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긴장 속에서도 웃음이 넘쳤다. 흥미진진했던 여자프로농구 포스트시즌(PS) 미디어데이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26일 서울특별시 마포구 스탠포드 호텔 코리아에서는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PS에 나서는 4개 팀 사령탑 및 대표 선수들은 모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 PS는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부터 시작된다. 정규리그 1위 팀인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과 4위 청주 KB스타즈가 맞붙으며, 2위 부산 BNK썸은 3위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와 만난다. 여기의 승자들이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에 진출해 우승을 놓고 다투게 된다.
이날 행사는 먼저 각 팀 감독들이 출사표를 던지는 시간으로 시작됐다. 먼저 ‘뉴 팀, 뉴 챌린지’를 출사표로 내건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우리은행 슬로건이 ‘뉴 우리의 시대’였다. 그 이유는 다 아시겠지만, 이번 시즌 새로운 선수들이 와서 새 팀이 된 까닭”이라며 “이는 아직 진행 중이다. 정규리그에서는 선수들이 잘해줘서 좋은 결과를 냈다. 포스트시즌은 다르다. 전에 있었던 선수들이 없기 때문에 도전이라 생각한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재미를 동반한 좋은 경기를 해서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는 김완수 KB스타즈 감독은 ‘한 끗’이라는 출사표를 선보였다. 김 감독은 “우리은행이 정규리그 우승했고 좋은 팀이다. 올 시즌 상대전적 1승 5패로 패가 더 많은 상황이지만, 득실 마진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한 끗 차이로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 한 끗 차이만 이겨내면 우리가 좋은 경기를 할 수 있겠다 싶어서 정했다”고 설명했다.
3위 삼성생명과 만나는 박정은 BNK 감독의 출사표 또한 흥미진진했다. 그것은 바로 ‘부산으로 온나’였다. 박 감독은 “우리가 지난시즌 아쉬운 시기를 보냈다. 비시즌 절치부심해서 열심히 준비했고, 달려왔다. 포스트시즌에는 모든 분들의 관심이 부산에 몰릴 수 있도록,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할 테니 다들 부산으로 온나”라고 이야기했다.
출사표로 ‘사생결단’을 던진 하상윤 감독의 자신감도 만만치 않았다. 하 감독은 “사자성어를 잘 모르지만, 죽고 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끝장 승부를 본다는 뜻이다. 초보 감독이라 초반에 많이 헤맸고 선수들, 팬들에게도 미안했다. 그래도 그것을 잘 이겨내서 선수들과 한 마음이 돼 잘했다. 이제 마지막 관문이 남았다. 사생결단 뜻대로 몸과 마음을 바쳐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팀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 팀의 대표 선수들에게 ‘우리 팀이 이길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5자 토크’로 말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우리은행 김단비는 ‘어게인 챔프’라 적었다. 그는 “우리가 작년 챔프전에 KB스타즈와 붙어서 우승했다. 이번에는 플레이오프에서 만나게 됐는데 또 이겨서 올라갈 것이고 우승할 것”이라며 “(보드에 그린) 별은 그동안 우승한 횟수다. 하나 더 생길 수 있게 큰 별을 옆에 그렸다”고 전했다.
그러자 KB스타즈 강이슬은 ‘잃을 것 없어’로 답변했다. 그는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우승한 좋은 팀이다. 이에 비해 우리는 마지막까지 플레이오프 진출을 놓고 싸웠다. 4위, 도전자 입장이다. 우리보다는 우리은행이 더 부담이 있을 것이다. 더 도전하고 계속해서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라고 배시시 웃었다.
BNK의 정규리그 2위를 이끈 박혜진도 ‘플옵은 달라’라는 재미있는 글귀를 작성했다. 그는 “정규리그에서 삼성생명에게 상대 전적에서 밀렸지만, 단기전은 변수가 많다.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삼성생명 배혜윤은 ‘이번엔 챔프’로 출사표를 내걸었다. 그는 “작년에 플레이오프에서 떨어졌다. 개인적인 목표도 챔프전 진출”이라며 “그래서 ‘이번엔 챔프’라 적었다”고 했다.
후배들의 포부도 대단했다. 우리은행 이명관은 “제가 프로 입단하고 챔프전 두 번 우승했다. 그동안 ‘당연히 이긴다’, ‘당연히 우승한다’가 아니라 기적적으로 우승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 전에도 우리은행이 플레이오프 못 올라갈 것 같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한 경기, 한 경기 열심히 해 우승했다. 이번 포스트시즌도 우리 팀원들 모두 활약하고 잘해서 기적을 써내려갔으면 좋겠다. 열심히 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KB스타즈 허예은은 “이번에 우리 팀이 힘들게 플레이오프에 갔다. 어느 때보다 부담은 덜한 것 같다. 그래도 플레이오프에서 경쟁심을 갖고 후회 안 남기는 경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BNK 김소니아는 짧지만 그 누구보다 당찬 한 마디를 했다. 그는 “아시다시피 저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을 더 잘한다.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삼성생명 이해란은 “우리가 이번 시즌 초반 우승 팀으로 꼽혔던 만큼 플레이오프에서도 재미있는 봄 농구를 보여드려야 한다. 최종 목표는 마지막을 가져가는 것”이라며 “플레이오프는 단기전이기 때문에 매 경기가 중요하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전을 약속했다.
과연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 최정상에 오를 주인공은 누구일까. 많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이날 미디어데이를 통해 시작을 알린 여자프로농구 PS는 3월 2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펼쳐지는 우리은행-KB스타즈의 PO 1차전으로 대단원의 막을 올린다.
[마포=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