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은 자신의 리더십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6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국과 A매치에 관한 생각을 전했다.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MLS 로스앤젤레스FC에 합류한 이후 처음으로 대표팀에 소집된 그는 “이 경기장에는 처음 와본다. 새로운 경기장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일전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손흥민은 2018년 대표팀 주장 완장을 맡은 이후 부동의 주장이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안와골절 부상을 딛고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이번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는 대표팀 주장 교체 가능성이 제기됐다. 홍명보 감독은 앞선 대표팀 명단 발표 회견에서 “계속해서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다. 팀과 개인 모두를 위해서 어떤 선택을 내리는지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하면서 “당장 주장 교체를 결정하지 않았다. 팀을 위해서 고민하겠다. 주장을 바꿀 수도 있고, 안 바꿀 수도 있다. 정해진 건 없다. 답이 애매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있는 그대로 말씀드린다. 정해지지 않았다”는 말로 여운을 남겼다.
이후 대표팀 주장 교체가 화두로 떠올랐다. 결국 교체없이 그대로 가는 분위기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의 ‘최장수 캡틴’에게는 불편한 상황일 수도 있다.
그는 “불편한 것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내가 여기서 지금 뭐 따로 할 말이 있을까?”라고 되물으며 최대한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어 “선수들이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독님과도 따로 얘기를 나눴지만, 굳이 내가 이 자리에서 얘기할 부분은 없는 거 같다. 나는 내 위치에서 항상 할 수 있는 것들을 최선을 다해 팀을 위해 도울 것이고, 감독님도 감독님 위치에서 선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실 것이니 우리가 잘해야 할 것”이라며 생각을 전했다.
손흥민의 대표팀 주장으로서 리더십은 최근 몇 차례 시험대에 올랐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때는 전담 트레이너 논란이 있었다. 2년 뒤 아시안컵에서는 이른바 ‘탁구 게이트’가 등장했다.
그는 같은해 3월 태국과 월드컵 2차예선 경기를 치른 뒤 가진 인터뷰에서는 “나 개인만 생각한다면 그만할 것 같았다”며 대표팀 은퇴까지 생각할 정도로 괴로운 시간들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이번에는 때아닌 대표팀 주장 교체 논란까지 불거졌다.
그는 ‘본인의 리더십이 시험받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가장 단호한 목소리로 나온 대답이었다.
일단은 하루 뒤 경기만 생각할 때다. 그는 “선수들은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어떻게 하면 선수들이 더 팀을 위해 뛸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거 같아서 모든 고참 선수들이 뿌둣해하고 있다. 내가 해야 할 역할은 선수들이 좋은 기량을 보여줄 수 있게 편안한 황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갖고 있는 경험을 선수들에게 얘기하면서 선수들이 이런 것들을 잘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표팀 주장이자 베테랑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짓고 평가전을 치르는 그는 “선수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부분들이 내가 볼 때는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이 해야 할 플레이, 원하는 퍼포먼스를 한국이 아닌 해외에 나와서도 자신 있는 플레이를 펼쳐보이는 것이 선수로서 자신감을 채우는 것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을 선수들이 해보려고 노력했으면 좋겠다. 그러다 보면 좋은 결과도 따라올 것이다. 지금은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플레이를 해야할지를 눈여겨 봐야 할 것이다. 선수들도 자신이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 이 시기 중요한 거에 대해 말했다.
포지션과 관련해서는 “선수 생활하면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 중 하나다. ‘어느 포지션이 더 편하냐’고 하는데 비슷하게 할 수 있다. 내가 최고의 장점을 끌어낼 수 있는 좋아하는 포지션이다. 팀에서 조금 더 필요로하는 위치로 나가는 것이 나에게도 도움이 된다. 내가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도 팀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서는 감독님이 좋은 결정을 해주실 것”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해리슨(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