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투수가 5이닝 동안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으며 리드 상황에서 내려왔는데 경기를 졌다. 이 믿을 수 없는 일을 LA다저스 불펜이 해냈다.
다저스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홈경기 6-9로 졌다. 선발 오타니 쇼헤이가 5이닝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으며 무실점 투구했고 타선이 4점을 뽑았는데 이를 지키지 못한 것.
6회 등판한 저스틴 로블레스키가 아웃 하나 잡는 사이 피홈런 포함 5피안타 5실점 허용하며 무너졌고, 6-6으로 맞선 9회에는 블레이크 트레이넨이 상대 9번 타자 라파엘 마샨에게 결승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단순히 이날 경기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번 시즌 다저스 불펜진은 불안하다. 이날 경기까지 평균자책점 4.30 기록했는데 이는 내셔널리그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숫자다. 제일 심각한 것은 피홈런이다. 내셔널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은 78개의 홈런을 얻어맞았다. 이들보다 더 많은 홈런을 내준 팀은 콜로라도(94개)와 워싱턴(79개), 모두 시즌을 포기한 팀들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확실히 자신감을 상실한 모습”이라며 불펜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나는 여전히 많은 믿음을 갖고 있다”며 말을 이은 그는 “지금은 필요한 자신감이 부족해 보인다. 특히 오늘같은 상대를 만났을 때는 힘든 승부를 하기 마련이고 계속해서 좋은 공을 던져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많고, 좋은 시즌을 경험한 선수들도 있다. 젊은 선수들도 있다. 이들을 믿고 있다. 이들이 과거 어떤 모습을 보여왔는지를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들은 안 좋은 기억은 금방 잊어버린다. 안 좋은 것은 빨리 잊고 가야한다. 새로운 기회를 노리고 공격적으로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며 싸워야 한다”며 말을 이었다.
결승 홈런을 허용한 트레이넨은 “가끔은 뭐라 이유를 설명할 수 없을 때도 있다”며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팬들이 화가 난 것도 알고 있다. 우리는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준비가 부족한 것도 아니었고, 노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었다. 말그대로 가끔은 일이 뜻 대로 안풀릴 때도 있다. 가끔은 답을 찾지 못할 때도 있다. 내일은 일을 해내야 한다. 절망스런 시간들”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2사 2루에서 브라이슨 스탓을 거르고 라파엘 마샨을 상대했다가 몸쪽 커터에 홈런을 얻어맞은 그는 “1루가 비었는데 컨택이 좋은 선수와 싸울 이유가 없었다. 계획 대로 던지려고 했다. 아주 끔찍한 공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시즌 6패째를 안은 그는 “변명을 위해 이유를 찾기도 하지만, 우리는 결국 프로 선수들이다. 늘 완벽할 수는 없다. 이런 경기를 지는 것은 정말 힘들다”며 절망감을 드러냈다.
이어 “언제나 주님만 생각하고 있다. 내게는 함께하는 동료들이 있고, 나를 믿어주는 구단이 있다. 팬들이 실망한 것은 알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 우리보다 더 절망스런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정말 재미없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회복력을 갖고 있고, 시즌은 길다. 우리는 방법을 찾아 일을 해낼 것”이라며 반등을 다짐했다.
6회 대량 실점을 허용한 로블레스키는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었고, 안타가 연달아 나왔다. 피홈런을 허용한 공은 오늘 던진 공 중에 최악이었다. 이 팀을 다시 상대할 것이기에 방법을 찾아야한다”며 아쉬움을 삼켰ㄷ.
그는 “어떤 상황이든 실점은 원치 않는다. 우리는 서로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이런 시간은 정말 짜증나지만, 배울 점도 많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져야 한다”며 분발을 다짐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