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학에게) 감독이 너무 열정적이어서 실수를 한 것 같아 정말 미안하다 했다.”
지난 3일 만났던 ‘호부지’ 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의 말이었다. 이재학의 의지가 꺾일 것을 염려한 것과 동시에 구단의 상징적인 투수에 대한 예우였다. 과연 이재학은 2025시즌 베테랑의 품격을 보이며 NC 선발진 한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2010년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성한 뒤 2012년부터 NC에서 활약 중인 이재학은 공룡군단의 상징과도 같은 베테랑 잠수함 투수다. 지난해까지 통산 306경기(1425.1이닝)에서 85승 88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60을 마크했다. 창단부터 지금까지 NC와 인연을 맺었기에 최다승을 비롯해 첫 승리투수, 첫 완봉, 첫 신인왕 등 구단 투수 부문의 많은 기록들도 가지고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웃지 못한 이재학이다. 선발 한 자리를 꿰차며 시즌을 시작했으나, 초반 수비 및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 극심한 불운에 시달렸다. 중반에는 부상까지 겹쳤으며, 후반기에도 다소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이재학의 2024시즌 성적은 21경기(104.1이닝) 출전에 3승 12패 평균자책점 5.52로 남게됐다.
당초 사령탑은 이런 이재학을 6선발로 기용할 생각이었다. 지난해 말 만났던 이호준 감독은 이재학의 기용법을 두고 하루 등판했다가 엔트리에서 제외한 뒤 10일 정도 쉬고 다시 등판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감독은 마음을 바꿨다. 본인의 의욕적인 계획이 선수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까닭이었다.
이호준 감독은 3일 “지난 달 말 이재학에게 전화해서 미안하다 했다”며 “감독이 너무 열정적이어서 실수를 한 것 같아 미안하다 했다”고 공개 사과했다.
반등을 위해 이재학은 누구보다 바쁘게 이번 비시즌을 보내고 있다. NC 관계자가 “(이재학이) 비시즌 항상 야구장에 보였다. 제일 많이 보였던 선수”라고 말할 정도. 오는 22일에는 팀 스프링캠프에 앞서 개인 훈련을 진행하기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한다.
이 감독은 “(이재학을) 한 번 던지게 한 뒤 엔트리에서 빠지고 하는 식으로 하겠다 했는데, 로테이션에서 계속 빠지지 않고 등판하기 위해 준비를 굉장히 많이 하고 있는 선수에게 실언을 한 것 같았다. ‘정상적으로 선발 로테이션 돌 수 있게 준비 잘해달라’며 사과했다”고 이야기했다.
NC는 이번 비시즌 선발진 개편이라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현재 확정된 선수는 외국인 투수들인 라일리 톰슨, 로건 앨런 뿐. 남은 자리를 놓고 이재학을 비롯해 신민혁, 최성영, 김영규, 김태경, 신영우 등이 경합하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경험이 풍부한 이재학이 한 자리를 맡아준다면 NC는 큰 힘을 얻게된다. 과연 이재학은 2025시즌 베테랑의 품격을 보이며 NC 선발진을 지킬 수 있을까.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