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니’ 따뜻하게 품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졸장부’ 클린스만과 달랐던 품격 “손흥민은 리더답게 행동했다”

“손흥민은 손흥민답게 행동했다. 리더답게 말이다.”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은 대한민국 축구 역사에 있어 가장 기대받았고 또 가장 큰 실망감을 안겨준 대회였다.

1960년 이후 64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기대했던 대한민국. 손흥민을 필두로 김민재, 황희찬, 이강인 등 화려한 전력을 자랑했기 때문에 충분히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대한민국축구협회조차 영화관에서 팬들과 함께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는 이벤트를 준비하는 등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의 품격은 클린스만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대단했다. 사진=AFPBBNews=News1

해피 엔딩을 꿈꿨으나 배드 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위르겐 클린스만의 리더십은 여전히 끔찍했고 경기력도 좋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 4강까지 올랐으나 요르단에 역대급 참패를 당했다. 그리고 요르단전에 앞서 벌어진 대표팀 내분 사건은 여전히 정확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복잡한 상황이다.

대표팀 내분 중심에 손흥민, 이강인이 있었다는 점에서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손흥민은 이 과정에서 손가락 탈구 부상까지 당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을 정리하면 손흥민의 리더십에 이강인이 반발하는 그림이 그려진다. 대표팀 내 기강이 얼마나 무너져 있었는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준 사태였다.

더 충격적인 건 궁지에 몰린 클린스만이 아시안컵 4강 참패의 원인으로 대표팀 내분을 꼽았다는 것이다. 감독의 자리에 앉았음에도 선수들을 보호하지 않았다(물론 대한축구협회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무책임, 무능함을 인정하지 않으며 ‘졸장부’다운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는 경질이었다.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 공식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안컵 이후 일주일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10년 넘게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했던 에이스, 그리고 캡틴의 이야기는 보고 듣는 이들을 가슴 아프게 했다.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가장 힘든 일주일을 보낸 손흥민을 감싸 안았다. 사진=AFPBBNews=News1

이때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감싸 안았다. 클린스만이 자신의 경질을 피하기 위해 사지로 몰아넣었던 손흥민을 토트넘의 수장은 따뜻하게 품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울버햄튼과의 맞대결 전 공식 인터뷰에서 손흥민, 대표팀 내분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이에 답했다. 그는 “현역 선수 시절 내게는 그런 일이 없었다. 손흥민은 정말 좋은 사람이다. 그가 복귀해서 기쁘고 또 국가를 위해 모든 걸 바쳤다. 본인의 목표에 이르지는 못했으나 돌아와서 좋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대표팀 문제는 처리 중이지 않나. 그건 대한축구협회가 해결해야 할 일이다. 손흥민에게 물어보지 않았고 모르는 일이다. 탁구 관련 이야기는 답하고 싶지 않다. 자세한 이야기도 모르고 그건 대한민국, 대한축구협회의 사정이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손흥민이 좋은 리더십을 보였고 그런 게 바로 리더십이라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에 대해선 “손흥민은 손흥민답게 행동했다. 리더답게 말이다. 리더라면 언제든지 그런 상황, 비판받을 수 있는 상황을 겪게 된다”며 “리더십은 단순히 인기를 얻거나 다른 사람을 기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잘못됐다는 걸 이야기해주는 것이 리더다. 무슨 일이든 말이다. 나는 손흥민에게 그런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손흥민과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을 이끄는 2명의 리더다. 사진=AFPBBNews=News1

그러면서 “때로는 손흥민에 대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는 항상 웃고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손흥민에게 애정을 갖고 있고 또 그 역시 승부욕이 있다. 모든 부분에서 기대 이하로 떨어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리더의 행동은 모두가 좋아하는 일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손흥민을 따르는 대부분의 선수는 그의 말을 존중한다. 리더는 그래야 한다”고 답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마지막까지 손흥민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였다. 그는 “오랜 시간 손흥민을 지켜봤다. 그가 대한민국의 대표 선수였을 때도 말이다. (대한민국에서)얼마나 존중받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아시아 대회에서 지켜본 기억이 있기 때문에 그런 선수라는 걸 잘 알고 있다. 토트넘 선수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고 같은 답을 전했다”고 밝혔다.

말 한마디에서 나오는 품격의 차이는 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팀의 리더이자 에이스를 감싸 안으며 지도자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그러나 클린스만은 처음부터 끝까지 감독이란 타이틀이 부끄러울 정도로 형편없었다. 같은 지도자인데도 이처럼 다를 수 있을까. 아시안컵에서의 손흥민이 얼마나 외로웠을지, 토트넘으로 돌아간 그가 얼마나 행복할지 쉽게 상상하기 힘들다.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가장 지켜보기 힘들었던 1년이 지나갔다. 클린스만의 경질과 함께 말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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