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cm 우승 후보 대전의 작은 거인, 프로 10년 차 시즌 맞이한다···김현욱 “작은 선수들에게 희망 주고 싶어” [이근승의 믹스트존]

김현욱(30·대전하나시티즌)의 이름 앞엔 ‘작은 거인’이 붙는다.

김현욱의 키는 160cm다. 김현욱은 체격 조건을 유독 더 중시하는 K리그(1·2)에서 프로 10년 차 시즌을 앞두고 있다.

김현욱은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대전에 없어선 안 될 선수 중 한 명이다. 특히, 경기 흐름과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김현욱의 왼발은 우승 경쟁에 나설 대전에 승점을 벌어다 줄 비장의 무기로 꼽힌다.

대전하나시티즌 김현욱. 사진=이근승 기자
대전하나시티즌 김현욱. 사진=이근승 기자
김현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현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현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현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MK스포츠’가 대전의 2차 전지훈련지인 경상남도 거제에서 김현욱과 나눈 이야기다.

Q. 구단 유튜브 채널을 보니 방송에도 재능이 있던데.

비시즌 축구에 굶주린 팬들에게 전하는 영상 아닌가. 그라운드 위에서 뛸 때처럼 열심히 했다(웃음).

Q. 동계 훈련은 잘 소화하고 있나.

우린 21일 슈퍼컵으로 한 해를 조금 일찍 시작한다. 그 일정에 맞춰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Q. 대전은 현재 K리그1에서 주전 경쟁이 가장 치열한 팀이다. 그 경쟁의 강도가 어느 정도인가.

다른 팀으로 향하면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가 벤치에 앉는다. 긍정적으로 본다. 훈련장에서부터 대단히 치열하다 보니 더 집중하게 된다. 훈련 템포도 많이 올라오는 것 같다. 내부에서부터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개인과 팀 모두 성장하고자 한다.

김현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현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김현욱은 장점이 뚜렷한 선수 아닌가.

왼발잡이다. 왼발 킥에 자신 있다. 볼을 소유했을 땐 아기자기하게 만들어 갈 수 있다. 그라운드에서 몇 분을 뛰던 내 장점이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더 집중하겠다.

Q. 본인만의 킥 관리 비법도 있나.

뻔한 얘기겠지만, 훈련 외엔 답이 없다. 반복 훈련이 킥 감각과 정확도를 높여준다. 그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신경을 많이 쓴다. 축구를 하다 보면, 몸에 힘이 들어가는 날이 있다. 공의 구질이나 높이가 일정하지 않을 때다. 그럴 땐 힘을 최대한 빼고 편안하게 차려고 한다.

Q. 지난 시즌 선발과 교체를 오갔다. 출전 시간이 규칙적인 건 아니다 보니 어려움도 있지 않았나.

경기 준비 과정은 선발로 나서는 선수나 교체로 들어가는 선수나 크게 다르지 않다. 승리를 목표로 훈련장에서부터 철저히 준비한다. 다만, 마인드셋이나 훈련 강도 등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순 있다. 어떤 선수든 선발로 나서서 오랜 시간 뛰고 싶어 한다. 프로라면 그게 당연한 거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 나는 내가 선발 명단에서 빠졌을 땐 ‘나를 더 성장시키는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더 열심히 준비한다. 그라운드에서 몇 분을 뛰던 내 가치를 증명하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 내가 더 오래 뛰어야 하는 이유를 증명하는 게 출전 시간을 늘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김현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현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대전이 2026시즌 K리그1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황선홍 감독께선 “우리가 가져가야 할 무게”를 이야기하셨다. 선수들도 인지하고 있다. 특히, 모기업에서 우승을 생각하신다. 우리를 위해 큰 투자를 해주시지 않나. 전폭적인 지원에 보답해야 한다. 우승을 향해 달려가겠다.

Q. 지난해 주민규를 시작으로 임종은, 이명재, 엄원상, 루빅손 등 울산 HD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가 여럿 합류했다.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이야기해 주는 게 있나.

어떤 선수든 승리에 대한 열망은 크다. 다만, 지난해 (주)민규 형, (임)종은이 형, (이)명재 형이 강조한 게 하나 있다. 홈 경기 승률이다. 여러 번 얘기했었다. 형들이 ‘홈에서만큼은 절대 패하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고 했다. 우린 대전에서 더 끈끈해야 하고 남한테 절대 승점을 헌납해선 안 된다는 얘기였다.

