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왕’ 하메드 하다디가 특별한 기념행사를 갖는다.
이란 매체 ‘메흐르 뉴스’는 최근 “이란농구연맹은 하다디의 등번호 15번을 영구 결번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전설적인 선수 하다디를 위한 은퇴 경기가 21일 테헤란에서 열린다”며 “하다디는 최근 은퇴를 발표했고 (자바드)다바리 회장은 그를 기념하기 위한 특별 행사를 연맹 차원에서 주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하다디는 이란과 인도의 경기가 열리는 아자디 바스켓볼 홀에서 멋진 하루를 보내게 됐다. 그는 하프 타임 때 영구 결번 기념식에 나설 예정이다.
하다디는 지난 2023 FIBA 필리핀-일본-인도네시아 농구월드컵을 끝으로 23년간 입었던 국가대표 유니폼을 벗었다.
하다디는 2000년 이후 시작된 이란의 황금기를 이끈 에이스다. 오랜 시간 대한민국과 중국이 양강 구도를 형성한 아시아 농구 판도를 흔들었고 결국 정상에 섰다. 그리고 야오밍-파디 엘 카티브 이후 새로운 아시아의 왕이 된 주인공이다.
하다디와 이란이 함께 이룬 업적은 대단하다. 2007년을 시작으로 2009, 2013년 아시아컵(당시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 정상에 섰다. 그리고 2014, 2016년 아시아 챌린지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2010, 2014, 2019, 2023년에는 이란을 대표, 월드컵에서 세계 강호와 경쟁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에도 출전했다.
하다디라는 이름은 대한민국에 있어 통곡의 벽과 같았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을 제외하면 하다디가 이끈 이란을 단 한 번도 넘지 못했다.
하다디의 존재감은 여전히 이란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란은 하다디 은퇴 후 아시아 정상에서 곧바로 내려왔다. 국가대표로 활약한 23년, 그리고 은퇴 후 2년까지 총 25년 동안 그를 대체할 선수는 없었고 지금도 없다.
하다디의 마지막도 특별했다. 월드컵 순위결정전 후 와엘 아라지를 중심으로 한 레바논 선수들이 먼저 다가가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될 수 있도록 도왔다. 특히 아라지는 하다디와 기념 사진을 촬영할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당시 하다디는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대표팀에서 긴 시간을 뛰었다. 이제 23년이 됐다”며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할 때나 몸이 좋지 않을 때도 지켜봤지만 우리 팀에는 발전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이렇게 떠나게 돼 기분이 좋으면서도 농구, 동료, 그리고 어린 선수들을 생각하면 아쉽기도 하다”고 이야기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