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 이다, 우리가 알던 ‘포수 양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큰일이다. 한국 대표팀을 든든히 지켜줄 것이라 믿었던 안방마님이 보이지 않는다.

한국 대표팀의 가장 큰 전력 플러스 요인은 양의지의 존재감이었다. 양의지가 지키고 있는 안방은 단연 최강이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양의지의 안정감은 크게 떨어지고 있다. 대표팀이 믿었던 볼 배합과 투수 리드는 좀처럼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양의지가 경기 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타석에서는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국제 대회서 크게 약점을 보였지만 이번 대회에선 연속 경기 홈런을 포함해 3경기 연속 안타를 치며 좋은 감을 뽐내고 있다.

하지만 마스크를 쓴 포수로는 도드라지지 못하고 있다.

1차전인 호주전서는 홈런을 3방이나 허용했고 일본전서는 대량 실점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투수 탓이 가장 컸겠지만 양의지의 볼 배합에서도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양의지가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좋지 않은 컨디션의 투수를 최소 실점으로 막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컨디션이 좋은 투수는 어떤 포수가 와도 제 몫을 하기 마련이다. 포수가 굳이 많은 리드를 하지 않아도 알아서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다.

12일 체코전 선발이었던 박세웅이 그런 케이스였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공을 던지며 경기를 끌고 나갔다.

문제는 박세웅이 내려간 다음부터였다.

한국은 체코전서 최소 실점이 필요 했다. 한 점도 주지 않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3점을 빼앗겼다. 투수들의 제구력이 뒷받침 되지 못한 것도 있지만 그렇다고 양의지의 볼 배합이 빛났다고도 말하기 어려웠다.

양의지의 장점이 사라진 셈이다. 양의지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수준이 떨어지는 투수들을 수준급 결과물로 인도하는 역할을 빼어나게 수행했기 때문이었다.

볼 배합에 정답은 없다. 이날 경기서도 양의지가 틀렸다고 하긴 어렵다. 하지만 결과로 말을 해 보자면 양의지의 투수 리드는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떨어졌다.

이번 대회서 페이스가 좋지 못한 젊은 투수들을 여유 있게 리드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덩달아 불안한 장면만 노출했다.

평범한 포수 파울 플라이를 놓친다든지 볼 카운트 0-2에서 던진 이용찬의 스플리터를 뒤로 흘리는 장면은 양의지답지 않은 플레이였다.

박세웅을 제외하면 현재 우리 대표팀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이는 투수는 극히 드물다고 하겠다. 자신의 공을 제대로 뿌지리 못하는 투수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양의지의 몫이 커진다. 양의지가 그들을 안정감 있게 이끌어야 한다. 흔들리는 투수를 제대로 잡아줄 때 양의지의 진가는 발휘된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컨디션이 좋은 투수는 어떤 포수가 앉아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포수가 진짜 힘을 발휘할 때는 좋지 않은 컨디션의 투수를 최상의 결과로 이끌 때다.

아직은 ‘포수 양의지’는 보이지 않고 있다. 양의지가 진가를 발휘할 때 불안해 보이는 대표팀 투수진도 안정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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