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이 전날 충격적인 대역전패를 당한 8회 빅 이닝 헌납 장면을 뒤돌아봤다. 역전패의 시발점이 된 투수 김진욱의 등판은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다는 게 서튼 감독의 시선이다.
롯데는 6월 17일 문학 SSG 랜더스전에서 5대 8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4연패에 빠진 롯데는 시즌 31승 28패로 리그 4위를 유지했다. 같은 날 승리한 3위 NC 다이노스와는 2.5경기 차로 벌어지고, 5위 두산 베어스와는 1경기 차로 좁혀졌다.
이날 롯데는 유강남의 선제 2점 홈런과 추가 득점, 그리고 선발 투수 박세웅의 7이닝 1실점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쾌투로 7회까지 5대 1 리드를 잡았다.
롯데에 충격을 안긴 순간은 8회에 찾아왔다. 롯데는 8회 말 박세웅을 내리고 김진욱을 마운드에 올렸다. 김진욱은 두 타자 연속 피안타를 허용한 뒤 추신수에게도 사구를 내줬다. 무사 만루 위기가 찾아오자 롯데 벤치는 구승민을 곧바로 투입했다.
구승민은 최지훈을 투수 앞 땅볼로 유도해 홈 포스아웃에 성공했다. 한숨을 돌리는 듯했지만, 구승민은 후속타자 최정과 7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허망한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이어 에레디아를 3루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3루수 한동희가 강습 타구를 한 번 놓친 탓에 병살타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오면서 점수 차는 3대 5로 좁혀졌다.
구승민은 박성한과 7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다시 볼넷을 내줘 2사 만루 위기를 맞이했다. 결국, 롯데 벤치는 마무리 투수 김원중을 조기 투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하지만, 김원중마저 제구가 흔들렸다. 김원중은 대타 최주환을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연달아 볼 4개를 내주며 밀어내기 볼넷과 함께 다시 2사 만루 상황에 처했다.
한 점 차로 좁혀진 상황에서 김원중은 후속타자 전의산에게 던진 2구째 147km/h 속구가 좌중간을 가르는 3타점 싹쓸이 역전 적시 2루타로 연결되는 충격적인 결말을 맞이했다. 결국, 김원중은 강진성에게도 볼넷을 내준 뒤 안상현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롯데 벤치는 이어진 2사 1, 2루 상황에서 김원중을 내리고 김상수를 올렸다. 김상수는 추신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길었던 8회를 마무리했다.
롯데는 9회 초 상대 마무리 투수 서진용을 상대로 무사 1, 2루 반격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후속타자 안치홍이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결국 허망한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서튼 감독은 18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어제 7회까지는 선발 투수, 수비, 타격, 주루에서 모두 좋은 흐름이 이어졌다. 8회 말 4점 차 리드 상황과 상대 타순을 보면 김진욱 선수가 올라가도 전혀 이상한 상황이 아니었다. 구위가 좋아보였고 2스트라이크까지도 빠르게 잡았지만, 결국 아웃 카운트를 못 잡았다”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구승민과 김원중도 연달아 제구가 흔들리면서 무너졌다. 서튼 감독은 “구승민 선수 투구 자체는 괜찮아 보였다. 피로도 전혀 없어 보였다. 김원중 선수는 피곤해 보이긴 했다. 또 카운트 싸움도 불리하게 이어졌다. 지난해와 올해 팀이 좋은 흐름일 때 불펜진이 확실히 자기 역할을 소화했다. 그만큼 우리 팀에선 불펜진 역할이 중요하다. 기존 불펜진이 다 돌아왔고 어린 투수들도 성장한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전반적인 불펜 피로도 문제는 아닌 듯싶다. 다만, 제구에 있어 원하는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 건 사실”이라고 바라봤다.
결국, 불펜진이 제구 난조와 볼넷으로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흐름을 내주는 건 팀 전체 분위기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서튼 감독은 “차라리 안타를 맞는다면 수정할 포인트가 나오지만, 볼넷은 전혀 그렇지 않다. 공짜로 베이스를 하나 주는 건 큰 문제다. 최근 3주 동안 볼넷이 많아진 부분에 있어서 투수진을 조정하고 향상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4연패 탈출을 노리는 롯데는 18일 경기에서 고승민(1루수)-전준우(지명타자)-안치홍(2루수)-잭 렉스(좌익수)-한동희(3루수)-윤동희(우익수)-유강남(포수)-박승욱(유격수)-김민석(중견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타순을 앞세워 SSG 선발 투수 엘리아스를 상대한다. 롯데 선발 투수는 반즈다.
[문학(인천)=김근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