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 신고식 이후 한 번도 전주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 그 분위기를 한 번은 느껴보고 싶네요.”
전주 KCC는 14일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2022-23 KBL D리그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맞대결에서 혈전 끝에 84-80으로 승리했다.
베스트까지는 아니지만 1군 벤치 전력을 대부분 이끌고 이천으로 향한 KCC. 그러나 이날 팀을 승리로 이끈 건 전준범도 이근휘도 아니었다. 지난 2022 KBL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7순위로 지명된 신인 여준형이 있었기에 KCC는 승리할 수 있었다.
여준형은 현대모비스전에서 3점슛 2개 포함 24점 12리바운드 1어시스트 1블록슛으로 활약했다. 지난 7일 수원 kt와의 D리그 경기에서 21점 8리바운드로 활약한 후 또 한 번 20점 이상을 기록했다.
여준형은 경기 후 “점수차를 벌릴 수 있는 상황에서 실수가 많았다. 마지막에 질 것 같았는데 이기려는 의지를 잃지 않고 뛴 것이 승리로 이어졌다”고 이야기했다.
스탯만으로도 이미 제 몫을 해낸 여준형이지만 마지막 2개의 리바운드가 24점보다 더 값졌다. 현대모비스의 막판 추격 상황에서 귀중한 수비 리바운드를 잡아낸 후 파울을 얻어냈다. 자유투 2구를 실패했으나 다시 공격 리바운드를 기록, 쐐기 득점을 만들어내며 스스로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여준형은 “무조건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코트 위에 선 우리 선수들 중 내가 키가 가장 컸고 또 리바운드에 많이 참가하는 편이다 보니 집중했다”고 돌아봤다.
200cm에 가까운 신장에도 여준형의 슈팅 능력은 뛰어났다. 고교, 대학 시절까지 미드레인지 점퍼는 이미 수준급이었던 그였다. 여기에 3점슛까지 장착했다. 여준형의 3점슛은 포물선이 완벽했다. 그저 운으로 림을 갈랐다고 보기 힘들었다.
여준형은 “틈이 날 때마다 슈팅 훈련을 한다. 신인 선수들끼리 하루도 쉬지 않고 야간 훈련을 하고 있는데 그때 슈팅 훈련을 중점적으로 한다”며 “대학 때까지는 미드레인지 점퍼 위주로 시도했다면 프로에서는 3점슛도 던질 수 있어야 1군에서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장신 포워드, 그리고 4번 포지션인 여준형이지만 아직 1군 데뷔 기회를 얻지는 못했다. KBL 최고의 4번 이승현이 버티고 있었고 이제는 이종현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외에도 김상규, 서정현 등이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전창진 KCC 감독은 4번 자원이 부족하다고 매번 언급했으나 여준형에게 돌아갈 기회는 아직 없었다.
여준형은 “경쟁이란 신인 선수라는 신분을 떠나 당연히 해야 한다. 오프 시즌을 통한 경쟁으로 형들을 이겨야 한 번이라도 기회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전창진)감독님의 시선에서 나는 지금껏 보여준 게 없고 믿음을 드린 게 없으니 당연히 기회를 안 주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최선을 다한다면 언젠가 (기회가)생길 거라고 믿는다”고 바라봤다.
프로는 경쟁의 연속이다. 좋은 피지컬을 지닌 신인 선수라고 해도 결국 포지션을 지키고 있는 기존 선수들에 비해 뛰어난 부분이 없다면 기회를 얻기 힘들다. 여준형 역시 이 부분에 대해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고 그렇기에 자신만의 강점을 만드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여준형은 “송교창 선배가 롤 모델이다. 4번으로 뛸 때 포지션 대비 뛰어난 스피드를 통해 확실히 우위를 가져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나도 그런 강점을 지녀야 한다. (이)승현이 형처럼 피지컬이 엄청 좋은 편은 아니지 않나(웃음). 빨리 뛰고 찬스가 생기면 던지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로 첫 시즌이 거의 다 지나가고 있다. 이것도 경험이다. 돌아보면 노력을 안 하면 훅 가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음 지었다.
2022-23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현재, 여준형은 아직 프로 데뷔 기회를 얻지 못했다. 전주 팬들 앞에 선 유일한 기억은 입단 신고식. 그는 KBL 최고의 응원 열기를 자랑하는 전주에서 KCC 유니폼을 입고 뛰기를 강하게 원하고 있다.
여준형은 “전주에 꼭 내려가 보고 싶다.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다. 또 형들과 함께 뛰면서 많은 걸 경험하고 싶다”며 두 눈을 반짝였다.
[이천=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