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선수 기분이나 자존심 건드려선 안 돼” 후배들 향한 김도균 감독의 조언···“선수와 지도자는 서로 존중해야” [이근승의 믹스트존]

김도균 서울 이랜드 FC 감독은 선수의 개성과 장점을 살릴 줄 아는 지도자다. 안병준, 이시다 마사토시, 이승우 등은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수원 FC에서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했다. 이랜드에선 박창환, 변경준 등이 뚜렷한 색깔을 내며 성장하고 있다.

1시간 가까이 진행된 김 감독과의 인터뷰 말미였다. ‘프로 감독을 꿈꾸는 후배 지도자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는지’를 물었다. 김 감독이 잠시 숨을 고른 뒤 진중한 답을 들려줬다.

“젊은 지도자들의 지도 능력은 예전보다 크게 좋아졌다. 다만 선수들과 소통하는 부분에서는 의외로 벽이 있는 젊은 지도자들이 많다고 느꼈다. 신체적인 폭력은 사라졌지만 말로 선수의 기분이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고 본다. 선수를 존중해야 지도자도 존중받을 수 있다.”

서울 이랜드 FC 김도균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서울 이랜드 FC 김도균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김도균 서울 이랜드 FC 감독(사진 왼쪽). 사진=이근승 기자
김도균 서울 이랜드 FC 감독(사진 왼쪽). 사진=이근승 기자
김도균 서울 이랜드 FC 감독(사진 왼쪽). 사진=이근승 기자
김도균 서울 이랜드 FC 감독(사진 왼쪽). 사진=이근승 기자

‘MK스포츠’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휴식기였던 6월 26일 경기도 가평의 이랜드 클럽하우스에서 김 감독과 나눈 이야기다.

Q. 휴식기는 잘 보내고 있나.

휴식은 잘 취했다. 다만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해 마음을 추스르는 데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 아직도 그 여파가 남아 있는 것 같다. 상대를 무시하는 건 절대 아니다. 우리 홈에서 치른 경기였다. 반드시 잡아야 했다.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발판을 마련하지 못한 게 가장 안타까웠다.

Q.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였던 6월 7일 충북청주 FC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평소보다 강한 발언을 했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여러 고비가 찾아온다. 우린 어려울 때 이겨내야 하는 고비는 어느 정도 잘 넘긴다. 문제는 분위기가 좋을 때 더 높이 올라서야 하는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력만 놓고 보면 우리가 상대를 어느 정도 압도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결과가 따라오지 않았다. 실점 장면에선 하지 않아야 할 실수가 있었다. 체력과 정신력, 집중력에서 끝까지 버티지 못했다. 올 시즌 패한 경기를 돌아보면 서너 경기에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휴식기 동안 반드시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고 느꼈다.

Q. 선수들이 실수를 반복할 때는 어떤 이야기를 하나.

축구에선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90분, 길게는 100분 가까이 경기를 치르면 실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같은 실수가 반복되면 그건 실력이 된다. 팀에 마이너스가 되고 승패를 좌우하게 된다. 선수들에게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90분이나 100분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야 하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더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Q. 개인적인 실수는 전술적으로 보완하기도 어렵지 않나.

상대 전술에 밀려 완벽한 기회를 내줬다면 분석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 상대의 시스템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다면 다음 경기에서 수정하면 된다. 하지만 개인의 실수가 나오면 만회하는 것이 쉽지 않다. 선수를 교체하는 방법이 있지만, 우리의 선수층이 그렇게 두꺼운 것도 아니다. 앞서거나 비기고 있을 때 패배로 직결되는 실수는 정말 줄여야 한다. 기존에 뛰던 선수든 교체로 들어간 선수든 더 높은 집중력을 보여줘야 한다.

