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하위권에서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로 뛰어오른 경남개발공사는 2024-25시즌 신한 SOL페이 핸드볼 H리그를 앞두고 우승까지 노릴 전력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지난해 전국체육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창단 후 첫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룬 데다 주축 선수들이 건재했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선수의 은퇴와 이적으로 불안함도 있었지만, SK슈가글라이더즈의 독주를 막을 팀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 세 번째인 SK슈가글라이더즈와의 경기에서 경남개발공사를 상위권으로 이끌었던 해결사 이연경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위기에 몰렸다. 믿었던 이연경이 빠지면서 2연패를 기록하며 흔들렸지만, 주축인 최지혜와 김소라가 팀을 이끌었고 김연우와 이연송이 자리를 잡으면서 팀이 안정기로 접어들어 1라운드를 4승 3패, 4위로 마쳤다.
2라운드에 경남개발공사는 SK슈가글라이더즈를 제외한 나머지 팀을 모두 꺾으면서 6승 1패를 기록하며 지난 시즌 준우승 팀다운 강력한 면모를 보였다. 초반 부진했던 오사라 골키퍼의 선방까지 살아나면서 실점이 줄었고, 득점이 많아졌다. 5연승을 거두며 2위까지 치고 올랐다. 하지만 교체 멤버가 많지 않은 경남개발공사이기에 후반으로 갈수록 주축 선수들이 체력적인 한계에 도달하기 시작했다. 이겨야 했던 하위 팀과의 경기에서 무승부로 주춤하더니, 마지막에는 3연패를 당하면서 3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조은희 맥스포츠 핸드볼 전문 해설위원은 “전체적으로 다 잘했다. 이연경 선수 부상 이후에 서너 경기에서 주춤하며 흔들린 거 빼고는 그 이후로는 이제 안정감을 다시 찾았다. 한 선수에게 의존하다 보면 무너지게 되는데 경남개발공사의 어린 선수들이 고등학교 때 1순위 지명을 받을 정도로 좋은 선수들이어서 빠르게 안정된 거 같다”라고 평가했다.
경남개발공사는 이번 시즌 12승 2무 7패(승점 26점)를 기록해 지난 시즌의 16승 2무 3패(승점 34점)에 비해 패배가 늘었다. 마지막 3연패가 컸다. 지난 시즌에도 막바지에 주축 선수들의 피로 누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번 시즌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 팀이 풀어야 할 숙제다.
경남개발공사는 21경기에서 549골(평균 26.1골)을 넣고, 525골(평균 25골)을 실점했다. 평균 득점보다 많은 골을 넣은 건 9경기였고, 이중 승리를 거둔 건 6경기였다. 평균 실점보다 적은 실점을 한 경기는 11경기였다. 4경기에서는 평균보다 적은 실점을 하고도 이겼다. 공격보다는 수비가 강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김소라를 중심으로 중앙 수비가 버텨주면서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었다.
경남개발공사는 6m에서 독보적으로 많은 220골을 넣었고, 중거리 슛으로 102골, 7미터 드로로 80골을 넣었다. 속공으로 61골, 돌파로 58골, 윙에서 19골을 넣었다. 빠른 핸드볼을 추구하기보다는 지공으로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쳤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실책이 적었고, 246세이브를 기록했는데, 골키퍼 방어 부문에서는 중위권에 그쳤다.
경남개발공사는 끝까지 득점왕 경쟁을 벌였던 최지혜가 149골로 득점 랭킹 2위를 기록하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7미터 드로를 전담했고, 중거리 슛과 6m 그리고 돌파는 물론 윙에서까지 득점을 올리며 전천후로 활약했다. 피벗인 김소라가 115골로 뒤를 이었고, 이연송이 73골, 유혜정이 66골, 김연우가 63골을 넣었는데 센터백으로 경기를 이끌며 88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손에 붕대를 감고 출전해 부상 투혼을 발휘한 오사라 골키퍼는 244세이브로 골문을 지켰다.
이상은 해설위원은 “이연경 선수의 부상으로 경기력에 많은 영향을 미칠 거 같았는데 이연송과 김연우 선수가 너무 잘해줬다. 이연경 선수에 의존했는데 부상으로 빠지면서 다른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찾아서 했다. 최지혜 선수도 잘했고, 경남 하면 피벗과의 2대 2 플레이가 생각날 정도로 김소라 선수 역시 잘 움직여줬다. 이연경이 빠지면서 다른 선수들이 올라오긴 했는데 팀이 어려울 때 이끌어줄 해결사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는 게 좀 아쉬웠다”라고 설명했다.
[김용필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