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비싼 구단을 상대하는 스몰마켓 팀 밀워키 브루어스의 팻 머피 감독이 각오를 전했다.
머피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아메리칸패밀리필드에서 열리는 LA다저스와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오늘 팬들이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다. 모두가 다저스가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저 팀에는 최고 스타들이 있다”며 상대 다저스에 대한 인상을 전했다.
두 팀의 대결은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로 봐도 될 정도다. 다저스가 3억 5000만 달러의 연봉 총액을 기록중인 거인이라면 밀워키는 1억 2200만 달러에 불과하다. 이번 시즌 연봉 1000만 달러가 넘는 선수는 크리스티안 옐리치(2600만 달러) 조던 몽고메리(2250만 달러) 리스 호스킨스(1800만 달러) 셋이 전부다. 이중 이번 시리즈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는 옐리치 혼자다.
선수들 대부분이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선수들이다. 이날 오프너 이후 등판 확률이 “71퍼센트 정도”인 퀸 프리스터도 그중 한 명. 지난 2년간 피츠버그와 보스턴에서 21경기 등판해 평균자책점 6.23에 그쳤던 프리스터는 지난 4월 트레이드로 밀워키에 합류, 29경기에서 13승 3패 평균자책점 3.32 기록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머피는 “그는 우리 팀에 ‘미완성품’으로 왔다. 그리고 여전히 미완성품이라고 생각한다. 올해처럼 꾸준히 던진 경험이 없기에 나는 그를 신인이라고 부른다. 처음 몇 차례 등판을 가져본 뒤 ‘약간 노력이 필요하겠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준비가 안 됐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역경을 딛고 일어섰다. 그가 성장하고 집중하면서 확신을 갖고 던지는 모습을 보이더니 기세를 타기 시작했다. 정말 특별했다”며 칭찬을 이어갔다.
“말 그대로 무명”이라며 말을 이은 그는 “다저스 선수들이 우리 팀 선수 여덟 명의 이름을 대라고 하면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그들을 비난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그들은 우리 이름을 잘 모를 것이다. 그리고 시리즈가 끝날 때쯤 이름을 알아줬으면 하는 선수들이 몇 명 있다. 모르는 일”이라며 생각을 전했다.
머피는 이 자리에서 “어제는 우리 클러비(클럽하우스 직원) 중 한 명이 (다저스 유격수) 무키 벳츠를 주차장까지 태워주더라. 내 옆을 그냥 못 본 척하고 지나가길래 ‘10년간 나는 한 번도 안 태워주더니’라며 섭섭함을 드러냈다. 무키가 이걸 보고 웃더라”라며 전날 있었던 일화도 소개했다.
상대 간판타자인 오타니 쇼헤이에 대해서는 “지난 라운드 부진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말 좋은 투수들을 상대했다. 이것이 야구”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가능하면 최대한 좌완 투수를 많이 상대하게 하고 싶다. 95마일 이상의 싱커를 던지는 좌완을 상대하는 것은 언제든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좌완 애런 애쉬비를 오프너로 내세우는 것도 오타니를 의식한 포석이다. 그는 “경기 초반부터 중요한 상황에서 등판하는 투수를 상대하게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지난 시리즈 1회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모두 봐서 알 것”이라며 1회부터 실점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또한 신인급 투수에게 연착륙할 수 있는 여지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요소가 얼마나 큰지는 잘 모르겠지만, 뒤에 나올 선발 자원이 반대 손으로 타격하는 슬러거를 두 번 이상 상대하지 않게 된다. 세 번째 상대할 때 성적은 모두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결국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며 생각을 덧붙였다.
애쉬비는 지난 시카고 컵스와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오프너로 나서 1 2/3이닝 3피안타 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했다.
머피는 “잘 던졌다고 생각한다. 부시에게 허용한 안타는 땅볼 안타였다. 그리고 브레이킹볼에 사구를 허용했고 3점 홈런을 맞았다. 상대가 공을 간파했다. (상대 타자) 스즈키가 1루를 보더니 사인을 보고 체인지업을 공략했다. 애쉬비는 잘 던졌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즌 내내 잘해왔다. 그는 우리 선수 중 한 명이다. 우리는 최근의 스몰 샘플만 보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는 자신감이 넘친다”며 이런 부진에도 다시 오프너를 맡긴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로스터 변경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닉 미어스를 제외하고 토바이아스 마이어스를 로스터에 올린 그는 “미어스는 올해 믿을 수 없는 활약을 해줬다. 위기 상황에 등판해 이닝을 끝내주는 역할이었다. 그러나 단기전에서 가장 효과적인 선수였다. 우리는 7경기 시리즈를 치르고 지금 길게 던질 수 있는 투수가 1.5명, 많이 봐도 2명에 불과하다. 그래서 길게 던져줄 수 있는 투수가 필요했다. 보통 야수를 줄이고 투수 숫자를 늘리지만, 우리는 어떤 이유로 그러지 않기로 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밀워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