훈련 중인 서울 이랜드 FC 선수들. 사진=이근승 기자
훈련 중인 서울 이랜드 FC 선수들. 사진=이근승 기자

Q. K리그2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매년 더 어려워진다. 이랜드 감독 3년 차다. 올해가 제일 어렵다. 대구 FC와 수원 FC가 내려왔고 수원 삼성도 있다. 부산 아이파크와 김포 FC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많은 팀이 올해를 좋은 기회로 보고 승부를 걸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투자뿐 아니라 선수 구성도 이전보다 잘 준비돼 있다. ‘확실하게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할 상대가 없다. 그렇다고 ‘도저히 이길 수 없다’고 느껴지는 상대도 없다. 팀 간 수준이 비슷해지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Q. 팀이 이랜드 부임 당시와 비교해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선수단 구성이 이전보다 단단해졌고, 선수들의 의식과 마음가짐도 좋아졌다. 여기서 만족해선 안 된다. 우리가 더 좋은 팀이 되고, K리그1 승격이라는 꿈을 이루려면, 치고 나가야 할 때 힘을 내는 집중력이 필요하다. 그 부분은 여전히 부족하다. 점수로 표현하면 처음 왔을 때 50점이었던 팀이 지금은 70~80점 정도까지 올라온 것 같다. 팀의 전체적인 수준은 분명히 높아졌다.

Q. 이랜드 3년 차다. 지도자 김도균에게도 변화가 있었나.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은 걸 느끼고 공부한 3년인 것 같다. 상대를 분석하는 방법과 상대의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을 많이 공부했다. 동시에 축구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만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여러 측면에서 준비가 잘돼 있어야 앞으로 치고 나갈 수 있다. 이전보다 더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Q.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친정 팀인 울산 HD 감독 후보로 거론됐다.

잠깐이었다. 지난해 12월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 감독으로서 ‘욕심이 전혀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울산은 나의 친정 팀이다. 마음이 조금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울산행 이야기가 마무리되고 이랜드에 남게 된 뒤 ‘이곳에서 해야 할 일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올해는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 확신을 가지고 동계 훈련을 준비했다. 실제로 전체적인 면에서 지난해보다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Q. K리그2를 향한 관심이 높아졌다.

분위기가 정말 좋아졌다. 이제는 K리그1에 가까운 관심을 받고 있다. 경기력과 팀들의 수준도 많이 높아졌다. 세밀한 부분은 K리그1보다 부족할 수 있지만, 경기 속도와 박진감은 K리그2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팬들이 느끼는 재미가 이전보다 커졌을 것이다.

김도균 감독(사진 가운데). 사진=이근승 기자
김도균 감독(사진 가운데). 사진=이근승 기자

Q. 선발 명단을 구성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은 무엇인가.

팀의 균형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 어떤 공격수가 들어갔을 때 공격과 수비의 균형이 맞을지, 어떤 수비수가 들어갔을 때 전체적인 조직력이 유지될지를 본다. 기준은 포지션마다 조금 다를 수 있다. 우리는 전방 압박을 많이 하는 팀이다. 공격수도 많은 활동량과 수비력을 보여줘야 한다.

Q. 이랜드는 많이 뛰는 축구를 한다.

시즌 초반에는 활동량이 상당히 많았다. 경기를 치르면서 조금씩 떨어지는 모습이 보이지만 다른 팀과 비교해 뒤처지는 수준은 아니다. 우리 팀은 전방 압박이 핵심인 까닭에 고강도 운동 능력이 상당히 중요하다. 젊은 선수들이 많이 뛰면서 그 부분을 채워주고 있다. 이주혁이나 강현제처럼 많이 뛰면서 압박까지 해주는 선수가 있다. 반대로 압박 능력은 조금 떨어지지만, 기술적인 장점이 뛰어난 에울레르도 있다. 변경준이나 까리우스처럼 후반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선수도 있다. 선수마다 특성이 다르다. 경기 상황과 상대에 따라 선수 구성을 판단하고 변화를 준다.

