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시카고 컵스의 캑터스리그 경기가 열린 1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의 슬로안파크.
경기를 앞두고 초록색 유니폼을 입은 오클랜드 선수들이 외야에 나가 워밍업을 한 뒤 하나둘씩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더그아웃 입구에는 초록색 후드티를 뒤집어 쓴 선수 한 명이 이들을 맞이해주고 있었다.
오클랜드 초청선수로 이날 교체 선수로 원정에 합류한 박효준(27)이었다. 박효준은 들어오는 선수 한 명 한 명마다 일일히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분위기를 띄웠다.
“첫 두 경기를 뛰는데 (더그아웃이) 너무 조용했다. 점수를 내도 소리를 내는 친구들이 없었다.”
경기 후 만난 박효준은 팀의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한 배경을 설명했다.
“나도 정말 이기고싶다. 아무리 우리가 지난 몇년간 많은 경기를 지는 팀이었어도 이기려고, 좋은 팀이 되려고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좋은 분위기속에서 야구를 하고 조금 더 친구들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면서 에너지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팀에게 도움이 되려고 하고 있다.”
어느덧 미국 무대에서 10년차가 된 그다. 경력으로는 베테랑급이다. 그렇기에 직접 나선 것일까?
“내가 베테랑급이 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팀이 전체적으로 어리다. 그러다보니 그렇게 됐다. 조금 더 편하게 친구들에게 에너지를 줄 수 있는 환경이다보니 팀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날 7회말 수비에서 우익수 브렌트 루커를 대신해 교체 투입된 그는 8회초 타석에서 중전 안타를 기록하며 시범경기 타율을 0.375로 끌어올렸다.
초청선수로서 개막로스터 진입을 경쟁중인 그는 ”끝날 때까지 최대한 살아남으려고 애쓰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 대해 말했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는 일정이 진행되면서 조금씩 선수들을 쳐낸다. 그렇기에 로스터 경쟁을 하는 선수 입장에서는 매일매일이 살얼음같은 분위기일 수밖에 없다. 감독이 부르면 불안한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그는 ”감독님은 항상 먼저 장난도 많이 쳐주시고 좋은 얘기도 해주신다“며 좋은 분위기속에 캠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후회없이 보내려고 하고 있다. 긴장하거나 그런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캇세이 감독은 앞선 인터뷰에서 ”내가 그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정말로 야구를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팀 동료들과 함께하는 것도 즐기고 있다. 지금까지 정말 좋은 팀 동료로 지내고 있다“며 박효준이 야구를 즐기고 있다고 평했다.
이날 그의 모습을 보면 정말로 그는 야구를 즐기고 있는 모습.
그는 ”최대한 즐기려고 한다. 항상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피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어차피 해야 할 것이라면 즐겁게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2년 만에 빅리그 복귀를 노리고 있는 그는 ”결과를 떠나 최대한 즐겁고 후회없이,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다“는 말을 남긴 뒤 경기장을 떠났다.
[메사(미국)=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