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1할대 타율을 허덕이던 그 타자가 맞을까. 4안타 몰아치며 3할 타율을 돌파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 그는 침착함을 유지했다.
이정후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홈경기 1번 우익수 선발 출전, 5타수 4안타 2득점 기록하며 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타율은 0.313까지 치솟았다. 보름 전 1할대 타율을 맴돌던 그는 최근 15경기에서 타율 0.439 출루율 0.467 장타율 0.667로 무서운 상승세 보여주고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세 번째 4안타 경기, 동시에 이번 시즌에만 네 번째 3안타 이상 경기를 기록했다. 이는 리그 공동 1위다. 1회 3루타를 시작으로 네 타석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이정후는 “타자든 투수든 경기가 잘 될 때 자기가 가진 느낌이 있다. 뭐라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자기 고유의 느낌이 있는데 그런 리듬감이 밸런스가 좋다 보니 잘 나오고 있는 거 같다”며 최근 선전에 대해 말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맥스 마이어의 초구를 받아쳐 101마일짜리 강한 타구로 우중간을 꿰뚫은 그는 “타격감이 좋을 때는 적극적으로 치는 스타일이다. 지금 타격감이 좋아서 3구 안에 승부를 보려고 한 거 같다”며 초구를 공략한 이유에 관해서도 말했다.
잘 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기도 했지만, 7회 네 번째 안타의 경우는 빗맞은 뜬공 타구가 야수 사이에 떨어지며 안타로 이어졌다.
“이것이 야구”라며 말을 이은 그는 “사실 나는 아직 잘 맞고 잡힌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이런 안타가 나와줘야 잡힌 타구도 보상이 된다고 생각한다. 타자들이 잘 맞은 타구가 잡히면 ‘빗맞은 타구가 안타도 나오겠지’라고 생각하며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갈 때가 많다. 시리즈 첫날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빗맞은 타구들이 안타가 나오며 평균을 되찾는 거 같다”며 생각을 전했다.
이번 시즌 두 번째로 1번 타자로 나선 그는 “오랜만에 1번을 치니 타석도 많이 돌아와서 좋았다. 다섯 번을 친 것은 오랜만이다. 타격감이 좋으니 결과도 나오고 있다”며 상위 타선으로 나왔을 때 좋은 점에 관해서도 말했다. “계속 1번을 할지는 감독님이 결정하실 일이고, 어느 타순에 들어가든 거기에 맞게 하던 대로 하려고 한다”며 타순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이날 경기 후 수훈 선수로 방송 인터뷰를 하다가 동료 윌리 아다메스의 음료수 세례를 정면으로 맞은 그는 “마지막으로 맞은 것이 언제인지 잘 모르겠다. 오늘 그래도 날씨가 최근에 비해 따뜻해서 괜찮았다”며 오랜만에 음료수를 맞은 소감도 전했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에도 개막 후 4월까지 30경기에서 타율 0.319 출루율 0.375 장타율 0.526으로 활약했다. 그러다 5월과 6월 긴 슬럼프를 경험했다.
지난해 4월과 지금을 비교하는 질문에 그는 “지난해에는 지금쯤 떨어진다는 느낌이었다면, 올해는 시작이 바닥이었지만 올라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4월에 야구를 잘한 적이 많이 없다. 미국에서는 다르게 가고 있는데 작년에는 5월부터 안 좋았는데 지금 이렇게 가는 것을 잘 유지했으면 좋겠다”며 기복없는 시즌을 다짐했다.
“한국에서는 기복 없이 잘해왔는데 여기서는 기복을 처음 느껴봤다. 이렇게 하면 성적 유지가 힘들겠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며 지난 시즌을 통해 느낀 점을 밝힌 그는 “시즌이 끝나기 전까지는 어떤 성적이 나오든 그 성적이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초반에 잘 안된다고 그 성적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고 초반에 잘 된다고 그렇게 끝나는 것도 아니다. 계속 나를 믿고 162경기를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는 거 같다. 올해는 기복 없는 시즌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각오를 전했다.
지난 시즌 구단의 관리 아래 150경기를 소화했던 그는 “올해는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라인업에 이름이 올라오면 다 나가고 싶다”며 작년보다 더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다는 소망을 전한 뒤 필라델피아행 원정길에 올랐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