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전설적인 공격수 제이미 바디(38)가 마침내 새로운 둥지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목적지는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명문 셀틱 FC다.
현재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인 바디는 지난 시즌을 마지막으로 13년간 몸담았던 레스터 시티와 작별했다. 2012년 단돈 100만 파운드(한화 약 19억 원)로 레스터 시티에 입단한 후 팀의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 잡은 바디는 500경기 출전 200골을 기록하며 구단 역사에 길이 남을 레전드가 됐다.
특히나 2015-16시즌 ‘5,000분의 1’이라는 기적적인 확률을 뒤엎고 EPL 우승을 견인한 것은 물론, FA컵과 커뮤니티 실드까지 들어 올리며 레스터 시티 황금기의 핵심으로 맹활약했다. 바디는 레스터가 챔피언십(2부)으로 강등됐던 2023-24시즌에도 리그에서만 18골(2도움)을 터뜨리며 팀의 EPL 복귀를 이끄는 등 나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활약을 펼쳤다.
바디는 셀틱 브렌던 로저스 감독과의 인연이 깊다.
로저스 감독은 레스터 시티 시절 바디와 호흡을 맞춰 FA컵과 커뮤니티 실드를 연달아 제패한 경험이 있다. 두 사람 사이의 축구적 케미스트리가 이번 이적의 가장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 EPL 골키퍼 나이절 마틴은 “로저스 감독보다 바디의 능력과 체력 수준을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바디는 프리미어십 어느 팀에도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셀틱 출신 공격수 앤디 워커 역시 “바디가 38세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건강하고 날카롭다면 한 시즌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바디의 셀틱 이적이 성사될 경우, 가장 주목받을 부분은 한국 축구 대표팀 공격수 양현준(23)과의 호흡이다.
양현준은 지난 시즌 후반기 폭발적인 활약으로 리그에서만 4골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핵심 전력으로 부상했다. 양현준은 올 시즌 주전 경쟁에선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양현준은 8월 4일 세인트 미렌과의 리그 개막전 선발 출전에 이어 팔커크와의 리그컵 16강전에도 나섰다. 양현준은 로저스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다. 여기에 바디라는 경험 많은 동료가 합류한다면, 양현준의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셀틱 입장에서도 바디의 합류는 매력적인 옵션이다. 스트라이커 포지션 보강이 필요한 상황에서 자유계약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바디는 저비용 고효율의 완벽한 해답이다. 1년 계약이 예상되는 바디는 선발로 60분을 소화할 수도, 후반 조커로 나와 경기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는 다재다능한 옵션을 제공한다.
바디는 레스터 시티와의 이별 당시 “이것은 은퇴가 아니다. 여전히 경기를 즐기고 골을 넣고 싶다. 38세지만 의욕과 야망은 살아있다”고 현역 연장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바디는 렉섬 AFC(잉글랜드 2부)와 샬럿 FC(미국) 등 다른 팀의 관심도 받았지만, 결국 자신을 가장 잘 아는 로저스 감독이 있는 셀틱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적이 성사된다면, 바디는 양현준과 함께 스코틀랜드 무대에서 새로운 전설을 써 내려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