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키라라’다운 순간”…전자음악가 KIRARA, 新정점을 예고하다 [MK★인터뷰]

한국 전자음악 신의 독보적인 존재, 키라라(KIRARA)가 다시 한 번 새로운 정점을 예고한다. 정규 5집 ‘키라라’의 발매를 기념해 오는 4월 19일 오후 6시, 무신사 개러지에서 단독 공연 ‘키라라의 키라라’를 개최하는 키라라는 이번 무대를 통해 그 어느 때보다도 완성도 높은 오디오비주얼 셋을 선보일 예정이다.

‘가장 키라라다운’ 순간을 앞두고,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음레협)의 킨디라운지가 키라라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녀의 음악 세계를 들여다보았다. 한국 전자음악의 진면목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이 무대와 앨범, 그리고 그 이면에 담긴 생각들을 들어본다.

#. 단독 공연 ‘키라라의 키라라’를 앞두고 있는데, 이번 공연을 준비하는 소감이 궁금합니다.

사진=까미뮤직
사진=까미뮤직

“벌써 다섯 장의 앨범을 냈고, 매 앨범마다 쇼케이스나 발매 기념 단독 공연을 거의 모두 했으니, 이 공연을 만드는 것이 생경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공연장이 제가 평소에 공연하던 곳보다 큰 공연장이어서 새로운 느낌입니다. 뭐든지 반복적으로 하는 일은 더 잘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준비하는 이 공연은 다시 한번 키라라의 테크니션이 정점에 이른 순간이라, 많은 분들에게 어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 공연 제목 ‘키라라의 키라라’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이번 공연을 통해 가장 ‘키라라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이 공연과 연계된 저의 정규 5집의 제목이 셀프 타이틀인 ‘키라라’입니다. 저의 이름이 키라라이고 앨범 제목이 ‘키라라’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온 공연명입니다. 동어반복을 한 이유는 유머를 위해서이며, 이 공연이 유난히 저답기 때문은 아닙니다. 저는 언제나 저다운 것을 해온 음악가입니다.”

사진=까미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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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 공연들과 비교했을 때, 이번 ‘키라라의 키라라’만의 차별점이나 특별한 관람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공연과 영상을 같이 공연하는 ‘오디오비주얼 셋’의 형태로 공연을 종종 만들어오고 있습니다. 해마다 새로운 90분 셋을 만드는 것을 목표하는데, 이번 공연은 2025년의 오디오비주얼 셋의 초연이기도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작품의 기준에 의거했을 때, 이번에 저는 살면서 가장 나은 오디오비주얼 셋을 만든 느낌입니다. 이 오디오비주얼 셋이 워낙 자신 있기 때문에 특별한 관람 포인트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고요, 그 외에 저희 소속사 사장님(까미뮤직의 이기정 대표)이 준비하신 다양한 부대행사와 부스 이벤트들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 공연에서 시각적인 연출 역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 같습니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무대 연출, 시각적인 요소가 있다면 살짝 귀띔해준다면?

“키라라의 오디오비주얼 셋은 영상과 음악이 함께 같은 타이밍에 ‘치고 빠지는’ 싱크로나이즈를 가장 최우선으로 하여 작업합니다. ‘어떤’ 그림이 나오는지보다 그것이 ‘언제’ 나오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할 정도입니다. 영상과 음악이 딱딱 맞고, 그 공연을 보는 관객이 합이 맞는 연출들을 보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드는 것이 저의 가장 큰 의도입니다.”

사진=까미뮤직
사진=까미뮤직

#. 공연 당일 정오에는 특별한 앨범이 발매된다는 소식도 함께 알렸는데요. 지난 2월 발매한 정규 5집 ‘키라라’의 곡 해설을 담은 코멘터리 앨범 ‘키라라에 대하여’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저의 육성이 담긴 코멘터리 해설 앨범입니다. 지난 2월 22일에 발매된 저의 앨범을 저의 목소리로 한 곡 한 곡 구성요소와 작업 동기를 설명하는 트랙들을 담았습니다. 제가 저의 장점을 생각하면 말을 재밌게 한다는 것인 것 같습니다. 저의 5집은 한국 전자음악 앨범 역사상 가장 구구절절한 앨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후속 앨범으로 그 끝장을 본다면 그 방식은 코멘터리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새소년의 황소윤 님의 코멘터리 앨범보다 더 재미있게 만들자는 목표를 가지고 작업했던 것 같습니다.”

