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딱 반집 차이였다.
하루 두 판의 승부를 겨룬 대만팀 주장 쉬하오훙 9단과 바둑메카의정부 3지명 설현준 8단이 1승 1패씩을 기록했지만, 마지막 승리를 가져간 대만이 웃었다.
19일 서울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와 대만 해봉(海峰)기원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2022-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인터리그 3라운드 4경기에서 대만의 보물섬정예가 바둑메카의정부에 3-2로 승리했다. 종료 시각은 자정을 넘긴 0시 23분.
개막전 승리 이후 5연패에 신음하던 대만 팀이 마침내 2승째를 올렸다. 반면 바둑메카의정부는 16일 정관장천녹에 2-3으로 패한 데 이어 2연속 2-3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올해 들어 두 달 가까이 패배만을 거듭해왔던 대만팀은 시즌 7번째 경기를 맞아 8-1-6-7지명 순으로 팀을 구성했다. 한눈에 봐도 하위 지명 위주의 오더, 주장 쉬하오훙만 이긴다면 나머지 판은 해보나 마나인 것처럼 보였다. 바둑메카의정부는 1국의 김지석 9단을 필두로 설현준-이원영-문민종의 순.
그 쉬하오훙 9단을 설현준 8단이 개전 2시간 만에 불계로 꺾었다. 선제점이지만 결승점처럼 느껴졌다. 나머지는 3-1이냐, 4-0이냐의 스코어만 문제될 뿐 바둑메카의정부가 승리하는 데 걸림돌이 될 만한 것이라곤 없어 보였다.
그러나 4국까지 승부는 2-2의 스코어. 김지석 9단이 2006년생 대만의 8지명 쉬징언 4단에게 발목이 잡혔고,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았던 2지명 이원영 9단이 골인 직전 충격의 역전패를 당하면서 에이스 결정전까지 가고 말았다.
바둑메카의정부는 이번 시즌 들어 네 번째, 대만 팀은 세 번째 맞는 에이스 결정전이었다. 두 팀 모두 에이스 결정전 승리가 없었다.
에이스 결정전은 밤 11시 6분부터 시작됐다. 처음 에이스 결정전에 등판한 쉬하오훙 9단이 설현준 8단을 상대로 중반부터 힘을 내며 줄곧 우세한 국면을 이끌어갔다. 앞서 시즌 초반엔 박정환 9단에게, 이후엔 이지현 9단에게 각각 시간패를 당한 쉬하오훙이지만, 그동안 적응이 된 때문인지 이날은 초속기인데도 별반 문제점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때 반면 승부로까지 벌어졌던 바둑이 이후 잠시 알 수 없는 상황을 맞기도 했지만, 결과는 쉬하오훙 9단이 266수 만에 백 반집승 했다. 승점 3점을 획득 시 2위까지 넘볼 수 있었던 바둑메카의정부로선 망연자실의 결과였다. 바둑메카 의정부는 네 차례의 에이스 결정전에 김지석 9단이 두 번, 설현준 8단이 두 번 출전해 모두 패배를 기록하고 말았다.
6경기 만에 2승째의 기쁨을 맛본 대만팀은 승점 7점으로 최하위 탈출의 가능성을 보였다. 바둑메카의정부는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치며 10점으로 5위 제자리.
22일부터는 개막 9주차 일정이 시작된다. 대진은 보물섬정예-컴투스타이젬(22일), 셀트리온-포스코케미칼(23일), 한국물가정보-킥스(24일), 포스코케미칼-수려한합천(25일), 일본기원-한국물가정보(26일).
2022-23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2억 5000만 원, 준우승 1억 원이다. 사상 첫 양대 리그(난가 리그-수담 리그)로 운영하는 정규시즌은 각 리그의 상위 세 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른다. 매 경기의 승점은 4-0 또는 3-1로 승리할 시 3점, 3-2로 승리할 시 2점, 2-3으로 패할 시 1점이다.
[강대호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