김현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현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2024년 여름 군 복무를 마치자마자 대전으로 왔다. 2024시즌 대전의 K리그1 잔류에 이바지했고, 지난 시즌엔 K리그1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대전이 올해는 우승 후보로 꼽힌다. 팀 변화만큼이나 기대와 성적도 빠르게 올라간다. 어떻게 체감하나.

전역할 때가 생각난다. 당시 김천상무가 K리그1 2위였다. 기분 좋게 마무리하고 나왔다. 대전은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전역해서 새로운 팀에 왔으니 더 큰 동기부여를 가지고 팀 반등에 도움이 되고자 했다. 그런데 전체적인 분위기가 내려앉아 있다 보니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나만 애쓴 것도 아니었다. 다들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죽어라 하고 노력했다. 그런데 안 되더라. 그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분위기가 오른 상태에서 2024시즌을 마쳤다. 그게 2025시즌 준우승이란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 지난해 동계 기간을 돌아보면, 2024시즌 말미의 분위기가 확실하게 이어졌다. 선수단에 자신감이 붙는 게 느껴졌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우릴 우승 후보로 불러주신다. 지금처럼 안에서부터 치열하게 경쟁하고 함께 성장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믿는다.

Q. 황선홍 감독이 가장 강조하는 건 무엇인가.

황선홍 감독께선 ‘주도하는 축구’를 강조하신다. 상대 팀 페널티박스 부근에선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 내고자 한다. 축구를 대하는 태도, 훈련에 임하는 모습 등 프로선수의 기본은 가벼운 정도로 인지 시켜주시는 것 같다.

Q. 대전 팬들이 김현욱의 왼발에 더 큰 기대를 걸 듯한데. 목표로 잡아둔 공격 포인트 수치가 있을까.

프로에 데뷔해서 ‘공격 포인트를 얼마 해야겠다’고 잡아두고 달성한 적이 없다(웃음). 그래도 10개로 잡았다. 우선, 앞서서도 언급했지만 대전의 주전 경쟁이 아주 치열하다. 그라운드에서 뛸 기회를 잡는 게 가장 먼저다. 경기장에 나서면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라는 걸 증명하겠다.

김현욱(사진 오른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현욱(사진 오른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올해가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대전이 2026-27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 나간다는 거다.

아직 실감은 안 난다. 아시아 팀을 상대해 보면, ‘여기가 ACLE구나’라고 느끼지 않을까 싶다(웃음). ACLE 출전은 우리가 일군 성과다. 하지만, 대전 모든 구성원이 ACLE 출전이란 성과에 만족하지 않는다. 우린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대전이 K리그1은 물론 아시아에서도 경쟁력 있는 팀이란 걸 보여주고 싶다.

Q. 대전 팬들에게.

대전 팬들의 축구 사랑은 엄청나다. 대전에 와서 이 도시가 왜 ‘축구특별시’로 불리는지 확실하게 느낀다. 대전팬들에겐 늘 감사한 마음뿐이다. 팬들이 계셔서 우리가 더 땀 흘리는 것 같다.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전북 현대와의 슈퍼컵에도 대규모 원정 응원단이 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경기장을 찾아주신 팬들에게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잘 준비하겠다.

대전하나시티즌 김현욱. 사진=이근승 기자
대전하나시티즌 김현욱. 사진=이근승 기자

Q. 2017시즌 프로에 데뷔했다. 프로 10년 차 시즌에 돌입한다. 프로에서 10년 이상 버티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 않은가. 이제 프로에 데뷔했거나 프로 데뷔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해 줄 수 있는 게 있을 듯한데.

나는 신체적으로 불리한 선수다. 부정적인 얘길 많이 들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나는 계속 도전하며 부딪혔다. 나를 믿고 해야 할 것에 집중하다 보니 10년 차가 된 듯하다. 나라고 어려움이 없었겠나. 아마 다른 선수들보다 어려웠으면 어려웠지, 순탄하진 않았을 거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건 자신감이다. 경기장에 들어갔을 땐 자신이 있어야 한다.

Q. 김현욱의 가장 큰 동기부여는 무엇인가.

나처럼 체격 조건은 좋지 않지만 프로선수를 꿈꾸는 이들이 있을 거다. 그 선수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더 큰 희망을 주려면 더 좋은 선수가 되어야 한다. 훈련장에서 내가 더 땀 흘리려고 하고, 경기에 나섰을 땐 모든 걸 쏟아내려는 큰 이유 중 하나다.

[거제=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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