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될 것도 될 정도로 긍정적인 기운이 오지 않을까.”
붉은 말의 해를 맞이한 ‘말띠’ 김주원(NC 다이노스)은 2026년 어떤 행보를 보일까.
2021년 2차 1라운드 전체 6번으로 NC의 부름을 받은 김주원은 공룡군단의 현재이자 미래인 우투양타 유격수 자원이다. 통산 570경기에서 타율 0.254(1766타수 448안타) 49홈런 231타점 91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47을 적어냈다.
특히 올해 활약이 좋았다. 이호준 NC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전 경기인 144경기에 나서 타율 0.289(539타수 156안타) 15홈런 65타점 44도루 OPS 0.830을 작성했다. 이런 김주원을 앞세운 NC는 기적같은 5강행을 달성할 수 있었다. 시즌 후 유격수 골든글러브가 따라온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에서도 존재감은 컸다. 2025 NAVER K-BASEBALL SERIES(K-베이스볼 시리즈) 일본과의 2차전에서 6-7로 뒤지던 9회말 2사 후 천금같은 동점 솔로포를 작렬시키며 한국의 패배를 막았다.
최근 창원NC파크에서 만난 김주원은 “(K-베이스볼 시리즈) 한 경기, 한 경기 다 정말 좋은 경험들이었다. 마지막에 또 운이 좋게 홈런을 쳤다. 저에게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며 “(홈런치는 영상이) 보고 싶지 않아도 계속 뜨더라. 비시즌 야구 안 하니 심심해서 한 번씩 보는데, (검색해서 찾아보지 않아도) 계속 뜬다. 보일 때마다 보고 있다”고 배시시 웃었다.
3월 펼쳐지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김주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오는 9일부터 시작되는 대표팀 1차 캠프에도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그는 “이번에는 정말 운 좋게 (일본전 홈런) 딱 그거 하나 잘했다. (안)현민(KT위즈)이가 이번에 그런 장면 많이 만들었듯이 저도 더 성장해 어쩌다 나온 그런 게 아닌, 꾸준히 그런 장면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대표팀 멤버를 딱 봤을 때 전혀 뒤쳐지지 않는다 생각한다. 좀 더 집중하고 잘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지난해 수비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29개의 실책을 범하며 이 부문 1위의 불명예를 안은 것. 그럼에도 시즌 후 유격수 수비상이 찾아왔다.
김주원은 “타격적인 부분은 계속 노력할 것이다. 수비 쪽에서도 조금 더 다듬어 실책 개수를 줄일 것이다. 좀 더 안정적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제가 올해 실책 개수가 많아 전혀 기대도 안 하고 있었는데, (수비상을) 주셨다. 수치 이외의 것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음에 그 상을 또 받게 된다면 수치적으로도 당당히 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많은 실책은 주로 적극적인 수비에서 비롯됐다. 올해에도 소극적으로 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그는 “(수비는 적극적으로)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포지션도 유격수다. 좋은 유격수는 팀 10승을 책임진다는 말도 있다. 소극적으로 하기보다는 남들이 못하는 것을 계속 시도해야 한다. 성공시킬 때 그 효과가 나타난다 생각한다. 실책 개수를 줄이려 노력하겠지만, 소극적으로 하지는 않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비시즌에도 여전히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김주원은 “(WBC에) 맞춰 몸을 만들고 있다. 오전에 운동하고 오후에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 병역 혜택으로 인한) 봉사활동을 계속 다녔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같은 포지션인 유격수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 중인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은 롤모델과도 같은 존재다. 그는 “(김하성 형과) 같은 센터에서 운동했다. (최근 방영된) 예능에 같이 나오기 전 2~3번 정도 지나가면서 마주쳤다”며 “공격적으로, 자신있게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말씀해주셨다. 하고 싶은 플레이 주춤하지 말고 과감히 하라는 말도 해주셨다”고 전했다.
이어 김하성의 어떤 장점을 닮고 싶냐는 질문에는 “딱 하나만 찍기에는 (김)하성이 형이 너무 좋은 선수다. 그대로 다 흡수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막연했던 빅리그 진출도 이제는 꿈이 아니다. 시즌 중반에는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터들이 직접 플레이를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기도 했다.
김주원은 “입단 초에는 그냥 한 번 가보고 싶다 생각했다. 막연한 꿈이었다. 제가 작년 한 시즌 잘했지만, 시기가 그때보다 가까워지고 있다. (송)성문(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형이나 (김)혜성(LA 다저스)이 형도 계속 나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조금씩 생각이 난다. 그래도 아직 좀 남았다. 매년 발전해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만한 그런 선수가 되는 게 첫 번째”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 진출 이야기가 장난에서 조금씩 (현실로) 바뀌어 가는 것이 제게는 더 힘을 내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2026년 올해는 붉은 말의 해다. 2002년생 말띠인 김주원도 이를 기분 좋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프로 입단 후 첫 말의 해가 온 것이) 그냥 신기하다. 이제 안 될 것도 될 정도로 긍정적인 기운이 오지 않을까”라고 소박한 소망을 드러냈다.
[창원=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