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마지막 유산이 바로 없어지지 않게, (이 수식어를) 2~3년은 더 들을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현대 유니콘스 마지막 유산’ 장시환이 제2의 김진성(이상 LG 트윈스)이 될 수 있을까.
장시환은 2007년 2차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현대에 지명된 우완투수다. 이후 히어로즈, KT위즈, 롯데 자이언츠 등을 거친 뒤 2020시즌부터 지난해까지 한화 이글스에서 활동했다. 통산 416경기(787이닝)에서 29승 74패 34세이브 35홀드 평균자책점 5.31을 적어냈다.
전체 커리어를 놓고 봤을 때 우여곡절이 많았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있던 시기에는 18연패의 심수창을 넘어서 무려 19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한 차례도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고, 퓨처스(2군)리그 9경기(8.2이닝)에 나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4.15를 마크했다.
이후 장시환은 2025시즌이 끝난 뒤 한화에서 방출됐으나, LG는 여전히 그의 패스트볼에 경쟁력이 있다 판단했다. 그리고 장시환은 이제 LG의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게됐다.
각오 또한 남다르다.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신년회에서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올해 꼭 보여드리겠다”며 투지를 불태운 그는 행사가 끝난 뒤에도 “어린 선수들과 경쟁해야 한다. 더 운동을 많이 하려 한다. 지금도 빨리 준비하고 있다. 캠프 초반부터 100%로 달려야 하지 않을까”라고 당차게 말했다.
냉정하게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는 은퇴도 고민했었다고.
장시환은 “솔직히 (계속할까) 그만둘까 생각을 50대50으로 가지고 있었다. 아픈 것도 있었지만, 괜찮아졌을 때도 경기 나가는 횟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만두고 다른 일을 알아봐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내가 이대로 은퇴하기 너무 아쉽다고 했다”며 “1군에서 마지막을 던지고 은퇴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 했다. (이런 와중에) LG 쪽에서 먼저 연락을 주셨다. 마지막으로 도전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털어놨다.
장시환의 가장 큰 강점은 역시 패스트볼이다. 지난해 구속도 나쁘지 않았다. 그는 “지난 시즌 초반 개막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부상이 생겨 재활했다. 7월 올스타전 때쯤 복귀했는데, 자리가 없었다. 잔류군에서 하다 2군에서 던졌는데 최고 145km까지 나왔다”며 “1군에서는 (150km 대) 진입이 가능하지 않을까. 작년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는데도 145km까지 나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2025시즌 종료 후 황재균, 오재일, 정훈이 은퇴하면서 이제 현대 출신 마지막 현역 선수가 됐다. 장시환은 “(황)재균이 때문에 매우 부담스럽다(웃음). 3년 전 만났는데 그때도 몇 명 안 남은 현대 출신 선수라는 기사가 종종 나올때였다. 제가 동갑이지만 1년 늦게 입단했다. 재균이는 자기가 오래 할 거라 했다”며 “(지난 시즌 후) 저는 방출이 됐고 재균이는 FA 선수라 확률이 더 높다 생각했는데, 갑자기 은퇴했다. 현대의 마지막 유산이 바로 없어지지 않게, (이 수식어를) 2~3년은 더 들을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했다.
새 시즌 목표는 일단 3개월 동안 잘하는 것이다. 그는 “딱 3개월만 야구 잘할 생각이다. 시즌이 6개월이다. 지금까지 경험을 봤을 때 6개월 내내 잘할 수 없다. 그 반타작만 잘하자 마음먹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LG는 장시환에게 제2의 김진성 사례를 기대하고 있다. 2021시즌이 끝난 뒤 NC 다이노스로부터 방출된 김진성은 LG 입성 후 맹활약하며 불펜진을 견고히 지키고 있다.
장시환은 “(김진성 형과) LG와 계약하고 두 번 만났다. 새해 인사드리고 아직 진중한 이야기는 안 했다. 제 롤모델은 (노)경은이 형(SSG랜더스)이다. (김)진성이 형은 아직 잘 모른다. 진성이 형과 친해지면 롤모델이 또 바뀌지 않을까”라고 배시시 웃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