#. 코멘터리 앨범을 감상할 때 리스너들이 어떤 포인트에 집중하면 더 깊이 있게 즐길 수 있을까요?

“제 음악의 구성요소에 대해서 설명하다 보니, 제가 평소에 하는 일이 음악 강의이기도 해서 그런지, 많은 부분이 강의처럼 흘러가는 느낌으로 작업 되기도 했습니다. 이 코멘터리 앨범을 통해 전자음악의 제작 과정을 배우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드리는 ‘정보’에 집중하여 들으시면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진=까미뮤직
사진=까미뮤직

#. 수십 차례의 공연을 해오신 만큼 관객과의 교감에 대해 특별한 철학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관객들과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고 싶은지?

“사실 저는 공연을 많이 하는 음악가치고는, 무대에서 관객들과 소통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닙니다. 무대 위에서는 관객보다 기계와 더 친한 느낌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장르음악의 특수성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제 음악을 아무리 이모셔널하게 만들어도 형식이 댄스음악이기에 관객들에게 다양하게 와닿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시인합니다. 제가 선사할 수 있는 댄스음악이란, 공동체와 연대에 대한 함께하는 댄스음악은 아닐 것 같습니다. 어두운 공간 안에서 관객 모두 각자가 다 다른 행동을 하고 있다는 점이 저의 공연이 빛나는 점인 것 같습니다.”

#. 8장의 EP와 5장의 정규 음반을 발매하며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데, 각 앨범을 거쳐 오면서 생긴 음악적 변화나 발전한 부분들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1집과 2집은 세상에 저를 알리기 위한 앨범이었습니다. 3집과 4집은 감정이라는 방법으로 관객들에게 저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앨범일 것 같습니다. 5집은 이전 앨범들과 다르게 저에 대한 앨범이라기보다 음악에 대한 앨범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음악이 곧 저이기에 결국 저에 대한 앨범일 수도 있겠습니다.”

“작곡이 더 나아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믹싱 같은 기술적인 부분은 오래 한 만큼 늘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 이야기를 하는 스토리텔링의 방식이 더 논리적이게 되게끔 노련해진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미국 SXSW를 비롯해 다양한 해외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셨는데, 국내 공연과 해외 공연의 분위기나 관객 반응에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그리고 인상 깊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국내 공연이 무조건 더 재미있습니다. 국내에 저를 아는 분들이 많으니 당연한 일인 것 같습니다. 유럽의 관객들에게 제 음악을 호소하는 일은 사실 참 어렵습니다. 아무리 어떻게 해도 저는 동양에서 온 랜덤한 DJ 그 이상을 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들은 전자음악 페스티벌에서 저보다 대마를 더 좋아하는 느낌이기도 합니다. 그나마 일본이나 대만에서 저의 관객들이 모이는 느낌입니다.”

#. 연간 40회 이상의 활발한 공연 활동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공연에서 얻는 에너지나 영감이 있으시다면 함께 알려주세요.

“관객들과 소통하는 편이 아니라고 말씀드렸지만, 그것과 별개로 공연이라는 행위를 참 좋아하긴 합니다. 제가 최선을 다해서 제 음악에 몰입할 수 있는 그 순간에 영적인 체험이랄까요, 도파민을 많이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을 좋아하는 것을 보니, 저에게는 노출증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꾸준히 한국대중음악상에 노미네이트 됐는데, 이 경험이 음악적 방향이나 작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제 음악적인 방향이 영향을 주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내가 나다워도 되는구나, 정도의 깨달음이 있긴 했었는데, 그 깨달음이 없었어도 저는 저다운 것을 계속했을 것 같기는 합니다. 엉뚱하게도 저의 작업이 아닌 저의 레슨 일에 방향성을 제시를 해주긴 했습니다. 제가 가진 것을 저의 후배들과 나누어가지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아직까지 잘 되지는 않았습니다.”

