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시간이 그리 오래 남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유희관이 내년 시즌에도 부활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의 미래를 보장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희관이 이제 은퇴 위기까지 몰렸다.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이 마지막 희망이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올 초, 유희관은 두산과 1년 계약을 맺었다. 연봉이 3억 원에 비해 옵션이 7억 원이나 되는 배 보다 배꼽이 더 큰 계약이었다. 올 시즌 유희관의 성적을 보면 옵션의 대부분을 채우지 못했을 것으로 예상 된다. 이제는 연봉 재계약 협상을 해야 한다. 올 시즌 연봉에서도 상당 부분 삭감이 예상 된다.
유희관을 2021시즌 4승7패, 평균 자책점 7.71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피안타율이 무려 0.384나 됐고 WHIP도 2.08로 대단히 높았다. 선발 투수로서 전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유희관에게는 내년 시즌이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구단의 기다림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희관의 부진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8시즌 10승을 달성하기는 했지만 평균 자책점은 6.70이나 됐다. 이후 구단의 기대에 부응한 시즌은 없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구위로 승부를 거는 투수가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롱런을 할 수 있는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던 유희관이다.
하지만 그 어느 투수보다도 에이징 커브가 빨리 왔다고 할 수 있다. 유희관의 제구력은 더 이상 KBO리그에서 통하는 수준이 아님을 성적이 말해주고 있다.
A팀 전력 분석 관계자는 "유희관의 부진은 타자들이 유희관에게 이제는 완벽히 적응했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그동안은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스트라이크 존 곳곳을 찌르는 승부로 성과를 거뒀지만 이젠 그런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유희관 나름대로 생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기는 하다. 우타자 기준으로 몸쪽을 깊게 찌르고 체인지업으로 바깥쪽을 공략하는 패턴이 유희관의 정공법이었는데 이젠 바깥쪽도 많이 던지고 슬라이더도 많이 쓰려고 애쓰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도 얼마 지나지 않아 공략 당하기 시작했다. 변신 노력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힘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패턴을 읽히게 되면 공략이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재기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희관의 투구 스타일은 더 이상 KBO리그서 새로운 것이 아니다. 유희관에게는 상대의 집중력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그다지 많이 남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내년 시즌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진다는 대목이다. KBO는 내년 시즌 스트라이크존을 규정에 나와 있는 대로 최대한 넓힌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제구력이 좋은 유희관에게는 힘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B팀 전력 분석원은 "스트라이크 존 확대도 유희관에게는 크게 힘이 안 될 수 있다. 양 옆 보다는 위 아래로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힘이 없는 유희관의 공은 하이 패스트볼 존 공략에 적당하지 않다. 양 사이드가 넓어진다면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위.아래로 넓어지는 건 유희관에게 힘이 안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유희관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넒어지는 스트라이크 존이 마지막 기댈 구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위.아래로만 넓어지는 존이라면 힘이 안될 가능성도 있다.
유희관은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넓어지는 스트라이크 존과 함께 부활할 수 있을까. 숙제는 오롯이 유희관에게 주어져 있다. 유희관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