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과 방패의 대결인가.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가 수비와 공격에 방점을 둔 서로 다른 전략을 꺼내들었다.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LG는 1위 자격으로 KS에 직행했고, 한화는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를 치러 삼성 라이온즈를 3승 2패로 제압하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양 팀은 사뭇 다른 방향성의 선발 라인업을 예고했다.
우선 LG는 수비 강화에 역점을 뒀다. 1차전 한화의 선발 우완투수 문동주에 맞서 LG는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오스틴 딘(지명타자)-김현수(좌익수)-문보경(1루수)-오지환(유격수)-박동원(포수)-구본혁(3루수)-박해민(중견수)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외국인 투수 톨허스트다.
경기를 앞두고 만난 염경엽 LG 감독은 “2023년처럼 KS에서 타격으로 우승하는 것은 ‘한 두번 나올까 말까’라고 생각 한다. 그동안을 지켜보면 투수력 싸움이 훨씬 많았기 때문에 그 투수력을 한화가 갖고 있기에 6~7차전까지 갈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한화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염경엽 감독은 1차전 선발 라인업에 정규시즌과 비교해 변화를 준 것에 대해 ‘내야 수비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최종적으로 오스틴이 DH로 간 것은 코칭스태프에서 고민한 결과 수비를 더 강화하는 것이 낫겠단 의견이 나왔다. 내야 수비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본혁을 3루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수와 구본혁의 외야 수비력을 동급이라고 판단했기에 내린 결정이다.
이어 염 감독은 “(문)성주가 어느 정도 컨디션이 올라와서 출전하면 그땐 지명타자를 맡아야 할 것 같다. 오늘 키포인트는 할 수 있다면 상대 3~5번 앞에 주자를 안 모으는 게 우리가 세운 첫 번째 전략이다. PS를 하면서 상대 중심타선이 컨디션이 좋은 상태라 주자가 없어야 공격적으로 할 수 있다고 본다. 또 공격적으로 해야만 상대 클린업을 잡을 수 있기에 그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다. 문성주는 대타로 출전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화가 PO 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불이 붙은 타격 능력을 보여준 만큼 최대한 수비에 집중하는 야구를 펼치겠다는 게 염경엽 감독의 생각이었다.
반대로 한화는 공격에 방점을 뒀다. 한화는 KS 1차전 LG의 선발 투수 톨허스트에 맞서 손아섭(지명타자)-루이스 리베라토(중견수)-문현빈(좌익수)-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하주석(2루수)-최인호(우익수)-최재훈(포수)-이도윤(유격수)의 선발 라인업을 내세웠다. 선발투수는 우완투수 문동주다.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경문 한화 감독은 “홈이 아닌 원정이어서 공격에 신경을 썼다. 주자가 나가면 상황에 따라서 교체가 있을 수 있다. 점수가 나야 그 다음도 있다. 최대한 공격쪽에 신경을 쓴 라인업”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과의 지난 PO 5차전 라인업과 비교하면 하위타순에 변화가 눈에 띈다. 1~6번 타순과 8번 최재훈의 역할이 고정된 가운데 우익수와 유격수 포지션에 변화를 줬다. PO 5차전서 출전했던 7번 우익수 김태연-9분 유격수 심우준 대신에 각각 최인호와 이도윤으로 변화를 줬다. 김경문 감독은 앞서 PO 3차전서 이도윤, 최인호를 동시에 선발로 기용했고, 당시 이도윤이 타점을 올리며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김경문 감독은 PO시리즈와 비교해 시리즈 투수 운영에 변화를 줄 생각보단 믿음의 야구를 견지하겠단 입장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결국은 우리 페넌트레이스 승리조들이 잘 막아줘야 PS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내용이 안좋으면 그땐 고민하겠지만 그 전까진 그 선수들을 믿고 운영할 생각”이라며 한화 선수들의 좋은 타격감에 대해선 “걱정했는데 타격쪽은 잘해주고 있어서 따로 할 말이 없다. 계속 좋은 페이스로 잘해줬으면 좋겠다”며 믿음을 내비쳤다.
[잠실(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