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아픔, 안성기의 이름으로 [MK★인터뷰]

배우 안성기의 뜻깊은 작품이 탄생했다. 반성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아들의 이름으로’.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감독 이정국)은 1980년 5월의 광주를 잊지 못하고 괴로움 속에서 살아가던 오채근(안성기 분)가 소중한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이야기를 담았다. 안성기는 극중 5·18 민주화운동 이후 대리운전 기사로 일하고 있는 오채근 역을 맡았다. 그는 과거의 아픔, 복수, 분노까지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처음 작품을 받았을 때 드라마틱한 설정이 있어서 아주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작품을 선택하는데 크게 고민한 것은 없다. 시나리오 탄탄하다고 할까? 저예산이다 보니까 좀 더 보여줄 때는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느낌이 있었지만 작품 자체에는 매력이 있어서 같이 하게 됐다.”

배우 안성기가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엣나인필름
배우 안성기가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엣나인필름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작품에 출연하는 것에 다소 부담이 있을 수 있음에도 출연에 거리낌 없었다는 그. 캐릭터에 매력을 느낀 점은 무엇일까. “이 인물이 미스터리하다. 이 사람의 허물이 벗겨지는 모습이 마지막에 나온다. 복수까지 하게 된다는 흐름이 저에게는 너무 좋았다. ‘화려한 휴가’도 그렇고 ‘아들의 이름으로’도 시나리오가 좋았다. 영화적으로 훌륭하다고 생각을 해서 함께 하게 됐다. 이번에는 가해자 입장이다. 근데 가해자가 알고보면 또 다른 피해자로 나온다. 그게 조금 다른 느낌이다.”

오채근이 5·18 민주화운동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영화의 가장 큰 반전이자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것도 매력이 있었다. 처음부터 다 벗겨놓고 하는 것보다 인물을 쫓아가면서 알아가는 게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복수까지 가게 되는 인물이라 잘 캐릭터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마지막에 복수를 하는 설득력이 생기지 않을까 싶었다. 정말 다양한 감정이 나온다. 반성과 분노, 고통 등 여러 가지 감정이 있는데, 감정을 조금 자제하면서 표현하려고 애썼다.”

배우 안성기가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엣나인필름
배우 안성기가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엣나인필름
특히 안성기는 이번 작품에 노개런티로 출연하고, 더불어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때마다 사정이 전부 있긴 하겠지만 작품 자체가 좋다면 아무 문제가 되진 않는다. 영화를 보면, 개런티를 받는 거보다 더 보상이 되는 것 같다.”

이번 영화에서 안성기는 직접 액션신을 소화하기도 했다. 또 무등산을 오르락 내리락 힘든 촬영을 했다.

“되지도 않은 액션에 대역까지 넣으면 (연기를)할 수 없죠. 재미나게 찍었고, 벨트(액션) 그거는 감독이 알려줬다. 자기가 예전에 써먹었는지 모르겠는데, 저에게 시범을 보여주더라. 나름대로 연습해서 자연스럽게 했다. 또 무등산 산행에 어려운 건 없었고, 제가 좀 빠르게 올라가는 편이었다. 괜히 체력을 자랑하기도 했었던 것 같다(웃음).”

‘아들의 이름으로’는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작품으로 광주시의 지원을 받아 만들어졌다. 또 실제 광주 시민들과 촬영을 했고, 개봉 전에 시민들과 영화를 관람하기도 했다.

“여러 시민과 같이 찍었는데 처음에는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라서 당황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실적인 분위기가 좋았고, 또 영화적으로 진실된 모습이 보이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좋았다.”

배우 안성기 인터뷰. 사진=엣나인필름
배우 안성기 인터뷰. 사진=엣나인필름
극중 아들로 트로트가수 진해성이 등장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사진관에서 같이 촬영하면서 처음 만났다. 그때 덜 유명할 때였다. 제가 추천하진 않았지만, 실제로 보니 약간 비슷한 느낌이 있더라. 눈매나 그런 부분이 그래서 좋았다.”

지난해 10월 개봉한 ‘종이꽃’(감독 고훈) 이후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안성기는 ‘종이꽃’ 개봉 당시 컨디션 난조와 과로로 쓰려져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은 바 있다. 국민들의 걱정을 안긴 안성기는 컨디션을 회복해 ‘아들의 이름으로’ 대중을 찾아왔다.

“현재 컨디션은 아주 좋다. 평상시에는 하루하루 그렇게 빨리 지나간다. 계속하는 거는 간단한 운동, 예나 지금이나 계속하고 있다. 그 외에는 TV보고 책도 보면 하루가 잘 간다.(웃음)”

1957년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해 ‘실미도’ ‘사자’ ‘사냥’ ‘부러진 화살’ ‘7광구’ ‘페이스 메이커’ ‘한반도’ ‘라디오스타’ ‘투캅스’ 등 안성기는 현대 한국 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한국 영화계가 세계적으로 유례없던 많은 관심을 받는 가운데, 안성기는 영화인으로서 이러한 변화를 반겼다.

“‘기생충’, ‘미나리’ 윤여정 씨까지 너무 기분이 좋고 자랑스러운 소식이 들려서 좋았다. 계속 식지 않고 가야된다고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를 위해서나 영화를 위해서 오랫동안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사진설명
‘아들의 이름으로’ 속 내용처럼 계엄군이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일이 현실에서 일어났다. 안성기는 놀라움을 느꼈고, 이러한 영화들이 나와 사회적으로 좋은 움직임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영화라는 것이 매번 새로운 이야기가 늘 자극이 오고, 동력이 생기게 된다. 아직도 광주에 아픔은 그대로 남아있다. 광주에 대해 모르는 분들은 잘 알았으면 좋겠다. 광주를 잘 아는 분들도 이 영화를 통해 반성, 용서, 화해의 장이 열렸으면 한다. 앞으로 어떤 것이든지 이야기가 좋은 이야기면 모두 열심히 하려고 한다. 전부 도전하고 싶다. 저에게 다가오는 것 중에 좋은 시나리오를 한다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나영 기자 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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