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하선호가 스스로와 싸움의 시간, 2년이라는 슬럼프를 딛고 일어났다. 자기 안의 작은 불씨를 더 큰 불로 이뤄내 보이겠다는 의지가 담긴 ‘SPARK’를 안고, 한층 더 여유로운 모습이다.
하선호는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6’로 얼굴을 알린 뒤 ‘고등래퍼2’와 ‘고등래퍼3’에 연달아 출연하며 탄탄한 실력으로 자신의 이름을 대중에 각인시켰다. 지난해에는 직접 작사·작곡한 두 번째 싱글앨범 ‘SPARK’를 발매하고 오직 10대만이 할 수 있는 솔직한 이야기를 가사에 녹여냈다.
“첫 번째 싱글보다 우여곡절이 많아서 그런지 이번 싱글은 감동이 더 크다. 스스로에 대한 싸움이었다. 우선 10대, 주변 친구들을 대변하는 가사를 써야겠다는 마음이 컸다. 우리의 꿈은 아직 불꽃이지만 열심히 부채질을 해서 큰 불을 만들자는 뜻이다. 슬럼프였던 2년 동안 ‘큰 불이 되자’라는 생각이 나를 다잡아줬다. 슬럼프를 겪을 때 불안해서 손은 열심히 움직였는데 잘 안 풀렸다. 심리적인 요인이 컸는데 어느 순간 복이 되어 있더라.”
‘고등래퍼’를 본 시청자라면 누구나 하선호를 기억한다. 수줍은 미소로 무대에 올라 파워풀한 래핑으로 상대방을 단숨에 제압하는 그 모습은 한 번 보면 쉽게 잊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했다. 많은 팬들은 하선호가 엠넷 경연 프로그램으로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만큼 빠른 시일 내 앨범으로, 어엿한 아티스트로 무대에 설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그동안 하선호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고등래퍼2’ 끝난 후 조바심이 생기긴 하더라. 해당 시즌 출연진이 음원을 빨리 낸 편에 속하기도 하고 방송 자체도 잘 됐으니까. 저는 중간에 탈락했어도 인지도가 좀 있었기 때문에 기회를 놓치기 아깝고 두려웠던 게 사실이다. 준비가 덜 됐는데도 마음이 앞섰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앨범을 내지 않은 게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2년 전에 비해 익고 성숙해졌다. 그때보다 스펙트럼도 넓어졌고 여러 스타일의 음악을 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아티스는 자기 노래에 평생 만족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고등래퍼’라는 꼬리표는 모두에게 숙제일 테고 저는 그 꼬리표를 없애는 단계이지 부끄러워하진 않는다. 그걸로 알려진 것도 팩트고 얻은 것도 많다.”
가수 하선호가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옥영화 기자
하선호의 데뷔 싱글 ‘돌멩이’와 지난해 발매한 싱글 ‘SPARK’는 타인이 아닌 자신의 내면에 집중한다는 공점이 있다. 단단한 내면을 갖추기 위해 자아실현에 몰두하는 10대 혹은 한 인간의 면면이 담겼다. 하선호가 그동안 묵묵히 견뎌온 시선과 인내한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저의 감정과 생각이 가사에 녹아든다. 음악 스타일 변화도 있었다. 저는 랩을 하는 사람이라 래퍼는 맞지만 힙합이라고 볼 수는 없다. 랩을 활용해 여러 가지 장르를 시도하고 싶은 마음이다. 좋든 나쁘든 피드백은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관계에 문제도 생기고 안티도 생겼다. 원래는 여린 성격이었는데 이젠 세상의 독한 맛, 쓴맛을 좀 알 것 같다. 악플을 보면 ‘내가 이 사람들까지 내 팬으로 만들어야지. 어쨌든 나를 아는 상태니까 50%는 된 거고, 이제 50%만 하면 돼’라는 생각을 한다.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내는 분들 중 간혹 안티였는데 팬이 됐다는 분들이 있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하선호는 정체성을 고민한다. 아티스트 하선호로서 확실한 정체성을 추구하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치열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허스키한 보이스로 쉼 없이 가사를 뱉어내는 그의 모습에서 목표를 향해 전력질주 하는 에너지가 느껴진다.
가수 하선호가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옥영화 기자
“아직 정체성을 찾는 단계이지만 EP 때 더욱 확실한 정체성을 보여드리고 싶다. 곡 전주만 들어도 ‘하선호 스타일’이라고 느낄 수 있게끔 하고 싶다. 크게 보면 하선호라는 장르와 스타일로 각인되고 싶다. ‘이건 누가 들어도 하선호다’ 같은 확고한 스타일을 갖추고 싶다.”
지난 2019년을 되돌아본 하선호는 힘듦과 보람을 동시에 떠올렸다. 힘들었지만 보람찬 순간들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1년이 2년 같았다. 힘들지만 보람찬 일도 많았다. 팬과 가족, 친구들이 포기하고 싶었던 저를 잡아준 원동력이다. 힘이 되어줘 감사하고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더 자주 뵙고 싶다. 라디오 DJ도 꼭 해보고 싶다. 저 정말 잘할 자신 있다. 뭐든 불러주시기만 하면 감사한 마음이다.(웃음)” /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