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식, 이정용, 함덕주, 박명근 중 최소한 2명은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
9월 초 만났던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의 말이었다.
LG는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우완 장현식과 더불어 백승현을 콜업했다. 대신 우완 자원들인 이종준, 박시원이 2군으로 내려갔다.
장현식의 이름이 단연 눈에 띈다. 2013년 1라운드 전체 9번으로 NC 다이노스의 부름을 받은 뒤 KIA 타이거즈를 거친 장현식은 지난해까지 통산 437경기(592이닝)에서 32승 36패 7세이브 91홀드 평균자책점 4.91을 적어낸 우완투수다. 2024시즌에는 75경기(75.1이닝)에 나서 5승 4패 16홀드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 KIA의 V12를 견인하기도 했다.
이후 2024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FA)선수 자격을 얻은 장현식은 4년 총액 52억 원(계약금 16억 원, 연봉 36억 원)의 조건에 LG와 손을 잡았다.
하지만 올해에는 부상 및 부진에 울었다. 스프링캠프 기간 발목 인대 부상을 당해 시즌을 늦게 시작했다. 5월 13일에는 광배근 부상을 당해 또 한 번 전력에서 빠지기도 했다.
그래도 전반기 성적은 괜찮았다. 30경기(29.1이닝)에 출전해 2패 2홀드 9세이브 평균자책점 2.76을 적어냈다. 7월 11경기(12.2이닝)에서도 3승 1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13으로 잘 던졌다.
하지만 8월 들어 부진에 빠졌다. 14경기(10.2이닝)에 나섰지만,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5.91로 흔들렸다.
9월에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이날 NC전 전까지 3경기에 출격했으나 평균자책점 135.00(0.1이닝 6실점 5자책점)에 머물렀다. 결국 10일 2군행을 통보받았다.
이후 절치부심한 장현식은 퓨처스(2군)리그에서 재조정의 시간을 가졌다. 16일 상무전에서는 1.2이닝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주춤했지만, 19일 KT위즈전(1이닝 1탈삼진 무실점), 21일 KT전(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에서 연달아 잘 던졌고, 결국 다시 1군의 부름을 받게됐다.
올해 대권을 노리는 LG에게 장현식의 부활은 꼭 필요하다. 김영우, 김진성, 유영찬 등이 버티고 있지만, 양적으로 다소 부족한 까닭이다.
특히 24일 창원 NC전은 LG 불펜의 민낯이 드러난 일전이었다. 선발 송승기(3.1이닝 3실점) 이후 김영우(0.2이닝 무실점)-김진성(1이닝 무실점)-이정용(0.2이닝 2피안타 2실점)-함덕주(0이닝 3사사구 3실점)-백승현(0이닝 2사사구 1실점)-이지강(0.1이닝 2사사구 무실점)-장현식(1이닝 무실점)-박명근(1이닝 1실점) 등이 나섰지만, 안정감을 주는 투수는 드물었다. 6회말에는 7연속 사사구 및 6연속 밀어내기 득점을 내줬는데, 이는 모두 KBO리그 최초의 기록이었다. 다행히 7회말 등판한 장현식은 맷 데이비슨에게 2루타를 맞긴 했지만, 세 타자를 깔끔히 돌려세우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 6일 만났던 염경엽 감독은 “장현식, 이정용, 함덕주, 박명근 중에 최소한 2명은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 포스트시즌을 하기 전까지 (위의 4명 가운데) 최소한 2명은 살아나야 불펜 활용 폭이 커진다. 정규 시즌 남은 경기 포커스가 여기에 있다”며 “포스트시즌에 가서 (김영우, 김진성, 유영찬) 이 3명으로만 하다 보면 팀이 흔들릴 수 있다. (김)영우는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고, (김)진성이는 이닝 수를 많이 던졌기 때문에 불펜에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할 중간 투수들이 준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연 장현식은 부활하며 사령탑의 시름을 덜게 할 수 있을까.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