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개봉”...영화 ‘승부’ 유아인이 남긴 ‘장벽’ 넘을까 (종합)[MK★현장]

“제가 ‘가장 아름다운 꽃은 우여곡절 끝에 피는 꽃’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영화 ‘승부’가 우여곡절 끝에 개봉하게 됐습니다. 따뜻한 시선으로 영화를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바둑을 소재로 한 영화 ‘승부’를 진두지휘한 김형주 감독은 ‘바둑이라는 벽’을 허물고 극장에 찾아와달라고 부탁했지만, 그 부탁은 전제부터 잘못됐다. ‘승부’가 넘어야 하는 벽은 ‘바둑’이라는 소재가 아닌 ‘마약 파문’으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켰던 ‘유아인의 벽’이다. ‘승부’는 유아인이라는 거대한 장벽을 넘고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승부’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배우 이병헌,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김형주 감독이 참석했다. 마약 파문으로 물의를 빚었던 유아인은 ‘승부’에 주연으로 연기했음에도 제작보고회에는 불참했다.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숭부’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배우 이병헌,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김형주 감독이 참석했다.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숭부’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배우 이병헌,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김형주 감독이 참석했다.

‘승부’는 바둑이 최고의 두뇌 스포츠로 추앙받던 90년대를 배경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이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현시대의 김연아, 박지성, 손흥민과 같은 스포츠 스타들처럼 전 세계가 인정한 바둑 레전드 조훈현 국수(國手)를 실제 인물을 연기하게 된 이병헌은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는 최대치를 찾아내는 것이 목표였기에 외적인 변신은 크게 문제가되지 않았음을 고백하며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영화보다 훨씬 드라마틱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끌렸다. ‘바둑’에 대해 모르고 관심이 없었던 분야임에도 단숨에 이 작품에 출연하고 싶을 만큼, 드라마가 주는 힘이 저에게는 컸다. 장인어른이 저희 집에 오실 때마다 언제 개봉하냐고 물어보셨던 작품이 ‘승부’였다. 그 시대를 알고 그들을 아는 사람들에게 영화를 기다리는 마음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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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주 감독은 ‘승부’에 대해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승부’는 스승과 제자이면서 라이벌일 수 밖에 없었던 대결, 이를 통한 성장을 담고 있는 영화”라며 “시나리오의 첫 줄 쓰기 전부터 이병헌 선배님이 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내일은 사랑’ ‘폴리스’ ‘아스팔트 사나이’ 때부터 팬이었다. 저는 그때 중학생이었다. 오랜 팬심도 있었고, ‘조훈현’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감정의 진폭이 큰데 대부분의 연기를 바둑판 앞에 앉아서 하는 제약이 많았다. 보법이 다른 이병헌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병헌은 ‘손가락 관절까지 연기한다’는 평에 대해 “그렇게 못한다”고 손사레를 치기도. “바둑에 대해 전혀 모르니 바둑 기사님께 레슨을 받았다”고 말문을 연 이병헌은 “바둑을 놓는 방법과 우리가 진짜 고수들이 바둑을 놓을 때, 첫수에 ‘내가 졌구나’하는 기운과 기세를 보이면, 상대를 주눅들게 하는 그게 뭘까를 정말 많이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손 모양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하다 보면 바둑판이 꽉 차고, 그 사이에 하나를 거침없이 둬야하는 상황이 생기는데 그게 정말 힘들다. 다른 돌들을 피해서 그 좁은 가운데 거침없이 바둑알을 두는 것까지 연습할 때 ‘NG가 많이 나겠구나’ 했다. 상대방의 돌을 먹을 때, 비좁게 채워져 있는 사이에 돌을 빠르게 두게 되는데, 저런 것까지 배우려면 정말 오래 걸리겠구나 생각했었다.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며 “손놀림이라든지 기술적인 부분도 신경 써서 해야지 싶었다. 바둑을 두고 있을 때 경기가 시작했을 때와 과정과 끝날 때의 바둑 기사들의 심리를 무표정하고 정적인 가운데 표현하는 것이 저에게는 숙제였다”고 고백했다.

이병헌의 고민에 대해 고창석은 “어릴 때 조훈현 국수의 팬이었다. 촬영장에서 우리가 평소에 봤던 이병헌이 아닌, 어릴 때 보았던 조훈영 국수의 모습이 보였고, 그때로 돌아간 느낌을 주더라. 역시 이병헌”이라고 극찬했다.

