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 돈도 받는다”...김혜은 ‘태풍상사’ 5분 출연만으로도 강렬 존재감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에서 90년대 부산 국제시장 암달러상 ‘홍차란’ 역을 맡은 김혜은이 단 몇 장면만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 19일 방송된 4회에서 김혜은은 부산역 앞에서 강태풍(이준호 분)을 맞이하며 첫 등장했다. “공작새마냥 화려한 옷차림”에 PCS폰을 들고 선글라스를 벗으며 환하게 웃는 그의 모습은 단번에 화면을 장악했다.

“6.25 그 난리버거지에도 살아남는 게 부산 시장통이다. 여없는 물건이 어딨고, 없는 돈이 어딨나?”라는 차란의 대사는 IMF 위기라는 국가적 혼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부산 상인의 기개, 그 안에 담긴 생존의 역사가 김혜은의 연기를 통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화려한 패션, 단단한 부산 억양, 그리고 세월을 버텨온 자만이 가질 수 있는 배짱이 눈빛에 고스란히 깃들어 있었다.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에서 90년대 부산 국제시장 암달러상 ‘홍차란’ 역을 맡은 김혜은이 단 몇 장면만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국제시장에서 펼쳐진 환전 장면은 김혜은의 연기 내공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각국 환율을 능숙하게 계산하며 상가 주인들과 주고받는 대사 하나하나에 부산 시장통의 생생한 현장감이 묻어났다.

“내 돈 가리나? 달나라 돈도 받는다”라는 대사는 단순한 자신감을 넘어, 어떤 위기 속에서도 살아남을 줄 아는 상인의 지혜를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김혜은은 능숙한 부산 사투리와 함께 복대에서 계산기를 꺼내고, 외환을 세고, 손짓 하나로 부하들을 부리는 디테일한 연기로 캐릭터에 설득력을 더했다.

미선(김민하 분)이 복잡한 환전 계산을 암산으로 척척 해내자 “니 좀 친다”며 인정하는 장면은 차란이 단순한 사업가가 아닌, 사람을 알아보는 혜안을 가진 인물임을 보여줬다. 이는 두 여성 캐릭터 간의 흥미로운 케미스트리를 예고하는 동시에, 차란이라는 인물의 입체성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김혜은의 진가는 화려한 외면 뒤에 숨겨진 캐릭터의 깊이를 표현하는 데 있었다. 바닷가에서 태풍과 미선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혼자 중얼거리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강세이 맹키로 뛰댕기는 거 보이 죽을상을 하고 있어도 청춘은 맞네.” 대사에는 차란이라는 인물이 품고 있는 과거의 무게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젊은이들의 풋풋한 모습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부러움과 쓸쓸함이 공존했다. 김혜은은 웃으면서도 슬픈, 강한 듯 외로운, 상반된 감정을 한 표정 안에 녹여내며 차란이라는 캐릭터에 입체성을 부여했다.

김혜은의 연기는 대사보다 표정과 몸짓이 말하는 순간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손가락을 튕겨 부하들을 부르는 자연스러운 보스의 제스처, 복대에서 인주를 꺼내며 능숙하게 계산하는 손놀림까지, 모든 디테일이 90년대 부산 시장통을 살아온 한 여성의 생생한 삶으로 다가왔다.

특히 “맛 간 거는 십 년 넘었데이”라며 농담처럼 던지는 대사 속에는 오랜 세월 혼자 버텨온 이의 자조와 담담함이 깃들어 있었다. 김혜은은 한 장면 한 장면에 인물의 이면을 짐작하게 하는 여유로운 호흡을 담아내며, 차란이 단순한 조력자가 아닌 복합적인 과거를 지닌 입체적 인물임을 보여줬다.

한 관계자는 “김혜은 배우가 정차란이라는 캐릭터에 화려함과 쓸쓸함, 냉정함과 따뜻함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모두 녹여냈다”며 “짧은 등장이었지만 90년대 부산의 삶과 IMF 시대를 견뎌온 사람들의 초상을 완벽히 구현해주셨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차란의 과거와 태풍 일행과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차란의 이야기가 어떻게 드러날지 기대해달라”며 “김혜은 배우의 섬세하고도 강렬한 연기가 작품의 시대적 깊이를 한층 더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태풍상사’는 매주 토·일요일 밤 9시 10분 tvN에서 방송된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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