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수선화`…수녀들의 파멸을 그린 문제작 [김대호의 옛날영화]

MK스포츠 김대호 기자

마이클 파월과 에머릭 프레스버거가 1947년 공동으로 만든 <검은 수선화>는 내용이 매우 파격적이다. 신성불가침과도 같은 종교의 어두운 그림자를 직접적으로 건드렸다. 가톨릭계에 엄청난 충격을 몰고 온 영화다. ‘수선화’는 ‘수녀’를, ‘검은’은 타락을 상징한다. 히말라야 고산지대로 선교활동을 떠난 수녀들이 현지인들의 배척과 세속적 욕망에 심신을 잃고 선교에 실패한다는 내용이다. 이 때문에 상영 당시 수녀들을 모독한다는 여론에 밀려 미국에선 일부 장면이 삭제됐다.

<검은 수선화>는 매우 파격적인 주제를 담은 영화로 개봉 당시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검은 수선화>는 매우 파격적인 주제를 담은 영화로 개봉 당시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클로다 수녀(데보라 커)는 4명의 다른 수녀와 함께 히말라야의 한 오지마을로 선교활동을 떠난다. 하지만 처음부터 난관에 부닥친다. 현지의 원주민들은 다른 종교를 받아들일 마음이 전혀 없다. 게다가 이곳에 파견된 영국인 행정관 딘(데이빗 파라)에게 마음을 뺏긴 루스 수녀(캐서린 바이런)는 파계를 한다. 클로다 수녀 역시 세속적 회상으로 고통 받는다. 질투의 화신이 된 루스 수녀는 클로다 수녀를 죽이려 하고 선교활동은 수포로 돌아간다. 수녀들이 떠나간 이 마을은 예전의 조용하고 행복한 시절로 돌아간다.

인간의 위선과 종교의 자만심을 마음껏 까발린 영화다. 서구인들에겐 종교가 최고의 가치일 수 있지만, 히말라야 오지마을 사람들에겐 그들만의 삶이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행복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종교가 필요한지 질문을 던진다.

데보라 커의 엄숙한 사제와 세속의 여인 사이에서 고뇌하는 수녀 역할이 돋보인다. 아카데미 촬영상과 미술상을 받았다. MK스포츠 편집국장 daeho90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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