Q. 선수의 장점을 잘 살리는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선수들과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부각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다만 현대 축구에선 공격과 수비를 모두 해내야 팀이 성과를 낼 수 있다. 모든 선수가 공격과 수비를 완벽하게 해낼 수는 없기도 하다. 장점이 뚜렷한 선수는 그 장점을 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최대한 살린다. 그 선수의 부족한 점이나 단점은 다른 선수들이 메우는 방식을 택한다. 분명한 건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선택을 한다는 거다.

Q. 골 결정력은 타고나는 것인가, 훈련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인가.

공격수의 결정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재능이 100%라고 보진 않는다. 만들어지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박창환이 좋은 예다. 이전까지 득점이 많지 않았지만 최근 골을 넣고 있다. 박창환의 가장 큰 장점은 활동량이다. 경기 시간이 70분을 넘어가면 미드필더가 최전방과 최후방을 오가는 게 쉽지 않다. 박창환은 강한 체력이 있어 득점 기회가 생겼을 때 공격에 가담할 수 있고, 공을 빼앗기면 빠르게 수비로 전환할 수 있다. 박창환을 미드필더로만 고정해 놓고 역할을 제한했다면 그런 득점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장점을 파악하고 활용한 게 득점으로 이어졌다. 공격수는 많이 뛰면 그만큼 기회가 온다고 본다.

김도균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지도자다. 사진=이근승 기자
김도균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지도자다. 사진=이근승 기자

Q.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가능하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한다. 물론 매일 좋은 얘기만 할 순 없다. 때로는 냉정하게 말할 때도 있다. 선수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대화를 통해 동기를 부여하려고 한다. 훈련장에서는 실수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한다. 나는 도전적인 축구를 좋아한다. 선수들이 더 공격적이고 도전적인 장면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

Q. 미드필더나 수비수들에겐 공격 시 어떤 주문을 하나.

미드필더와 윙백 선수들에게 전진 플레이를 강조한다. 볼을 잡는 방향부터 패스까지 모든 부분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최근 뒤로 돌리는 패스가 많아졌다. 체력적으로 힘들어지면 선수들이 편한 선택을 찾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경기 흐름이 느려지고, 축구가 느슨해진다. 힘들더라도 공격적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가 앞으로 나가면 상대가 더 힘들어지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휴식기 이후 그 부분을 다시 강조할 생각이다.

김도균 감독이 선수들과 함께 땀 흘리고 있다. 사진=이근승 기자
김도균 감독이 선수들과 함께 땀 흘리고 있다. 사진=이근승 기자

Q. 북중미 월드컵을 보면서 느낀 현대 축구의 흐름은 무엇인가.

‘피지컬이 참 중요하다’는 거다. 활동량과 움직임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팀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도 중요하지만 피지컬과 활동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굉장히 어려운 경기를 하게 된다. 모로코와 브라질의 조별리그 맞대결을 보면서 많이 느꼈다. 브라질의 기술이 모로코보다 떨어지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전체적인 움직임에서 모로코가 앞섰다. 클럽이든 대표팀이든 준비가 잘된 팀이 좋은 결과를 낸다. 특히 고강도 운동 능력이 뛰어난 팀이 경기를 유리하게 풀어갈 수 있다.

Q. ‘고강도’란 단어가 최근 축구계에서 자주 나온다. 낯선 팬들도 있을 것 같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나.

A란 선수가 ‘11~12㎞를 뛰었다’고 해보자. 뛴 거리만 봐서는 안 된다. 그 안의 내용을 들여다봐야 한다. 쉽게 설명하면 자신의 최고 속도의 70% 이상으로 얼마나 자주, 반복해서 달릴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지도자는 A가 50m를 고강도로 두세 차례 달린 뒤 지치는지, 아니면 일곱 번이나 여덟 번까지 반복할 수 있는지를 본다. 박창환은 경기당 고강도 달리기 거리가 1㎞에 이를 때도 있다. 스트라이커들의 고강도 달리기 거리가 보통 300~400m인 걸 고려하면 굉장히 높은 수치다. 득점 기회에서 공격에 빠르게 가담할 수 있느냐,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했을 때 끝까지 따라갈 수 있느냐가 득점과 실점을 가르는 차이로 이어진다. 기술적인 차이가 크지 않은 프로에선 체력과 결정력, 수비 집중력이 성적을 가른다.