사진=까미뮤직
사진=까미뮤직

#. 음악 작업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술적 요소나 창작 철학은 무엇인가요?

“앞서 말씀드렸던 ‘무엇’이 나오는지보다 그것이 ‘언제’ 나오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철학은 저의 공연 연출 일 말고도 음악 작곡 일에도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텍스쳐는 재미없다’ 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남들이 만든 좋은 텍스쳐를 샘플링이라는 방식으로 잘 훔쳐다 쓰는 음악가인 것 같습니다.”

#. 음악 활동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고,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이야기해 주세요.

“저의 음악활동과 관련하여 힘들었던 순간을 열거해 보자면, 3집 앨범을 만드는 중간에는 저의 믹싱과 마스터링이 틀렸다는 자각을 하면서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 후에도 꾸준히 믹스 마스터를 정진하면서, 저의 실력을 늘리기도 하고, 대중들에게 저의 ‘틀린 소리’를 설득하기도 하면서, 심리적인 많은 문제를 해결했던 것 같습니다. 이 문제는 그냥 음악을 오래 많이 하면 해결되는 것이었습니다.”

“3집을 만든 직후에는 제가 대중들에게 제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대상화되는 느낌을 받아 힘들었습니다. 저는 그 직후에 저의 SNS에 글을 많이 써서 컨셔스 해 보이도록 많이 애를 썼었는데요, 제가 말빨로 사람들을 조련하거나, 어느 정도는 제가 이룰 수 없는 것들을 체념하며, 심리적인 많은 문제를 해결했던 것 같습니다. 이 문제는 제가 원인과 결과를 잘 파악하여 현명하게 해결했다고 아직까지는 자평하고 있습니다.”

“4집을 만든 직후에는 제가 한국 인디씬에서 모든 것을 다 해본 것 같아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어 힘들었습니다. 그 직후에 저는 지금 소속사인 까미뮤직을 만났고, 까미뮤직이 놀랍게도 저의 이 고민을 완전하게 해결해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아직 키라라의 음악을 접해보지 못한 분들께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곡이 있다면 어떤 곡인가요?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실 음원사이트에서 저를 찾는 것보다 저의 공연에 오기를 바라긴 합니다. 저는 저의 곡들을 섞어서 이어서 연주하는 ‘매시업’의 형태로 공연하는데, 이것이 제가 대중들에게 줄 수 있는 상품 중 가장 플래그십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한방에 저의 많은 음악이 섞여 나오는 순간이 최고일 것 같습니다.”

#. 대중에게 어떤 뮤지션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앞으로의 계획이나 장기적인 비전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한국의 성소수자 인권운동에 대해 생각할 때, 그 성소수자 예술가가 예술을 더 잘했더라면 이 운동이 얼마나 더 유효했을까를 아쉬워했던 적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무조건 음악을 잘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그것이 우리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이번 ‘키라라의 키라라’ 공연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진심 어린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광과민성 발작에 주의하시어, 꼭 선글라스를 가져오시거나 따가운 빛을 억지로 버티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공연이 다른 음악가의 공연과 다른 점은, 현장에서 관객들이 모두 같은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같은 표정을 지으며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 아닌, 모두 저마다 다른 행동을 하면서 공연을 즐긴다는 것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이 공연장에서 범법만 아니라면 뭐든지 다 하실 수 있습니다. 우셔도 되고, 웃으셔도 되고, 춤추셔도 되고, 춤을 안 추셔도 됩니다. 그것이 전자음악이고, 그것이 키라라의 공연입니다. 한국의 전자음악을 느껴주세요. 감사합니다.”

[손진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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