에 담아내려는, 그런 탐하는 마음이었다”라고 말했다.

조인성은 “양날의 검인 돈을 더 가지려고 하는 욕심이었다. 그런 욕심이 상우의 균열을 만들었고 그 가지려고 하는 욕망이 탐하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니었나”라고 생각을 말했다. 설경구는 “호석은 오히려 뺏겼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열등감도 탐한 거라고 감독님이 말씀하시더라”라며 웃었다. 전도연은 “상우가 말하는 자유를 탐했던 것 같다. 미옥이 늘 생각만 하고 욕망처럼 가지고 있었던 것을 상우를 통해서 자유에 대한 욕망이 드러나게 된 것 같다. 미옥이 탐한 건 자유가 아니었을까”라고 밝혔다.

[용산(서울)=손진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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