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은 10초도 쉬지 못했고 그 결과는 4쿼터 1점으로 돌아왔다.
수원 kt는 지난 5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2024-25 KCC 프로농구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74-82로 패배했다.
무려 17점차로 앞섰던 kt다. 그러나 로테이션 여유가 없어 주축 선수들의 출전 시간 관리가 어려웠다. 그 결과는 끔찍한 역전 패배로 돌아왔다.
3쿼터까지만 하더라도 분위기는 좋았다. 한국가스공사의 추격전이 매서웠으나 두 자릿수 격차를 유지했다. 허훈과 한희원이 전반을 책임졌고 3쿼터에는 레이션 해먼즈와 하윤기가 힘을 냈다. 그러나 4쿼터 10분은 버티지 못했다.
kt는 한국가스공사와 달리 로테이션 활용이 전혀 없었다. 특히 허훈의 쉬는 시간을 벌어줄 선수가 단 1명도 없어 39분 51초를 뛰게 했다. 한국가스공사의 강력한 앞선에 맞서려 투 가드를 선택한 결과였다.
허훈은 3쿼터까지 17점을 기록, 신들린 야투 감각을 선보였다. 특히 수비수를 앞에 두고 던진 미드레인지 점퍼는 실패를 몰랐다. 그러나 그 역시 누적된 피로는 극복하지 못했다. 4쿼터 1점, 야투 0%로 돌아온 것이다.
송영진 kt 감독은 “한국가스공사의 앞선이 강하다 보니 투 가드로 나가야 했다. 로테이션 여유가 없었다. (허)훈이가 나가면 경기를 컨트롤하는 선수가 없다. 그 부분에 대해선 훈이에게 미안하다. 이기고 싶은 의지가 강했기에 그런 부분도 있다. 우리 팀의 숙제다”라고 이야기했다.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경기 전부터 “허훈이 많이 힘들게 할 것이다. 볼을 잡는 그 순간부터 최대한 괴롭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워낙 좋은 선수다. 평균을 떨어뜨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후에는 “3, 4쿼터 들어 허훈을 막았다는 것, 힘들고 지치게 했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물론 올 시즌 허훈의 4쿼터는 그리 좋지 않다. 오른 손목 부상 그리고 평균 35분 26초라는 많은 출전 시간 때문에 지배력이 예전과 같지 않다. 한국가스공사전 이전까지 허훈의 4쿼터 기록은 6경기 평균 9분 동안 3.8점 2.0어시스트, 야투 성공률 32.1%로 좋은 편이 아니었다.
kt의 메인 옵션은 외국선수가 아닌 허훈이다. 해먼즈의 기록은 분명 괜찮은 편이지만 다른 메인 외국선수들과 달리 코트 위에서의 존재감이 떨어진다. 그렇기에 허훈이 1쿼터부터 4쿼터까지 모두 책임져야 한다. 결정적인 순간 힘이 부족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문정현의 부상 공백 문제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올 시즌 kt에서 허훈 다음으로 가장 믿음직스러운 선수는 맞지만 그가 있을 때도 4쿼터 허훈에 대한 의존도는 높았다. 결국 올 시즌 내내 kt가 가져가야 할 아킬레스건이다.
물론 보완할 수 있는 카드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곧 박지원이 돌아온다. 그에게 슈팅을 비롯한 공격력은 전혀 기대할 수 없지만 적어도 허훈 대신 볼 핸들러 역할을 해줄 수 있다. 허훈과 함께 뛰면서 보조 핸들러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여기에 새로운 아시아 쿼터가 합류한다면 허훈의 쉬는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다.
다만 다른 팀과 달리 허훈에 대한 의존도가 워낙 높은 kt이기에 박지원과 아시아 쿼터조차 대단한 해결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박지원은 약점이 뚜렷한 선수이며 아시아 쿼터는 KBL에서 통할지 알 수 없는 선수다.
오른 손목 부상 문제를 안고 있는 허훈이 앞으로 남은 5번의 라운드를 건강히 마무리할 수 있는지도 알 수 없다. ‘철강왕’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그이기에 건강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허훈은 30분 이상 출전하면서 50경기 이상 소화한 시즌이 단 1번에 불과하다. 54경기를 모두 출전한 시즌은 없다. 35분 이상의 평균 출전 시간은 분명 오버 페이스다. 허훈의 커리어 통산 1라운드 최다 평균 출전 시간은 2019-20시즌의 32분 17초, 올 시즌보다 적다.
문제점은 확실하고 한계도 분명하지만 대안은 뚜렷하지 않다. 올 여름 FA가 된 정성우, 최성모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앞선을 보강하지 못해 나타날 수밖에 없는 문제였다.
kt가 강팀이면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지 못하는 이유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