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안중열 통해 다시 꾸게 된 `포수 왕국`의 꿈

롯데는 지난 겨울 포수 왕국을 꿈꿨었다.

최현 배터리 코치의 지도를 받아 많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시즌이 되기를 기대했다.

김준태 정보근이 경험을 쌓았고 지시완은 기본을 해줄 수 있는 포수라 여겨졌다. 여기에 강태율이 경쟁에 가세하며 숫자 상으로는 포수 자원이 넘치는 상황에 이르렀다.

불안했던 롯데 안방이 안중열 가세로 한층 편안해 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하지만 포수 왕국의 꿈은 그저 꿈일 뿐이었다. 김준태와 정보긍의 성장은 더뎠고 지시완은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기대를 모았던 강태율도 크게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9시즌을 망쳐 놓았던 폭투는 다시 크게 늘어나며 압도적인 1위가 됐고 포수 타석에서의 공격력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포수는 다시 롯데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됐다.

그 짐을 덜어준 선수가 안중열(26)이다. 상무에서 제대한 안중열은 곧바로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차며 팀의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안정감 있는 수비와 한 방이 있는 타격으로 롯데 안방을 책임지고 있다.

안중열은 비록 12경기 밖에 뛰지 않았지만 수비 지표가 가장 좋은 포수로 자리잡고 있다.

롯데 포수 중 수비 범위 관련 득점 기여도가 마이너스가 아닌 포수는 안중열이 유일하다. 나머지 포수들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도루 저지율도 0.286으로 아주 나쁘지는 않다. 기본은 해주고 있다.

타석에서의 존재감도 만만치 않다. 12경기서 타율 0.269를 기록하고 있다. 홈런도 1개를 때려내며 장타력을 보여주고 있다.

출루율이 0.387로 낮지 않고 장타율은 0.423을 기록 중이다. OPS가 0.810으로 포수 치고는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수비에서의 안정감에 이어 타석에서도 기대를 품게하는 포수가 드디어 등장한 것이다.

비록 롯데가 키워낸 재능은 아니지만 롯데에서 꽃 필 수 있는 기회를 잡고 있다. 안중열이 중심을 잡아 주면서 지시완도 부담을 덜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A팀 전력 분석원은 "안중열이 포수로 앉으면서 롯데에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생겼다. 포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롯데가 짐을 덜 수 있게 됐다고 본다. 눈에 확 띄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포수 부문에서 안정감이 생겼다. 도루 저지율도 나쁜 편이 아니다. 특히 공을 잘 빠트리지 않는다. 일단 좋은 캐칭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안정감을 기대할 수 있다. 늘 폭투나 포일 때문에 힘겨워 했던 롯데다. 안중열이 포수로 앉으면서 그 부분이 많이 개선됐다. 투수들이 마음 편히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그것 만으로도 큰 변화다. 룻데가 포수가 장점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약점으로 지목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안중열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롯데 포수들도 저마다 장점이 있고 가능성이 있는 포수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항상 따라다니고 있다.

안중열은 그 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 포수다. 함께 경쟁하며 후배 포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그의 임무다.

서튼 롯데 감독은 "1,2년 전에 비하면 포수들이 많이 발전했다. 하지만 나아 졌다고 더 향상될 게 없다는 건 아니다. 더 좋아져야 한다. 최현 코치가 포수들을 열심히 발전 시키고 있다. 잘하는 건 계속 잘해야 하고 보완할 건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은 먼 얘기지만 롯데가 진정으로 튼실한 안방을 구축했을 때 안중열이 차지했던 비중은 그리 작지 만은 않을 것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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