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 파괴자 희철리즘 “진짜 세상을 알리고 싶다” [김도형의 유·아·인]

유·아·인은 ‘유튜브, 아프리카티비(TV) 등 크리에이터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뷰’의 약자입니다. 플랫폼불문, 장르불문 1인 미디어 방송인들의 방송 뒷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편집자주>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도형 기자] “편견에 대해 직접 판단해보고 싶었다.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

희철리즘(본명 윤희철)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편견들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시한다. 직접 겪어보지 못한 세상을 틀에 박힌 잣대로 판단하는 것에 대한 경계였다. 그에게 직접 부딪히며 배운 세상 이야기를 들어봤다.

희철리즘은 아나운서 준비를 위해 인터뷰 영상 업로드를 시작했다. 사진=희철리즘(Heechulism) 유튜브 영상 캡처
희철리즘은 아나운서 준비를 위해 인터뷰 영상 업로드를 시작했다. 사진=희철리즘(Heechulism) 유튜브 영상 캡처
◇ 남들과 다른 생각, 새로운 시선 희철리즘의 영상 업로드는 그가 아직 대학생이던 시절 시작됐다.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인터뷰를 연습하려고 시작했다. 하지만 뻔한 것은 싫었다. 그래서 기존의 미디어가 하지 못한 질문들을 대신 하기로 했다. 평소 궁금했던 편견의 당사자들에게 직접 생각을 묻는 것이었다. 반응이 좋았다. 그의 새로운 시도가 주효한 순간이었다.

희철리즘은 동성애자들에게 동성애를 묻고, 탈북자들에게 북한의 실상을 물었다. 실제 혼혈아와 입양아들을 만나 그들이 겪고 있는 편견에 대해 들었다. 한국인의 매력을 외국인들에게 직접 묻기도 했다. 그는 철저하게 인터뷰이의 솔직한 생각을 영상에 담았다. 어떤 프레임이나 선입견도 없었다.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지만, 잘 볼 수 없던 모습이었다.

“처음에 한국남자가 서양여자 번호 따는 콘텐츠로 영상 업로드를 시작했다. 내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빨리 시작했다.(웃음) 처음부터 반응이 좋았다. 남들이 한 번도 안했던 것이 끌린다. 누군가 했던 것은 안 궁금하다. 사람들이 몰랐던 것들을 알려주는 희열이 있다. 유럽의 성문화. 베트남 짝퉁 시장 흥정을 소개한 것도 내가 최초다. 인터뷰 콘텐츠는 편견에 대해 ‘진짜 그럴까’라는 내 나름의 궁금증 해소에서 시작했다. 동성애자들이나 외국인들을 만나며 편견을 직접 물었다. 직접 판단해보고 싶었다.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 세계일주는 그런 생각의 일환이었다. ‘진짜 무슬림 여자들은 억압받고 살까’ ‘북유럽은 정말 지상낙원일까’ 궁금했다. 미디어 너머의 진짜 세상을 알리고 싶었다.”

희철리즘의 세계여행은 편견의 실체를 경험하기 위한 것이었다. 사진=희철리즘(Heechulism) 유튜브 영상 캡처
희철리즘의 세계여행은 편견의 실체를 경험하기 위한 것이었다. 사진=희철리즘(Heechulism) 유튜브 영상 캡처
◇ 세계여행 인터뷰 콘텐츠는 주로 희철리즘의 활동 초기에 이뤄졌다. 최근에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현지의 모습을 전하고 있다. 단순한 여행이 아닌 세상을 직접 경험하고자 떠난 것이었다. 그는 이를 통해 배운 것이 많다며, 다양한 일화를 소개했다.

“세계일주를 하면서 유튜브를 했다. 세계일주 콘텐츠 덕분에 유명해진 것 같다. 가본 나라 중 이스라엘이 가장 좋았다. 나를 찾기 위한 여행이었다. 그곳에서 현지인들을 인터뷰했는데 국내에 알려진 것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현지뉴스 내용도 달랐다. 한국은 이스라엘 내 종교 갈등에 있어서 이스라엘이 무슬림을 억압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프레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느꼈다. 통계자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내가 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더욱 갖게 됐다. 알고 있는 지식에 대해 확신을 갖지 않게 됐다. 겸손해졌다.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 성적으로 오픈된 나라였다. 사람들이 박수치며 섹스 쇼를 지켜봤다. 하나의 공연, 스포츠로 생각한다는 게 인상 깊었다. 우리나라는 감추기만 한다. 좋고 나쁨의 의미가 아니라 다르다고 느꼈다. 부부끼리 온 관객도 많았다.”