훈련 중인 서울 이랜드 FC 선수들. 사진=이근승 기자
훈련 중인 서울 이랜드 FC 선수들. 사진=이근승 기자

Q. 올 시즌은 경기 수가 줄어들면서 경기 간격도 길어졌다.

감독 입장에선 경기 수가 조금 더 많은 게 낫다. 반면 선수들은 지금처럼 경기 간격이 긴 게 좋다. 체력적인 부담이 줄고 부상 위험도 낮아진다. 실제로 올 시즌에는 근육 부상으로 고생하는 선수가 많이 줄었다. 하지만 경기 수가 많으면 모든 팀이 똑같은 일정을 소화한다. 선수층이 두껍고 체력이 좋은 팀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는 경기를 조금 더 많이 치르는 게 우리에게 유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Q. K리그2에 끈끈한 팀이 늘었다.

맞다. 화성 FC나 김포처럼 끈끈한 팀은 정말 부담스럽다. K리그1 승격이라는 목표에 다가가려면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상대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팀들을 이겨내지 못하면 순위를 끌어올릴 수 없다. 우린 올 시즌 화성과의 첫 맞대결에서 1-2로 패했다.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에서도 잡아야 할 상대를 이기지 못했다. 다시 만났을 때는 반드시 승점 3점을 가져와야 한다. K리그2엔 만만하게 볼 수 있는 팀이 없다. 선수들은 강팀을 상대할 때는 정신적으로 더 단단하게 준비하지만, 순위가 낮은 팀을 만날 때는 자신도 모르게 느슨해질 수 있다. 강팀이 되려면 그런 부분을 반드시 고쳐야 한다.

Q. 선수들이 해이해졌을 때는 어떻게 접근하나.

오히려 아무 말도 하지 않을 때가 있다. 선수들도 자신들이 느슨해졌다는 걸 안다. 스스로 느끼도록 기다린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고 해야 할 플레이를 했는데 결과가 나쁘다면 감독으로선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집중하지 않거나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게 패배로 이어지면 화가 난다. 전방이나 측면으로 빠르게 보내야 할 패스를 상대 수비수가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시도하지 않고 옆이나 뒤로 돌리는 장면도 그렇다. 나는 시도하다가 실패한 건 이야기하지 않는다. 시도조차 하지 않는 건 직설적으로 지적한다. 시도해야 성공하든 실패하든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다.

Q. 변경준이 입대를 앞두고 있다.

고민이 크다. 변경준은 공격수로서 팀에서 맡는 역할이 상당히 큰 선수다. 그 역할을 잘해왔다. 8월이면 팀을 떠나야 한다. 이적 시장을 통해 대비하려고 하지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기존 선수들로 공백을 메우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변경준이 빠지는 여파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팀을 떠나기 전까지 건강하게 자신의 역할을 잘해주길 바란다.

김도균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김도균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Q. 장기 부상에서 돌아온 까리우스에게는 무엇을 기대하나.

지난 시즌 팀에 합류했을 때부터 기대가 큰 선수였다. 그만한 능력을 갖췄지만 부상으로 약 1년을 쉬었다. 최근 훈련장과 경기장에서 조금씩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 내가 기대했던 수준에 100% 도달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다. 7월을 잘 넘기면 팬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2부 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했던 선수다. 훈련을 지켜보면 왼발과 오른발 모두 잘 사용한다. 그 장점이 경기장에서 나타날 수 있도록 돕겠다. 그게 내 역할이다.

