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베로’, 서브와 리베로의 합성어다. 수비 능력이 다소 아쉬운 선수가 서브 위치에 갔을 때 이를 대신해 들어가 서브에 이어 후위에서 수비해주는 선수를 의미한다.
GS칼텍스는 최근 한수진에게 리베로를 전담으로 맡기고 수비가 좋은 유가람과 신인 김효임을 일명 ‘서베로’로 기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일 현대건설과 원정경기는 신인 김효임(18)의 존재감이 빛났다. 세트스코어 1-1로 맞선 3세트 4-4 동점 상황에서 레이나와 교체 투입된 그는 서브에이스 포함 세 개의 서브로 상대 수비를 흔들며 연속 3득점했다. 이후 수비에서 환상적인 디그를 보여줬다. 리시브 효율 60%, 디그는 6개 시도해 6개 모두 성공했다. ‘짧고 굵은’ 활약으로 경기 흐름을 뒤바꿨다.
경기 후 언론의 관심은 당연히 그에게 집중됐다. 중계방송사가 선정한 수훈 선수인 ‘팡팡 플레이어’에 선정되며 동료들에게 물세례를 맞았고 이후 기자회견실에도 들어왔다.
그는 “경기 후 단체 사진을 찍는데 언니들이 ‘너 팡팡이래!’ 이래서 당황해서 ‘제가요?’라고 말했다. 아무 생각이 안 났는데 소감이나 이때까지 고마웠던 분들을 말하며 잘 마쳤다”며 떨렸던 방송 인터뷰에 대해 말했다.
“이길 수 있어서 좋은 경기였다”며 말을 이은 그는 “1세트 이기고, 2세트 지고, 3세트는 점수 차가 나서 분위기가 안 좋았는데 서베로로 들어가 득점도 내고 디그도 했다. 팀에서 역할을 할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3세트 서브에이스는 자신의 프로 데뷔 첫 득점이기도 했다. 그는 “너무 기뻐서 ‘오~’ 하면서 엄청 소리를 질렀다. 데뷔 후 첫 득점인 것을 알고 있었는데 기분이 너무 좋았다. 도파민이 나왔다”며 첫 득점의 기쁨도 전했다.
초등학교 시절 “아무 생각 없이 취미로 하다가” 배구 선수의 길에 접어든 그는 초등학교 시절에는 센터(미들블로커), 중학교 시절 레프트(아웃사이드 히터)를 맡았고 선명여고 시절 “수비 감각이 좋다”는 평가와 함께 리베로로 전향했다. 그때부터 줄곧 리베로를 해왔다.
한마디로 서브는 고등학교 3년간 하지 않다가 프로와서 다시 하고 있다. 그는 “어렸을 때도 서브가 강했다”고 말하면서도 “프로에 와서 다시 와서 연습하는데 처음에는 손에 안 맞았다”며 오랜만에 하는 서브가 처음에는 쉽지 않았음을 털어놨다.
그러나 서서히 감각을 되찾은 그는 “손바닥에 정확하게 맞추면 공이 흔들린다. 연습할 때 그런 느낌을 보고 (실전에서) 때리면 흔들리면서 넣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자리를 잘 정해놓고 침착하게 넣으니까 좋은 결과가 나왔다. 어떻게 하면 실수하지 않고 때릴 수 있을지 이제 알 수 있을 거 같다”며 서브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영택 감독은 “서브는 솔직히 몇 번 보지 못했다. 생각보다 서브 강도가 괜찮다. 서브를 잘 때리는 것은 부수적이다. 후위에서 리시브하면서 최대한 범실없이 했으면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서브보다는 후위에서 수비에 더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보인 김효임은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자리를 먼저 잡았다. 배구공이 둥글다 보니 변수가 있고, 거기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준비했다. 옆으로 튄 공은 순발력으로 잡을 수 있었다”며 자신의 수비에 대해 말했다.
그는 지금은 ‘서베로’로 팀에 기여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리베로로 성장하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리베로를 했으니까 국내와 해외 가리지 않고 리베로들의 영상을 다 참고했다”며 리베로가 되기 위한 꿈을 키워왔다고 말했다.
롤모델도 팀의 주전 리베로인 한수진을 꼽았다. “처음에는 모든 구단의 리베로들이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유튜브에서 GS칼텍스 팀이 연습하는 영상을 봤는데 (한)수진 언니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봤다. 주변 선생님들께 얘기를 들어봐도 ‘맨 먼저 나와 제일 마지막에 들어가는 선수’라는 얘기를 들었다. 실제로 봤을 때도 정말 대단하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GS칼텍스 입단 이후 팀 동료서 한수진을 지켜보고 있는 그는 “순발력도 좋고, 수비 위치도 잘 잡으면서 안에서 사인도 크게 해주고 수비 범위도 넓게 봐서 자기가 먼저 공을 받으려고 한다. 옆에서 얘기도 잘 해주셔서 그런 부분에서 본받으려고 한다”며 “열심히 해서 저렇게 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일단은 지금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잘하는 언니들이 소속된 팀이니 열심히 보고 배워서 원포인트 서버라도 들어갈 수 있다면 도움이 되고자 준비하고 있다. 서베로 역할을 맡으면서 기회가 온 부분도 있다. 실수 없이 해서 계속 들어갈 수 있게 하겠다”며 자신의 몫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원=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