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을 증명하려 들지 않았다. 대신 선택이 먼저 보였다. 트와이스 다현은 오프숄더 드레스 하나로 ‘괜찮아졌다는 지금’을 조용히 보여줬다.
23일 서울 강남구 건설공제조합 CG아트홀에서 열린 제29회 춘사국제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다현은 블랙 컬러의 오프숄더 드레스로 포토타임에 나섰다.
어깨 라인을 과감하게 드러냈지만, 전체 인상은 노출보다 정돈에 가까웠다. 몸에 밀착된 실루엣과 아래로 자연스럽게 흐르는 스커트 라인이 과장 없이 균형을 잡았다.
헤어스타일은 긴 생머리를 자연스럽게 내려 한쪽으로 정리했다. 컬을 크게 넣지 않고 결만 살린 스타일 덕분에 얼굴 윤곽이 또렷하게 드러났고, 오프숄더 드레스와의 대비로 쇄골과 목선이 더욱 강조됐다. 메이크업 역시 절제된 선택이었다. 도톰한 윤광 피부 표현에 또렷한 아이라인, 과하지 않은 립 컬러로 무대 조명 아래에서도 부담 없는 인상을 완성했다.
포즈에서도 변화가 읽혔다. 두 손으로 턱을 받치거나 하트 포즈를 취하는 동작은 여유 없이는 나오기 어렵다. 맨살이 드러난 상황에서도 몸을 숨기려는 긴장 대신, 표정과 제스처가 먼저 움직였다. ‘괜찮아졌다는 것’은 노출의 수위가 아니라 태도에서 드러났다.
다현은 올해 27세로, 2015년 트와이스 EP 1집 THE STORY BEGINS로 데뷔해 10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그 시간은 늘 자연스럽지만은 않았다. 그는 최근 유튜브 채널 ‘혜리’에 출연해 데뷔 초 고등학생 시절 겪었던 노출에 대한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18살 때는 맨살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너무 부끄러웠다”는 고백은, 이날 레드카펫 위 모습과 자연스럽게 겹쳐졌다.
그는 “아직도 새로운 시도를 할 때면 망설여진다”고 말했지만, 그 망설임은 멈춤이 아니라 조심스러운 전진에 가까웠다. 고등학생 시절엔 고민이 먼저였다면, 지금은 선택이 먼저다. 그리고 그 선택은 오프숄더 드레스 한 벌, 그리고 턱을 괴는 포즈로 충분히 설명되고 있었다.
맨살을 보여줘도 되나, 묻지 않아도 되는 나이. 다현은 이날 굳이 나이를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답을 내놓고 있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