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을 바라보는 눈빛은 선명했고, 어깨 위 고양이는 말이 없었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순간에도 낸시랭은 흔들림 없이 서 있었다. 단순한 패션이 아닌, 메시지가 있는 옷. 낸시랭의 등장엔 늘 의도가 있었다.
팝 아티스트 낸시랭이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킹 오브 킹스’ VIP 시사회에 참석했다.
그는 시스루 디테일의 블랙 슈트와 고양이 인형을 어깨에 올린 룩으로 이날 레드카펫의 시선을 단숨에 끌어당겼다.
재킷의 소매와 이너는 시폰 소재로,그 위로 흐르는 은은한 광택은 시크함과 유니크함을 동시에 표현했다.
팬츠는 와이드한 실루엣으로 클래식하면서도 독특한 볼륨감을 더했고,고양이 인형은 의상 전체의 무드를 한순간에 전환시키는 장치였다.
누군가에게는 장난처럼 보일 수 있는 디테일이었지만, 낸시랭에게는 정적을 깨는 예술적 상상력이었다. 빈티지 실버 카메라 백 역시 그 연출의 일부였고, 패션은 전시였고, 의상은 메시지였다.
강렬한 레드 립, 올백으로 정돈된 묶음 머리, 그리고 ‘그냥 응시하는’ 것이 아닌 응답하는 눈빛. 예술가 낸시랭의 오늘은 그렇게 기록됐다.
의상 위에 고양이를 얹었지만, 사실 얹은 건 말 없는 의도였다. 무대가 아닌 레드카펫 위에서,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말을 꺼냈다.
한편 낸시랭은 개인전과 방송 활동 외에도 다수의 사회 참여 작업을 병행 중이며, 최근 과거 결혼과 관련한 법적 분쟁을 모두 마무리하고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