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체흐’ 안토닌 킨스키가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토트넘 홋스퍼는 지난 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4-25 카라바오컵 4강 1차전에서 1-0 승리했다.
토트넘은 최근 4경기 1무 3패 부진을 끝내고 간신히 웃을 수 있었다. 그리고 리버풀의 공식적 24경기 무패 행진을 끝내기도 했다.
승리하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했다. 루카스 베리발의 결승골은 극적이었고 이전 도미닉 솔란케의 득점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되기도 했다. 이외의 공격은 위협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리버풀의 공세에 허덕일 뿐이었다.
토트넘은 올 시즌 막강한 화력에 비해 수비진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반더벤, 벤 데이비스, 데스티니 우도기 등이 부상 중이다. 이로 인해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받고 있으나 5경기 연속 실점하는 등 결과가 좋지 않았다.
심지어 굴리엘모 비카리오, 프레이저 포스터가 쓰러진 골키퍼 자리는 공백이 컸다. 브랜든 오스틴이 최근 출전 기회를 얻었으나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때 등장한 안토닌 킨스키는 토트넘 입장에선 천군만마와 같았다. 데뷔 시기도 극적이다. 토트넘은 지난 5일 이적료 1250만 파운드(한화 약 224억)를 내고 킨스키와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입단 4일 만에 치른 데뷔전이 바로 리버풀전이었다.
킨스키는 토트넘과 2031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계약을 맺었다. 체코 출신인 그는 연령별 대표팀을 경험했고 최근에는 슬라비아 프라하에서 활약했다. 그리고 골키퍼 보강이 절실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킨스키는 단 2일의 훈련만 소화한 후 리버풀전에 선발 출전했다. 전반전까지만 하더라도 불안한 모습이 있었다. 수비진과의 호흡이 맞지 않아 위험한 장면도 있었다.
그러나 후반전은 달랐다. 다르윈 누네스를 중심으로 한 리버풀의 공세를 온몸으로 막았다. 후반 69분 모하메드 살라의 킬 패스, 누네스의 박스 안 슈팅을 여유롭게 막아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에는 루이스 디아스의 패스, 누네스의 감각적인 슈팅마저 쳐내며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킨스키는 90분 동안 6번의 세이브를 기록했고 그중 4번이 박스 안이었다. 리버풀전 승리의 영웅인 만큼 당연히 최고 평가를 받았다.
인터뷰도 100점 만점이었다. 킨스키는 자신의 활약에 토트넘 팀 동료들, 그리고 롭 버치 골키퍼 코치의 도움이 컸다고 밝혔다.
‘풋볼런던’에 의하면 킨스키는 “자신감 있게 경기하는 걸 좋아하지만 리스크를 감수하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 스마트하고 자신감 있게 경기하는 것과 리스크를 감수하는 건 차이가 있다”며 “나는 3일 전에 도착했고 2번의 훈련을 소화했다. 하나는 팀 전체 훈련이었고 또 하나는 버치 코치와의 훈련이었다. 서서히 경기 속도에 적응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전반전은 그저 그랬다고 볼 수 있지만 후반전에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런 방식으로 경기를 하고 싶다. 경기 중 동료들이 많이 도와줬기 때문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버치 코치에 대해선 “많은 대화를 나눴다. 전체적인 경기 흐름, 그리고 프리미어리그와 카라바오컵이 어떤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런 정보들을 통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데뷔전, 그것도 리버풀을 상대로 한 클린시트는 최고의 출발이었다. 하나, 킨스키는 앞만 바라봤다. 그는 “내가 가진 계획과 목표는 분명하지만 지금의 나는 단 4일 동안 함께했을 뿐이며 이제 90분을 뛰었을 뿐이다. 다시 훈련에 복귀해서 열심히 하고 또 다음 경기를 준비할 것이다. 코치들이 나를 또 선택해준다면 리버풀전처럼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바랐다.
한편 킨스키는 경기 종료 후 한 여성 팬을 뜨겁게 끌어안으며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가디언’에 의하면 그는 킨스키의 여동생이며 가족이 경기장에 함께했다고 한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