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변신이다. 롯데 '슈퍼 루키' 김진욱(19)이 도쿄 올림픽 이후 보다 다양한 매력을 뽐내고 있다.
김진욱은 묵직한 패스트볼이 장기인 투수다. 높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내려 꽂는 패스트볼은 타자 앞에서 떠오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무브먼트가 좋다.
패스트볼 하나 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투수가 김진욱이다.
롯데 슈퍼 루키 김진욱이 패스트볼 뿐 아니라 슬라이더와 커브로도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그런 김진욱이 점차 진화하고 있다. 변화구까지 다양하게 구사하며 상대를 무너트리고 있다. 힘으로만 밀어붙이던 지난 모습은 사라졌다. 이젠 제법 변화구를 섞으며 완급 조절까지 하고 있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가 된 것이다.
김진욱이 던질 수 있는 변화구는 슬라이더와 커브 정도다. 다양하지는 않지만 140km대 후반의 패스트볼과 좋은 짝을 이루고 있다.
좌투수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슬라이더는 예리함을 더하고 있다. 슬라이더가 변하는 각은 크지 않지만 130km대 중.후반의 스피드를 형성하며 빠르게 움직이는 궤적을 보이고 있다.
140km대 후반의 패스트볼에 130km대 중.후반의 슬라이더 조합은 알면서도 당할 수 있는 좋은 컴비네이션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이젠 커브도 자신 있게 던지고 있다.
김진욱의 커브는 평균 110km대 후반에서 121km정도까지 나오고 있다. 효과적인 완급 조절용 투구가 되고 있다.
김진욱의 빠른 공에 대비가 돼 있던 타자들에게 느리고 각 크게 떨어지는 커브는 대단히 위협적인 무기로 업그레이드가 됐다. 유인구로서 커브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카운트를 잡는 공으로서 커브도 던질 수 있게 됐다.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잡는 느린 커브는 김진욱의 빠른 공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A팀 전력 분석 관계자는 "김진욱이 등판할 수록 강해지고 있다. 올림픽을 다녀 온 뒤 패스트볼 구사 비율이 크게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었다. 빠른 공 하나 만으로도 상대를 윽박지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변화구 구사 비율을 다시 높이기 시작했다.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변화구에 대한 믿음이 생겼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만큼 자신의 공을 믿고 던지는 것이 느껴진다. 패스트볼을 노리고 있는 타자에게 빠른 슬라이더와 느리고 각 큰 커브는 큰 위협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슬라이더 하나만으로는 안된다. 빠른 슬라이더는 패스트볼 타이밍에 스윙이 나오다 걸릴 수 있다. 그러나 느린 커브가 추가되면 타자가 마음대로 스윙을 할 수 없다. 한 타이밍에만 맞출 수 없다 보니 계산이 복잡해질 수 밖에 없다. 김진욱의 슬라이더가 예리해 졌다면 커브에는 노련함이 배어져 나오고 있다. 커브의 진화가 더욱 돋보인다. 김진욱이 슬라이더와 함께 커브 구사 비율을 높이며 재미를 보고 있다. 경기별로 패스트볼이 많은 경기, 변화구가 많은 경기가 달라진다. 상황과 상대에 맞는 배합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또 한 번 업그레이드가 됐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제 김진욱은 그저 파워만 앞세운 투수가 아니다. 타자를 현혹시킬 수 있는 제2, 제3의 무기를 지닌 투수로 성장했다. 불과 몇주 사이에 이뤄낸 진화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경험한 것이 김진욱에게 소중한 자신이 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중요한 건 김진욱은 아직도 성장 중이라는 점이다. 지금이 끝이 아니라 더 높은 곳을 향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최근 몇 주 사이에 보여준 진화가 그 증거다.
과연 김진욱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한국 야구는 도쿄 올림픽에서 많은 것을 잃었지만 김진욱이라는 보물을 건질 수 있기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