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베테랑 좌완 장원준이 포수 양의지와 다시 뭉쳐 1,844일을 기다린 개인 통산 130승 고지에 올랐다. 8년 전 한국시리즈 3차전 역투의 추억이 잠시 스친 베어스 낭만야구가 완성된 하루였다.
두산은 5월 23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7대 5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시즌 21승 1무 19패를 기록했다.
이날 두산은 선발 마운드에 장원준을 올렸다. 장원준은 2018년 5월 5일 잠실 LG 트윈스전 승리 투수 뒤 무려 1,844일만의 승리를 노렸다.
선취 득점은 두산의 몫이었다. 두산은 1회 말 세 타자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만루 기회에서 로하스의 희생 뜬공으로 선취 득점을 만들었다.
1회 초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출발했던 장원준은 2회 초 곧바로 위기에 빠졌다. 장원준은 2회 초 피렐라와 강민호에게 연속 안타를 내준 뒤 무사 1, 3루 상황에서 강한울에게 번트 안타를 허용했다. 이 과정에서 1루수 양석환의 악송구가 나오면서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와 1대 1 동점이 이뤄졌다.
이어진 1사 1, 3루에서 장원준은 김태군에게 내야 안타를 맞고 2실점 째를 기록했다. 후속 타자 이재현에게도 2타점 적시 3루타를 맞고 추가 실점까지 허용했다.
1대 4로 뒤집힌 상황에서 두산 타선이 힘을 냈다. 두산은 3회 말 1사 뒤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1, 2루 기회에서 로하스의 2타점 적시 2루타로 추격에 돌입했다. 이어 김재환의 1타점 동점 적시 2루타에 이어 송승환의 1타점 역전 적시 2루타까지 터졌다.
장원준은 4회 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승리 투수를 향해 한 걸음씩 전진했다. 장원준은 4회 초 선두 타자 오재일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 김태군에게 병살타를 유도했다. 장원준은 이재현을 상대로 자신이 직접 잡은 투수 뜬공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5회 초 마지막 이닝에서 장원준은 선두 타자 김지찬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뒤 김현준과 구자욱을 땅볼로 유도해 승리 투수 요건을 충족했다.
두산은 6회 말 정수빈의 2루타와 양의지의 고의4구로 만든 1사 1, 3루 기회에서 양석환의 희생 뜬공으로 7대 4까지 달아났다. 7회 초 강민호에게 적시타를 맞고 2점 차로 추격당한 두산은 8회 정철원, 9회 홍건희로 이어지는 필승 계투를 동원해 경기를 매듭지었다.
이날 장원준은 5이닝 7피안타 4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장원준이 5이닝 이상 투구한 건 2018년 6월 20일 잠실 넥센 히어로즈전(5이닝 6실점) 이후 1,798일만의 기록이었다. 장원준은 이날 던진 총 70구 가운데 스트라이크 48개를 기록했다. 최고 구속 140km/h 투심 패스트볼(31개)과 슬라이더(24개), 그리고 체인지업(10개)을 섞어 삼성 타선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무려 5년의 세월을 기다린 승리였기에 장원준의 개인 통산 130승 달성은 더 값졌다. 공교롭게도 잠실구장에서 삼성을 만나 거둔 승리였다. 두산 팬이라면 2015년 한국시리즈 3차전 장원준의 127구 역투가 떠오르지 않았을까. 5년 만에 재회한 양의지와 함께여서 더 뭉클한 순간이 만들어졌다. 베어스표 낭만야구가 샘솟는 하루였다.
[잠실(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