다만 희철리즘은 더 좋은 것을 배운 것이라는 생각에는 선을 그었다. 유럽이든 아프리카든 아시아든 문화가 다른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는 서로에 대해 더 알아가고, 내가 아닌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프리카에 가보고 싶다. 틀에 박힌 이미지가 있다. 진짜 모든 아프리카인들이 가난하고 무섭고 아시아인을 무시하는지 확인해보고 싶다. 인종 차별하는 사람은 유럽이나 중동에도 있었다. 유럽에서 한 흑인여자는 내게 돈을 요구하며 개자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인이 싫다고 했다. 두바이에서는 중동남자가 나를 보며 눈을 찢었다. 기분 나쁜 일이라는 것을 몰라서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알려줬다. 세계 어디든 사는 건 다 비슷하다. 서로 의견이 맞지 않으면 싸운다. 우리 사회도 서로 잘 몰라서 갈등이 생기는 것 같다. 다양한 경험을 많이 쌓으면 좋을 것 같다. 숨기지 않고 터놓고 서로 보이면 좋겠다. 나도 사실 편견이 많았다. 직접 만나 인터뷰하면서 달라졌다. 이해를 하게 됐다.”

희철리즘은 후발 주자 크리에이터들에게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진=희철리즘(Heechulism) 유튜브 영상 캡처
희철리즘은 후발 주자 크리에이터들에게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진=희철리즘(Heechulism) 유튜브 영상 캡처
◇ 희철리즘이 내다본 크리에이터 시장 1인 미디어 방송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차별성이다. 독특해야 팔린다. 그런 의미에서 희철리즘의 영상은 시작부터 시장흐름과 맞았다. 그는 애초에 남들과는 다른 사람이다. 매순간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 영상에는 현지인의 삶에 침투하는 게 없다. 그냥 여행을 어떻게 하는지 보여준다. 물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런 것을 안 한다. 나는 현지인들과 어울리며 진짜 현지문화를 전한다. 패키지여행에 나오는 유명 장소는 가지 않는다. 남들이 가본 곳, 해본 것은 흥미가 없다. 현지인들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정보들을 알리려 한다. 관광지로서의 나라가 아니라 실제 삶을 보이려 한다. 어릴 때부터 남들이 하지 않은 일들을 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 남들이 회사원을 안 했으면 회사원을 했을 것이다.(웃음) 어떤 길을 가던 돈을 벌 방법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시대가 왔다.”

하지만 유명 크리에이터들이 다수 등장하면서 새로 개인방송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거대한 진입장벽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 희철리즘도 여기에 공감하면서 갈수록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 조언했다. 심지어 그는 유명 연예인들조차도 유튜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크리에이터 시장이) 적어도 5~10년은 견고할 것이다. 지금도 TV시청률은 줄고 있다. 반면 모바일 시대가 오면서 새로운 스타들이 등장하고 있다. 연예인들이 유튜브로 넘어오기도 한다. 수익이 제법 많기 때문이다. 연예인 중에 그렇게 못 버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으로 안다. 메인미디어와 언더미디어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 기존 크리에이터들이 5의 노력을 했다면, 새로 시작하는 분들은 15의 노력을 해야 한다. 물론 잘하는 사람은 알아서 잘한다. 새로운 스타는 계속 나올 것이다. 기존에 연예인이 많지만 계속 새로운 스타가 나오는 것과 같다. 유튜브에서 잘 되는 연예인들도 본인이 평소 이미지를 잘 가꾼 덕분에 잘되는 것이다. 그걸 폄하할 생각은 없다. 또 TV방송과 유튜브의 감각은 다르다. 유튜브에서 잘 되는 연예인은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잘 됐을 것이다. 무조건적인 것은 없다. 감성이 다르다. 마찬가지로 탑 유튜버가 TV방송에서 무조건 잘 되는 것도 아니다.”

희철리즘이 영상을 찍으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진실성이었다. 그에게는 진실은 언젠가 반드시 밝혀진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팬들에게 가장 감사한 부분도 본인을 믿어주는 점이라고 했다.

“내 생각을 말하는 콘텐츠가 많아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비판을 듣기도 한다. 많이 수용하고 있다. 나를 신뢰를 가져주는 분들도 많이 있다. 감사하다.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기회라고 생각한다. 아나운서 준비를 계속 준비했다면 이런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내 영상을 봐주시는 분들께 항상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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