이병헌을 비롯한 배우들이 펼친 연기대결에 대해 김형주 감독은 “연출을 한다기보다는 앉아서 감상한 적이 많았다. 바둑이라는 소재 자체가 정적임에도 불구하고 에너지를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던 시간”이라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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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로 ‘자신만의 감독을 주면 된다’를 말한 김형주 감독은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제 방법으로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윤종빈 감독은 기획자이자 제작자로서 든든한 울타리가 돼 줬다”며 “‘승부’기 개봉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같이 토닥여 주었다. 청출어람이 아닌 ‘결초보은’이 맞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우진은 “영화에 부침이 있었는데 파이팅, 응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승부’의 가장 큰 부침은 이병헌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유아인이었다. 조훈현과의 대결에서 제자이자 ‘승부’의 또 다른 주역인 이창호 역을 유아인이 연기했던 것. 문제는 유아인이 촬영을 맞칠 때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개봉을 논하던 시점에서 마약 파문이 벌어지면서 개봉자체가 불투명해지는 난관에 부딪쳤다.

유아인은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프로포폴, 미다졸람, 케타민, 레미마졸람 등 4종의 의료용 마약류를 181회 투약하고, 2021년 5월부터 2023년 8월까지 타인 명의로 44차례에 걸쳐 수면제 1100 여정을 불법 처방받은 혐의를 받는다. 2023년 1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숙소에서 대마를 흡연하다 일행 유튜버에게 흡연 장면이 노출되자 공범으로 만들기 위해 대마 흡연을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유아인은 지난달 20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며, 자신의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아인은 최종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숭부’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배우 이병헌,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김형주 감독이 참석했다. 마약 파문으로 물의를 빚었던 유아인은 ‘승부’에 주연으로 연기했음에도 제작보고회에는 불참했다. / 사진 = 천정환 기자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숭부’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배우 이병헌,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김형주 감독이 참석했다. 마약 파문으로 물의를 빚었던 유아인은 ‘승부’에 주연으로 연기했음에도 제작보고회에는 불참했다. / 사진 = 천정환 기자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듯 예고편을 비롯한 각종 홍보에 유아인의 흔적을 지운 ‘승부’이지만 정작 영화에서는 그 모습을 완전히 지우지 못했다. 이에 대해 “예고편이나 홍보물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될 수밖에 없기에 그런 부분을 고려했다”고 말문을 연 김형주 감독은 “이야기 구조나 기획 의도에 비춰볼 때 완성된 영화를 편집하는 것이 이야기가 성립되지 않을 거 같다. 이야기 추가 조우현에게 있지만 언급을 하지 않고 진행하기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사람들이 불편을 느끼는 지점에 대해 “영화가 공개되고 나면 그런 부분들을 충분히 납득할수 있을 거라고 믿고 싶다”고 말한 김형주 감독은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 전에 의도치 않게 상처를 입었다. 거기에 생채기를 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었다. 극장을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의도대로 선보이는 것이 도리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병헌은 넷플릭스가 아닌 극장에서 개봉하는 것에 대해 “숀 베이커 감독이 오스카에서 상을 받으면서 극장에 대한 사랑을 긴 소감을 이야기했다. 감독 못지않게 극장이라는 공간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여러 가지 일이 있었음에도 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나게 돼서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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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석은 영화와 극장의 관계에 대해 ‘술’과 ‘술에 맞는 잔’을 빗대며 “영화 또한 술과 같이 극장에서 봐야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감성과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울컥할 정도로 기분이 좋다”고 감격을 전했으며 현봉식은 “처음에 시사회에서 보고 엔딩 크레딧에 제 이름이 몇 번째인지 모르겠는데, 거기 있는 거 자체가 신기했다. 주변 동료 배우들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영화가 드디어 극장에 개봉하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문정희는 “지금 이 자리가 너무 행복한 거 같다. 어느 제작보고회보다 더 기쁘고 충만한 느낌”이라며 “주변 분들이 승부에 대한 응원을 많이 해주셨고 기대한다고 해주셔서 기쁜건 당연하다”고 고백했다. 조우진은 “‘승부’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일종의 역사라고 할 수 있는데 그때 담겨진 진정한 의미가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듯이 이 영화의 진정성 또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드러내기도.

마지막으로 이병헌은 “배우로서 관객과 승부라는 영화가 서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고 기분 좋다. 오래 기다렸다. 드디어 저희 영화가 개봉을 하니 많이 관심 가지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승부’는 오는 3월 26일에 개봉된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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