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였지만 답답하지 않았고, 드러냈지만 과하지 않았다. 블랙핑크 제니가 선택한 코르셋 드레스는 몸을 강조하는 옷이 아니라, 이미 완성된 관리의 결과를 확인하는 장치에 가까웠다. 허리는 더 가늘어 보였고, 등은 숨길 이유가 없었다.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멜론뮤직어워드(MMA2025) 레드카펫에 블랙핑크 제니가 모습을 드러냈다. 제니는 화이트 코르셋 상의에 블랙 튤 스커트를 매치한 드레스로 포토타임에 나섰다.
군더더기 없이 몸선을 따라 떨어지는 코르셋 디자인은 허리 라인을 또렷하게 잡아줬지만, 조임보다 여유가 먼저 보였다. 코르셋을 꽉 조였음에도 불구하고 헐렁해 보이는 실루엣은 제니 특유의 체형 관리가 만들어낸 결과였다.
드레스의 핵심 포인트는 과감하게 드러난 등 라인이었다. 어깨부터 등 중앙까지 이어지는 매끈한 라인은 장식 없이도 시선을 끌었고, 불필요한 노출 없이도 충분한 존재감을 완성했다. 여기에 깔끔하게 묶은 말총머리는 등 라인을 가리지 않는 선택으로, 스타일의 완성도를 높였다.
화이트와 블랙의 대비 역시 제니의 체형을 더욱 또렷하게 만들었다. 상체는 최대한 단순하게, 하체는 풍성한 튤 스커트로 균형을 맞추며 상체의 가늘음을 자연스럽게 강조했다. 코르셋이 주인공이 아니라, 몸 자체가 중심에 서는 구조였다.
163cm의 키에도 불구하고 전체 비율은 더 길어 보였다. 과한 장식이나 볼륨에 기대지 않고, 관리로 완성된 몸선을 그대로 드러낸 선택은 ‘날씬함’이 아닌 ‘유지력’에 가까웠다.
이날 제니의 레드카펫 룩은 노출 경쟁이나 과감함의 문제가 아니었다. 얼마나 잘 관리된 몸을, 얼마나 담담하게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한 답에 가까웠다. 코르셋을 입었지만 조이지 않았고, 등을 드러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그 자체로 하나의 표본이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