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의 미래는 어둡다.
안토니오 푸체가 이끄는 중국 U22 대표팀은 지난 3일(한국시간) 중국 시안의 시안국제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동티모르와의 2026 AFC U23 아시안컵 예선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중국은 베흐람, 왕위둥의 연속 득점 이후 후반 동티모르에 추격골을 허용하는 등 고전, 가까스로 승리를 확정 지었다.
충격적인 결과. 심지어 안방에서 열린 이번 예선에서 시원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는 건 중국에 있어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다. 동티모르는 FIFA 랭킹 196위로 최약체다.
각 조 1위에게 아시안컵 본선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이 대회(각 조 2위 중 상위 4개국 포함)에서 중국은 호주를 상대하기 전 동티모르, 북마리아나 제도를 상대로 경기력을 올려야 했다. 하나, 동티모르를 상대로 고전하면서 기대감이 크게 내려간 상황이다.
이에 중국 축구 해설가 둥루는 3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푸체가 구사한 패스 앤 컨트롤 전술은 선수들의 능력과 심각하게 맞지 않았다. 기초가 약한 선수들에게 복잡한 전술을 강요하는 건 현명하지 못했다”며 “코치진이 동티모르 전력을 명백히 과소평가했다. 그리고 팀 전술이 지나치게 보수적이다. 왕위둥의 골도 빠른 전환을 통해 나온 드문 골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전 국가대표 쉬량은 선수들을 꼬집었다. 그는 이번 선수들을 ‘역대 최악의 세대’라고 지적했다. 기술이 없고 전술 이해도가 낮으며 경기에 임하는 태도마저 오만하고 또 압박을 버티는 힘이 약하다고 비판했다.
쉬량은 “우리는 단기 성과에 치중, 빠르게 성숙한 체격 좋은 선수들을 선호한다. 기술이 정교하고 축구 지능이 뛰어나지만 늦게 성장하는 수많은 재능을 배제한다. 더 우려되는 건 선발 과정 자체가 비전문적이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진정한 축구 두뇌를 가진 선수 발굴이 이뤄지지 못하고 악순화만 반복된다”고 말했다.
둥루는 코치진의 무능, 쉬량은 선수들의 기량 부족을 꼬집었다. 즉 현재 중국은 어떤 것에도 기댈 수 없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사실상 전체 시스템의 붕괴라고 할 수 있다.
놀라운 건 이번 중국의 전력이 자국 내 최고 유망주 왕위둥을 중심으로 한 꽤 기대되는 팀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첫 실전에서 대단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기대감을 떨어뜨렸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