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 감독과 커리의 시스템에서만 통하는 선수, 그를 원하는 감독은 없을 것이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드레이먼드 그린은 참 애매하다. 분명 ‘골스 왕조’의 주역이지만 그들의 시스템 안에 있을 때만 위력적이다. 그가 골든스테이트, 아니 스테판 커리가 없는 팀에서 잘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최근 ‘그리스 괴인’ 야니스 아데토쿤보와 ‘갈매기’ 앤서니 데이비스의 트레이드 소문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골든스테이트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심지어 그린이 트레이드 패키지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ESPN’은 몇 주 전 골든스테이트는 그린과 쿠밍가, 힐드, 그리고 2026년 1라운드 지명권을 주고 데이비스를 받는 가상 시나리오를 언급한 바 있다. 만약 가능하다면 골든스테이트 입장에선 분명 도전할 만한 ‘도박수’였다.
물론 골든스테이트의 현실을 봤을 때 그린이 포함된 트레이드는 쉽지 않다. 그들이 그린을 내줄지도 알 수 없지만 상대 팀이 그린을 정말 원하는지도 알 수 없다. 그만큼 그린은 참 애매한 선수다.
기본적으로 괜찮은 선수다. 좋은 수비력을 갖췄고 공격에서도 조각 역할을 해낼 수 있다. 문제는 실책이 많고 슈팅은 NBA 레벨이 아니라는 것. 커리, 그리고 스티브 커 감독이 있는 골든스테이트이기에 그린을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더불어 그린은 코트 안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문제아’다. 지난 올랜도 매직전에선 커 감독과 뜨거운 언쟁을 벌인 후 스스로 라커룸으로 퇴장하기도 했다. 오랜 시간 함께한 골든스테이트조차 그를 컨트롤하지 못하는 상황, 다른 구단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NBA 관계자들의 그린에 대한 평가는 어느 정도일까. ‘헤비 스포츠’는 최근 NBA A, B 구단 단장에게 그린에 대해 질문했다. 그리고 돌아온 답은 충격적이었다.
A 구단 단장은 “그린은 커와 커리의 공격 시스템에서만 통하는 아주 특수한 스킬셋을 가지고 있다. 많은 감독은 그의 플레이를 보고 ‘난 이런 선수를 원하지 않아’라고 말할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린을 내 젊은 선수들 주변에 두고 싶지 않다. 골든스테이트의 젊은 선수 중 성공한 케이스가 얼마나 되나? 그래서 ‘골든스테이트가 그린을 트레이드할 수 있나?’라는 질문도 있지만 동시에 ‘그린을 원하는 팀이 있나?’라는 질문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린이 커 감독과 언쟁을 벌인 후 B 구단 단장은 오히려 골든스테이트가 그를 보호할 것이라는 주장을 했다.
B 구단 단장은 “커 감독과 그린의 언쟁이 있었지만 골든스테이트의 입장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만약 그들이 큰 트레이드를 원한다면, 예를 들어 아데토쿤보나 데이비스 같은 선수를 노린다면 거기에는 당연히 그린이 포함되어야 한다. 그건 이미 알고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린을 헐값에 버릴 생각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그린을 팔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골든스테이트에는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고 더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그린의 최근 13시즌 중 12시즌을 보면 그가 코트에 있을 때 골든스테이트의 넷 레이팅이 더 좋았다. 또 그린의 14시즌을 돌아보면 그가 있을 때 수비도 좋았다. 끔찍한 실책 비율만 개선되면 여전히 가치 있는 선수”라며 “B구단 단장의 말처럼 그린은 구단 내부에 강력한 지지층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는 커 감독과 커리, 그리고 구단주가 포함되어 있을 듯하다. 이번 언쟁이 경기력이나 태도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 이상 결국 골든스테이트와 그린은 계속 함께 갈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