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모습도 배우”… 두 눈 거의 안 보였던 故 이순재, 마지막까지 작품만 꿈꿨다

배우 이순재의 마지막 순간이 담긴 MBC 추모 다큐멘터리가 공개되며, 평생을 연기와 함께 살아온 ‘국민 배우’의 숭고한 마지막 행보가 재조명됐다.

28일 방송된 MBC 추모 특집 다큐멘터리 ‘배우 이순재, 신세 많이 졌습니다’에서는 생전 병상에 누운 상태에서도 “하고 싶은 건 작품뿐이지”라고 말하던 고 이순재의 모습이 공개돼 전국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이순재는 드라마 ‘개소리’ 촬영 당시 두 눈 모두 실명 위기를 겪었다.

소속사 대표 이승희는 “왼쪽 눈이 거의 안 보이고, 오른쪽 눈도 100%는 아니었다”며 “그런데 선생님은 오히려 ‘안 보이니까 더 연습해야 한다’고 하셨다”고 울먹였다. 대본을 읽기 힘들어진 뒤에는 대표와 매니저에게 “크게 읽어줘”라고 요청했고, 들으며 대본을 외우는 방식으로 버텼다고 한다.

그의 ‘배우 인생’은 끝까지 흔들림이 없었다. 이승희 대표가 “몸 회복하시면 하고 싶은 거 있으세요?”라고 묻자, 이순재는 주저 없이 말했다. “하고 싶은 건… 작품뿐이지.”

이에 대표는 “선생님, 이제는 쉬셔야죠. 천천히 다시 준비합시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지만, 이순재는 마지막까지 연기를 꿈꾸는 눈빛을 잃지 않았다.

다큐에서는 그의 타오르던 현장 이야기들도 공개됐다. ‘허준’ 촬영 당시에는 한겨울 동굴 바닥에 18시간 누워 있었고, 영화 ‘덕구’에서는 노개런티로 출연하며 “배우란 무엇인가”를 몸소 증명했다. ‘이산’에서 함께한 이서진은 “작품 이야기만 하면 눈빛이 싹 달라졌다”며 깊은 존경심을 드러냈다.

‘개소리’는 이순재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고, 그는 이 작품으로 생애 첫 연기대상을 받았다. 소속사는 당시 상태를 떠올리며 “선생님 소원을 풀어주신 것 같았다”고 전했다.

다큐가 공개한 그의 마지막 기록은 올해 5월 25일, 병상에 누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조차도 ‘배우 이순재’였다.

故 이순재는 지난 11월 25일, 향년 91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남긴 수많은 작품과 삶의 태도는 후배들과 대중에게 큰 울림을 남기며, 그의 마지막 말처럼 ‘작품’ 속에서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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