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의 이기주의가 야구계를 야구판으로, 야구인들을 야구쟁이로 전락시키고 있다. 음주운전 전과 3범 강정호(35)의 복귀 때문이다. 팬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거센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도 모르쇠로 일관 중이다.
키움의 강정호 복귀 추진이 2022시즌 개막을 앞둔 프로야구를 어지럽게 만들고 있다. 키움은 지난 18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강정호에 대한 임의해지 복귀 승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17일에는 강정호와 최저연봉(3000만 원) 계약을 완료했다.
강정호 복귀 추진에 야구계 내부에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강정호는 야구에 관심이 없는 이들도 잘 안다. 바로 3차례 음주 운전 전력 때문이다. 강정호는 2016년 술을 마신 채 운전대를 잡았고, 운전자 바꿔치기까지 시도했다. 조사과정에서는 2009년과 2011년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사실도 들통났다.
과거 히어로즈 시절 강정호가 시상식장에서 환하게 웃는 장면. 내년부터는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강정호를 다시 볼 수 있을 전망에 야구팬들의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이로 인해 비자 발급을 받지 못해 2017시즌을 통째로 날린 강정호는 2018시즌 막판 빅리그에 복귀했지만 부진 끝에 2019년 8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방출됐다. KBO리그를 주름잡고, 미국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했지만, 사실상 야구계에서 퇴출된 상태다. 2020년에도 키움과 손잡고 KBO리그 복귀를 타진했다가 자신을 향한 싸늘한 시선만 확인한 채 스스로 포기했다.
이런 강정호를 키움이 먼저 품었다. 강정호의 거취를 놓고 고민했던 2020년과는 달리 이번엔 아예 2022시즌 선수 계약까지 먼저 맺고, 이를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특히 KBO로부터 1년 유기실격 징계를 받아 올 시즌에 뛸 수 없다. 3년 간 공백으로 기량을 장담할 수 없다. 나이도 30대 후반이다. 강정호 복귀로 얻는 실익을 따지자면 ‘실’이 더 크다.
하지만 강정호 복귀를 추진한 고형욱 단장은 “40년 넘게 야구인으로 살아온 선배 야구인으로서 강정호에게 야구선수로서 마무리할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어 영입을 추진하게 됐다”는 말만 반복적으로 하고 있다. 대주주인 이장석 전 대표의 입김이 있었냐는 질문에도 자기 혼자 총대를 메는 모습이다.
홍원기 감독도 마찬가지다. 강정호 복귀와 관련해 “올해까지가 계약기간이다”라며 말을 아끼는 듯 했지만, 선배 입장으로 돌아가서는 “한순간에 야구 명예가 잃어버렸다.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한다”고 감쌌다.
물론 야구인들 모두가 강정호의 복귀를 따뜻하게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니다. 한 은퇴선수는 “도대체 (키움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기량 면에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올 시즌 호재가 많은 프로야구였는데, 대형 악재다”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야구팬들의 여론도 마찬가지다. 이참에 키움 히어로즈 구단명을 키움 빌런즈로 바꾸라는 목소리가 많다. 야구계에서 사고를 친 선수를 모으고, 유니폼도 죄수복 콘셉트로 가자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고형욱 단장은 2년 전과 여론이 달라졌을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진 않을 것이다”라면서도 “계약까지 했고, 결정은 무를 수 없다”고 밀어 붙일 것임을 시사했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말이 생각나는 답변이었다.
한 마디로 히어로즈의 선배 야구인들은 전과자 후배의 ‘아름다운 마무리’가 우선 순위인 것이다. 팬들의 실망 따위는 전혀 고민없이 그들만의 카르텔이 중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