Q. 지도자 김도균의 가장 큰 동기부여는 무엇인가.

선수들이다. 내가 이랜드에 처음 왔을 때부터 있던 선수는 변경준과 박창환뿐이다. 나머지는 내가 있는 동안 영입된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과 ‘올해 승격해야 한다’는 절실함이 가장 큰 동기부여다. 나도 이랜드에서 3년 차다. 해를 거듭하면서 더 좋은 팀으로 발전했다고 자신한다. 올해는 반드시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하는 해라고 생각한다. 그 책임감이 나를 멈추지 않게 하는 힘이다.

훈련 중인 서울 이랜드 FC 선수들. 사진=이근승 기자
훈련 중인 서울 이랜드 FC 선수들. 사진=이근승 기자

Q. 감독으로 받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나.

감독 생활을 오래 할수록 스트레스의 강도가 커지는 것 같다. 경기장에서는 최대한 냉정함을 유지하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 경기가 끝난 뒤 돌아보면 ‘조금 더 차분하게 경기를 지켜보고, 선수들에게 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했다’는 생각을 한다. 예전에는 패해도 하루 쉬고 나면 마음이 정리됐다. 다음 훈련 때는 완전히 새로운 마음으로 선수들을 대할 수 있었다. 지금은 회복하는 시간이 조금 길어졌다. 가족과 주변 축구인, 코칭스태프와 대화를 많이 하려고 한다. 대화 속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와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는다.

Q. 축구 이외의 취미는 없나.

점점 없어지는 것 같다. 예전에는 가끔 골프를 쳤다. 취미 활동을 하는 게 좋다는 건 알지만 경기 결과에 따라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모든 게 귀찮아질 때가 있다. 경기 결과가 좋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기 싫고 혼자 있고 싶을 때가 많다. 그런 상태에서 벗어나야 더 맑은 정신으로 지도자 생활을 할 수 있다. 사람들과 대화하고 그 안에서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Q. 스트레스가 대단히 큰 직업이지 않나. 지도자를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축구 지도자라는 직업에는 큰 매력이 있다. 아직 지도자를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내 능력이 부족해서 팀이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느끼면 지도자 생활을 고민할 수 있다. 아직은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더 노력하고 준비하면 팀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희망과 확신이 있다. 앞으로는 커지는 스트레스와 승부에 대한 부담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 잘 통제하면 지도자로서 더 성장하고 오래 갈 수 있을 것이다.

김도균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김도균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Q. 프로 지도자를 꿈꾸는 이가 많다. 지도자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조언해 줄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젊은 지도자들의 지도 능력은 예전보다 크게 좋아졌다. 교육 환경도 좋아졌고 전술적으로 공부하고 배우려는 노력도 대단하다. 다만 선수들과 소통하는 부분에서는 의외로 벽이 있는 젊은 지도자들이 많다고 느꼈다. 신체적인 폭력은 사라졌지만 말로 선수의 기분이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경우는 여전히 많다고 본다. 선수들을 더 존중해야 한다. 강압적으로 지도하면 선수들이 무서워서 따를 수는 있다. 하지만 마음에서 우러나와 지도자를 존중하는 건 아니다. 선수를 존중해야 지도자도 선수들에게 존중받을 수 있다. 지도자는 자신만의 장점도 반드시 갖춰야 한다. 예를 들면 전술적인 능력이 뛰어나거나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능력이 탁월한 거다. 지도자로서 명확한 장점이 있으면 그 능력을 필요로 하는 팀이 반드시 나타난다. 한 단계씩 성장하다 보면 좋은 길이 열릴 것이다.

Q. 김도균 감독은 어떤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나.

딱 하나다. 이랜드의 K리그1 승격이다. 지금 내 삶에서 이보다 중요한 건 없다. 반드시 이랜드의 승격을 이루겠다.

[가평=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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