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시스트 하나만 더 하면 트리플 더블인데!”
11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KB스타즈와 삼성생명의 경기. 클래식 매치 개념인 ‘청용대전’으로 열린 이날 경기에서 KB스타즈 강이슬은 코트 옆자리에 앉아 있는 팬이 외치는 말을 들었다.
“경기중에는 몰랐다. 마지막에 팬분이 리바운드, 어시스트 이러면서 뭔가를 외치길래 ‘무슨 소리야?’하면서 뛰었는데 그때 저 말이 귀에 꽂혔다. 마침 (박)지수가 열심히 뛰길래 지수를 줬다. 지수가 잘 넣어줘서 트리플 더블을 성공했다.”
팬의 외침을 듣고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강이슬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10득점 11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통산 두 번째 트리플 더블을 완성했다. 2022년 12월 25일 신한은행과 원정경기 이후 처음. 당시 12득점 10리바운드 11어시스트 분전했음에도 79-84 패배를 막지 못했던 그는 이번에는 승리와 기록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강이슬은 ‘스테판 이슬’이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 한국 여자 농구 역사상 최고의 슈터 중 한 명으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2020-21시즌 외국인 선수 제도가 없어진 이후 포워드로 변신했다.
이날 경기도 야투 12개를 시도, 4개 성공에 그쳤지만, 대신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로 팀에 기여했다. 트리플 더블이라는 기록 자체가 그가 그만큼 헌신적인 선수로 변신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 할 수 있겠다.
김완수 KB스타즈 감독은 “예전에 슛이 안 들어가면 슛을 계속 난사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지금은 참을 줄도 알고 찬스를 만드는 타이밍을 알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농구 실력이 늘어났다. 슛이 안 들어갔지만, 리바운드나 어시스트로 팀을 살려줬다. 그렇기에 코트에 뛸 수 있었던 시간도 늘어났다”며 강이슬의 헌신에 대해 말했다.
강이슬은 “예전에는 오기가 있었다. 득점을 많이 해야 하는 역할이었다. 그 역할 하나에 치중돼 있어 스스로 득점을 많이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며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
이어 “슛감이라는 것은 항상 좋을 수는 없다. 슛이 안 좋을 때 내가 계속 뛸 수 있는 이유를 증명해야 하는데 지난 시즌을 치르며 해답을 찾았다”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답했다.
이 과정에서 소득도 있었다. “리바운드나 그런 것뿐만 아니라 경기를 조율하거나 다른 선수를 살려주는 것들도 여유가 생기다 보니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전체적으로 우리 선수들이 많이 올라왔고, 리듬이 생긴 거 같다. 나와 이제 막 뛰기 시작한 선수가 동시에 찬스가 나면 내가 슛을 쏘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수비가 나한테 뛰어온다. 이런 상황에서 옆에 다른 선수가 슛을 던지는 것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이 선수가 넣어줄 것이다’라는 믿음이 생겼다. 슛이 안 들어가도 리바운드를 잡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서 경기력이 좋아지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는 “요즘 농구가 너무 재밌다. 어떤 플레이든 하는 만큼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몸 관리만 잘하면 계속 재밌게 할 수 있다. 호흡도 잘 맞고 있고 잘될 때 분위기가 좋다”며 최근 즐겁게 경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즌 개막전 유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KB스타즈는 8승 6패로 NBK 썸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라섰다. 선두 하나은행과는 3게임 차. 오르지 못할 나무는 아니다.
강이슬은 “우리가 쫓아가는 상황이라 부담이 적은 거 같다. 한 경기 한 경기 준비하고 있고, 어느 팀이든 언제 누가 아플지 모르기에 변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경쟁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이어 “목표는 1위를 잡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며 선두 하나은행을 잡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용인=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